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값 폭행 최철원 아이스하키협회장 출마....SK기업 이미지 실추
맷값 폭행 최철원 아이스하키협회장 출마....SK기업 이미지 실추
  • 신예성 기자
  • 승인 2020.12.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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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베테랑'소재 '맷값폭행'당사자 최철원 전 M&M대표 협회장 도전
대학 아이스하키팀 폭행, 입시 비리 얼룩...체육계 자성 목소리
최철원 전 M&M대표는 맷값폭행 물의를 빚은 사건이 잊혀질 만한 상황에서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맵값폭행'이 재론되고 있다.@뉴시스

SK그룹이 곤혹스럽다.

최태원 회장의 사촌동생인 ‘맷값 폭행’ 최철원 전 M&M 대표가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SK그룹이 거론되면서 기업 이미지 실추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

최철원 전 대표는 협회에 후보 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선거에 돌입했다. 대한 아이스하키협회 회장 선거는 오는 17일 열린다.

미투ㆍ폭행 등으로 얼룩진 체육계에 자성을 요구한 체육시민연대 등 체육계가 최 전 대표에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 출마를 반대하고 나섰다. 

폭력으로 얼룩진 최 전 대표의 과거 전력 때문.  최 전 대표는 영화<베태랑>의 모티브가 됐던 운수노동자 맷값 폭행의 주인공이다. 그는 최태원 회장의 작은 할아버지인 최종관 전 SKC고문의 아들이다. 최 회장과는 비교적 가깝게 지낸 것으로 알려진다. 

최 전 대표는 2002년 물류회사인 '마이트앤메인'을 창업한다. 이 회사의 설립 자금의 일부가 최 회장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다. 2007년 8월 SK에너지의 협력업체인 디질런트에프이에프를 인수ㆍ합병해 M&M로 사세를 확장한다.

당시 탱크노리 회사를 인수하면서 계약이 종료된 탱크노리 기사 유모 씨가 SK본사 앞에서 자신의 화물차량을 세워 둔 채 1년이상 1인 시위를 한다. 유씨는 2008년부터 화물연대 간부로 활동했다.

2010년 10월 경, 유모 씨는 5000만원에 차량을 인수하겠다는 확답을 받고 서울 용산구 소재 M&M사무실로 찾아간다. 경비원들은 유 씨의 몸 수색을 통해 핸드폰과 몸에 가지고 있던 것을 꺼내 놓게 한다.

최 전 대표는 유씨를 CCTV가 없는 소회의실로 유인한다. 임직원 7-8명이 둘려 쌓인 방 한 가운데 얼차려 받듯 엎드려서 최 전 대표가 휘두르는 알루미늄 야구방망이에 맞았다.

1대 당 100만원이라며 10대를 후려친다.

유씨가 "살라달라"고 외치자 1대당 3000만원이라며 3대를 추가로 때린다. 그리고 유씨를 일으켜 세운 뒤 입에 주먹으로 빰을 때렸다. 입안이 터질 것을 우려한 최 대표는 두루마리 휴지 뭉치를 강제로 유씨 입에 놓은 뒤 폭행했다.

이어 합의사를 내밀며 "읽을 필요는 없고 서명만 하라"고 했다. 탱크로리 차량을 5000만 원에 인수하는 계약서를 작성하게 했다. 최 대표는 '맷값'으로 1000만 원짜리 수표 2장을 던지고 돌아섰다.

해당 사건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국민적 공분에 휩싸인다. 최 전 대표의 과거 행적까지 공개됐다. 최 전 대표는 2006년 층간 소음 문제를 제기한 이웃을 한 달 만에 이사 가게 했다. 야구방망이를 들고 장정 3명과 아랫집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직장까지 사냥개를 데리고 출근한 뒤 여직원들에게 "요즘 불만이 많다며?"라며 개 줄을 풀고 "물어"라고 명령한 혐의를 받았다.

그는 맷값사건으로 법정에 선 뒤에 "군대에서 맞는 빠따 정도로 생각하고 훈육 개념으로 때렸다"라고 진술한다. 그는 해병대(690기)를 나온 것으로 확인된다. 군대 시절의 훈육 개념으로 노동자에게 빠다를 때렸다는 그의 진술은 국민적 공감을 샀다.

최철원 전 대표는 운수노동자 유모 씨에게 야구방방이 폭행해 상처를 입힘 @mbc캡처

아이스하키협회도 체육계에 만연된 폭행사건과 무관치 않은 단체.

맷값폭행으로 국민적 공분을 샀던 최 전 대표가 아이스하키협회를 맡게 될 경우 체육계 전체에 위상과 신뢰에 문제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선택할 대학과 실업팀이 좁아 협회가 무소불위 권력을 갖고 이너시클화된 지도자들의 입시비리와 폭행 등이 문제가 되고 있다.

체육시민연대는 최 회장이 비록 법적 시효가 지났지만, 사회적 책임이 있는 체육단체 회장에는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체육시민연대는 성명을 통해 “심각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폭행 주범 당사자는 즉각 반성하고 사퇴해야 한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당사자를 즉각 결격사유로 결정하고 통보해야 한다. 대한체육회는 임원 결격사유에 해당하므로 승인을 거부해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대한체육회의 회원종목단체임원 승인여부를 철저히 감독해야 한다”고 밝혔다.

회장 선거 관리 규정과 정관에서 결격사유에 해당한다고 지적이다. 정관 26조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람을 임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대한체육회 회원종목단체규정 제26조 12항에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람을 임원의 결격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모든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그가 결격사유에 해당되는지 여부가 불분명하다. 결격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결정을 내렸다.

체육시민연대는 최 전 대표가 한국아이스하키협회 회장을 맡게 될 경우, 협회 전체에 신뢰가 추락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체육시민연대는 “체육계는 철인 3종 선수 사망사건을 계기로 인권 친화적, 윤리적 스포츠문화를 만들기 위해 온힘을 쏟고 있다”면서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다른 사람의 인권을 폭력과 돈과 권력으로 짓밟는 사람이 회장이 된다면 신뢰 추락이 불 보듯 뻔하다. 지금이라도 회장 출마를 포기시켜야 한다”고 했다.

체육계에 만연된 비리와 폭행을 뿌리 뽑아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는 청와대 국민청원으로 이어졌다. 제육계에서도 엘리트체육 시스템에서 비롯된 성적지상주의에서 벗어나 무너진 체육계의 질서를 바로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 전 대표의 아이스하키협장 출마는 시대정신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체육계의 한 관계자는 "체육계 폭력은 협회와 체육회의 미온적 태도가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재벌총수를 얼굴 마담시키고 후원금을 지원받아 사용하면서 몰지각한 협회 관리자들은 각종 이권을 챙기고 비리에 개입한다. 최 전 대표에게 아이스하키협회장 맡기려는 세력들도 다른 속셈이 있다. 최를 얼굴마담 시킨 뒤 각종 이권을 챙길 것이 자명하다. 최 전 대표의 회장 출마로 아이스하키의 신뢰를 추락시킨 세력들을 발원색출하여 퇴출시켜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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