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라스베거스 호텔 PF 손실...신한투자 개인 500억 불안전 판매 소송전 '예고'
美 라스베거스 호텔 PF 손실...신한투자 개인 500억 불안전 판매 소송전 '예고'
  • 조경호 기자
  • 승인 2021.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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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더드루 PF때 DIL규정 투자사에 알리지 않아 손실 키워
신한투자, 상품 판매 때 원금 손실 알리지 않은 불안전판매 의혹
더 드루 호텔 전경
더 드루 호텔 전경

국내 증권사들이 미국 호텔 건설 사업에 투자했다가 원금 전액을 날렸다. 기관 외에 개인 투자자의 원금 500억원이 손실이 발생했다. 라임ㆍ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로 금융권의 신뢰가 땅 끝 추락한 상황이다. 개인에게 상품을 판 증권사 직원이 원금손실을 난 사실을 몰라 공지를 안했고, 관련 녹취까지 멋대로 만든 사실이 드러나면서 충격이다. 

◇미래에셋 묻지마 투자 '논란' 

증권업계는 16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대형 리조트 개발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참여했던 국내 증권사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등 4개사에서 3000억원의 원금 손실이 발생했다. 이 중 신한금융투자가 일반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상품에 투자했던 일반인들의 손실도 500억원에 이른다. 

'더 드루'프로젝트는 3조 4000원 규모 개발사업으로 라스베이거스 중심가에 지상 68층, 연면적 80만3146㎡규모의 초고층 빌딩을 지어 3780실의 5성급 호텔과 카지노, 컨벤션시설, 극장 등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2019년 상반기 해당 프로젝트에 7000억원 규모의 PF투자를 단행했다. 4000억원은 JP모건, 도이치뱅크 등 해외 금융기관으로부터 담보대출 형식의 선순위 대출 투자로 자금을 조달했다.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이 주니어 메자닌 주관사를 맡았다. 하나금융투자는 시니어 메자닌 사관 업무를 맡았다. 신한금융투자는 일반 개인 투자자들에게 상품을 판매하는 리테일 판매 증권사로 참여했다.

2020년초 신종코로나19 팬데믹 사캐가 발생하면서 공사가 중단된다. 5월 시행사가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진다. 원금과 이자의 지급이 중단된다. 투자자들은 채무 상환을 유예한다. 하지만 선순위 투자에 참여했던 해외 투자자들은 해당 대출 청산을 결정한다. 담보권 처분한다.

국내 기관들이 투자원금을 날릴 처지이다. 사업을 주관한 미래에셋이 담보자산을 선순위 투자자에 넘길 수 있다는 부동산소유권양도(DIL) 조항 자체를 공동주관사와 투자자에게 알리지 않아 문제를 키웠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 사업은 2008년 금융위기로 개발이 좌초된다. 행동주의 투자자 칼 아이칸의 손을 거쳐 워크코프(Witkoff)그룹으로 넘어왔다. 위크코프도 코로나 팬데믹으로 좌초했다.

더드루 PF에 리테일 판매 증권사로 참여했던 신한금융투자에 도덕성이 문제가 되고 있다. 주관사 미래에셋대우가 담보자산을 선순위 투자자에게 넘길 수 있다는 조항을 알리지 않아 몰랐다고 해도, 관련 녹취를 멋대로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

신한금융투자 이영창 대표

개인투자자 A씨(77ㆍ여)는 2019년 신한금융투자의 권유로 투자상품에 가입한다. 공사가 중단되고 담보채권이 선순위 투자자에게 넘어가면서 원금 11억원 전액을 잃었다. 문제는 시행사가 빚을 갚지 못하면 소유권이 넘어가도록 한 DIL조항을 몰랐고, 고객에게 알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자녀 B씨는 불안전판매를 의심하고 신한금융투자 직원 C씨에게 "프로젝트가 디폴트가 나면 부동산 담보가 선순위로 넘어간다는 DIL조항을 알려준 사실이 있는가"라며 책임을 추궁했다.

판매 당시 이를 녹음한 녹취록 공개를 요구했다. 녹취록 공개를 차일피일 미루던 C씨가 결국 녹취록을 공개한다. 녹취록에 등장하는 A씨에 목소리가 달랐다. 이에 A씨 가족들은 C씨가 불안전판매를 회피하기 위해 대역을 동원한 가짜 녹취록이라는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신한금융투자측에서는 불안전판매는 아니라는 해명이다. 계약서에 들어있는 경매, 천재지변 등으로 원금손실을 볼 수 있다는 조항을 들어, DIL조항이 경매와 같다고 볼수 있다고 유권해석했다. 

신한금융투자는 A씨를 비롯해 개인투자자 40여명에게 500억원 어치의 상품을 판매했다. 결국 법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리는 대규모 소송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해외 부동산 투자 '시한폭탄'

국내 증권사의 해외 부동산 투자가 시한폭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담보가 있어 비교적 안전하다고 평가 받아 온 메자닌 대체 투자도, 더 드루 PF처럼 원금을 한 푼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

국내 기관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는 호텔 자산에 중순위 메저닌 형식으로 투자한 경우가 많다.  호텔을 건설할 때 드는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선순위 대출을 현지 대형은행이 맡고, 국내 증권사는 중순위 메자닌과 후순위 지분 투자를 맡고 있다. 이를 공제회ㆍ보험사 등 기관투자자나 부동산 공모 펀드를 통해 일반 개인에게 판매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0년 8월 말 기준, 국내 투자자의 해외 부동산 펀드는 총 55조 6,000억 원 규모다. 이 중 41조 2,000억 원이 은행·증권사·자산운용사·보험사·공제회 등이다. 일반 법인은 13조 5,463억 원, 개인은 8,620억 원을 투자했다.

해외 부동산 투자를 선도해 온 미래에셋증권도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 2016년 미국 하와이에 있는 하얏트리젠시 와이키키 호텔에 지분과 메자닌 형태로 약 9,000억 원을 투자했다. 당시 6%의 수익률이 예상됐다. 호텔 영업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이자가 나오지 않자 추가 투자해 선순위 대출을 갚으며 버티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도 과거 메자닌 형식으로 투자한 애틀랜타 호텔에 이자가 나오지 않자 이자를 대납해 선순위 투자자를 빼고 상황이 좋아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NH투자증권·롯데손해보험·신한캐피탈은 2018년 미국 뉴욕 20타임스스퀘어 빌딩 개발 사업에 메자닌으로 투자했다. 준공 승인이 늦어지면서 디폴트 상태가 됐다.

이 밖에 메리츠금융그룹이 2018년 미국 클럽 쿼터스 호텔에 메자닌 대출 투자(720억 원)을 했지만, 호텔 영업에 차질로 이자가 제때 나오지 않아 위험한 상황이다.

한편, 중소기업중앙회(KBIZ)공제사업을 담당하던 노란우산공제회가 지난 2019년 해외 대체투자를 확대하면서 글로벌 부동산펀드에 5000만불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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