'정치테마주' 주가 급등에 현금 챙기는 총수일가
'정치테마주' 주가 급등에 현금 챙기는 총수일가
  • 이병철 기자
  • 승인 2021.0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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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코 오너일가 340만주 매도…대표 수익 50억
대원전선 대표이사와 아들, 한달간 180억 현금화

정치테마주가 증권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윤석열ㆍ이재명ㆍ이낙연ㆍ최재형ㆍ김동연ㆍ홍준표ㆍ유승민 등 잠룡들과 혈연ㆍ지연ㆍ학연 등을 연관시킨 테마주가 극성이다. 일부 종목은 기업 경영과 관련 없는 사외이사ㆍ감사 등과 연결시켜 테마를 만들어 내고 있다.

정치테마주로 분류되면 주가가 급등한다. 주가 급등한 틈을 타서 주식을 매각해 현금을 챙기는 총수 일가들에 속내가 보이고 있다. 이스타코, 대원전선 등이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스타코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은 주가가 급등하자 지난 5월부터 7월12일까지 약 340만주를 매도했다.

이스타코는 주택 및 상가를 신축·분양하는 부동산매매업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장기공공주택 정책으로 인해 테마주로 분류됐다. 지난 연말 677원에 불과했던 주가는 7550원까지 올랐다. 100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최대주주인 김승제 대표는 12일 공시를 통해 보유주식이 1336만2845주(31.19%)라고 밝혔다. 1분기 보고서에 명시됐던 1681만8073주(39.25%) 대비 345만5228주가 감소했다.

김 대표는 지난 5월12일, 13일, 14일 등 3일간 40만주를 평균단가 2802원에 매도했다. 단순 계산으로 11억2080만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보여진다. 또 같은달 18일 주당 3868원에 10만주를 추가로 매도해 3억8680만원을 벌었다.

6월 1일 20만주를 평균 4051원에 매도했다.  8억1020만원을 손에 쥐었다. 10일과 24일에도 20만주를 4552원, 4750원에 각각 팔았다. 수익은 9억1040만원, 9억5000만원으로 추정된다.

6월29일에 5만주를 7500원에 팔았다. 이달 9일에는 10만주를 5118원에 매도했다. 지난 5월부터 12일까지 김 대표가 매도해 얻은 현금은 50억원이 넘는 수준이다. 이는 이스타코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인 3억4532억원의 14배가 넘는 규모다.

특수관계인이자 친인척 홍순희씨와 김은성씨도 같은 기간 주식 매도했다. 홍순희씨는 지분 2.01%에서 0.76%로 감소했다. 김은성씨는 0.23%에서 0.12%로 줄었다. 계열사 스타코넷이 보유하고 있던 이스타코 지분도 3월 10.62%에서 이달 9일 6.84%로 줄었다.

대원전선의 총수 일가도 윤석열 정치테마주로 분류되면서 주가가 급등하자 주식을 매도했다.

서명환 대표이사가 지난 6월 21일 보유 주식 124만주 가운데 100만주를 주당 3307원에 장내매도했다. 최대주주인 갑도물산은 대원전선의 지분 21.98%를 갖고 있다. 갑도물산의 최대주주는 서명환(74.37%)이다. 

서 대표의 아들인 서정석 전무도 지난달 4일, 18일, 28일 등 세차례에 걸쳐 200만주, 100만주, 200만주를 매도했다.

서명환ㆍ서정석 부자가 한달간 주식을 매도해 벌어들인 금액은 약 180억원. 이는 대원전선의 지난해 영업이익인 42억7000만원에 4배가 넘는 수준이다.

주가 급등 때 오너 일가가 보유 지분을 매도하는 것이 불법은 아니다. 하지만 경영인이 대량 매도하는 것이 주가 급락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 주의가 필요하다. 수익률을 기대했던 개인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치테마주는 대부분 거품 현상이 심각하다. 일부 작전 세력들이 대선주자와 관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온갖 아이템을 붙여 테마주를 만들고 있다. 기업의 가치를 보고 투자하지 않고 테마만 보고 투자했다간 낭패보기 싶다. 정치테마주는 폭등이 나타났던 만큼 주가 하락도 빨라 주의가 필요하다. 정치테마주와 관련된 기업들도 테마주로 분류되는 것을 즐기는 경향도 있다. 주가가 오르기 때문에 방어할 필요가 없어진다. 하지만 테마의 거품이 꺼지면 투자자들의 손실로 이어진다. 기업도 가치의 가치를 높이는데 노력을 해야 하며, 테마로 분류되면 곧바로 공시 등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진실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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