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원한 여성 술자리 호출 하나銀지점장... 박성호 행장 취임사 잉크 마르기 전에 사고
대출 원한 여성 술자리 호출 하나銀지점장... 박성호 행장 취임사 잉크 마르기 전에 사고
  • 이병철 기자
  • 승인 2021.0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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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31일 신용보증재단서 소개 받은 하나은행지점장 그날 저녁 고객 술자리 호출
피해자측 "고객을 접대부처럼 생각했다"비판....하나은행 뒤늦게 내부 검찰 진행중
25일 취임한 박성호 하나은행장은 손님이 만족하는 은행, 직원이 행복한 은행, 사회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 기여하는 은행, 그래서 내일이 더 기대되는 은행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하나은행 00지점의 A지점장이 대출을 원하는 여성 고객을 술자리에 호출한 사건이 발생했다.  코로나19와 관련 중소기업ㆍ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출 신청하는 자영업자 여성을 술자리에 불러 술집 접대부처럼 취급했다는 비판이다.    

하나은행 박성호 행장이 직원의 일탈적 행보에 취임하자 마자 리스크에 직면했다. 지난 3월 25일 취임사를 통해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결코 변하지 않는 가치는 바로 사람"이라며 "사람은 손님과 직원, 사회까지도 의미한다. 손님이 만족하는 은행, 직원이 행복한 은행, 사회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 기여하는 은행, 그래서 내일이 더 기대되는 은행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불과 일주일도 안된 상황에서 손님이 만족하는 은행이라는 기대치를 깨는 사건이 발생했다. 하나은행 00지점의 A지점장이 대출을 원하는 여성 고객을 술자리에 호출한 사건이 발생했다.  코로나19와 관련 중소기업ㆍ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출 신청하는 자영업자 여성을 술자리에 불러 술집 접대부처럼 취급했다는 비판이다.    

4일 MBC <뉴스데스크>는 '대출 원한 여성 술자리 호출....지점장"술마셔"'라는 제하의 제보기사를 통해 하나은행 A지점장이 대출을 문의하는 자영업자인 여성 B씨를 술자리에 불러내는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고 했다.  앞서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여자친구를 접대부로 이용하려고 한 은행지점장"이라는 글을 통해 공론화됐다.

자영업을 하는  B씨는 지난 3월 31일 신용보증재단에 소상공인 대출을 문의했다. 대출을 받을 수 없었다. 상심에 빠진 B씨에게 재단의 담당자가 하나은행 지점장을 소개해주며 연락을 해보라 했다. 재단의 소개를 받고 하나은행 A지점장에 전화를 했다.  A 지점장은 오늘은 바쁘다. 대표님 명함을 찍어서 문자로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B씨는 명함을 사진으로 찍어 문자로 보냈다.  그런데 그날 오후 바쁘다던 A지점장으로부터 빨리 오라는 전화가 왔다. 그것도 은행 업무가 끝나지 않은 오후 4시경이다. 은행의 일반적인 업무는 끝나지만 은행원들의 업무는 6시까지 이어진다. 지점장의 업무도 마찬가지.  


A지점장 "시간이 되시면 여기 OO횟집이라고 있어요. 그쪽으로 오세요"

B씨       "거리가 (시간이) 좀 걸려요."

A지점장 "한 시간 안에, 한 시간..."

B씨는 당연히 대출 상담인줄 알고 나갔다. 분위기가 좀 이상했다. 지점장은 이미 술이 많이 마신 상태였다. 술병이 널려 있었다. 다른 남성 한명이 더 있었다. 초면인데 악수를 하자며 두 손으로 한 손을 꽉 잡았다. 술을 안마시겠다는 B씨에게 대리를 불러준다면서 술을 권했다. B씨는 반말로 술집 접대부처럼 취급하는 지점장의 행동에 모욕감을 느꼈다는 것.

B씨는 "저는 술을 안 먹는다 했다. 대리를 불러줄테니까 "술 마셔"라며 반말을 했다."라며 "요즘 80년생, 90년생들은 처음에 이렇게 이런 자리 있으면 긴장해가지고 뻣뻣하게 굳어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홈페이지 캡처

대출을 받기 위해 나갔던 B씨는 A지점장의 행동에 두려움을 느끼고 그 자리를 빠져 나왔고, 다음날(4월1일) 곧바로 항의 전화를 걸었다. A지점장은  전날 자신의 행동에 대해 사과를 했다. 이후 지점장을 비롯해, 부인과 직원들이 B씨에게 연락하여 무마를 시도했다. 사과를 하겠다며 찾아온 직원들은 언론 제보를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이 과정에서 은행측에서 B씨에 대한 사과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B씨는 "해코지를 할 거라는 생각밖에 저는 안 들었다. 세상에 이런 일이 어떻게, 은행에서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B씨는 MBC에 제보를 했고,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된 뒤에야 하나은행 측은 해당 지점장을 대기발령 조치를 내리고,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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