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봅시다-김철상 팍스넷 이사 (필명 쥬라기)
만나봅시다-김철상 팍스넷 이사 (필명 쥬라기)
  • 장종수 기자
  • 승인 2005.02.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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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투자로 새로운 투자 문화 꿈꾼다 증권사도 손짓, 초청 강연 인기 끌어 얼마 전 여의도에 있는 한 증권사는 사이버 공간에서 활동하는 한 투자전문가를 초청해 강연을 들었다. 내로라하는 애널리스트들이 수두룩한 제도권 증권사에서 사이버 애널리스트를 초청한 것부터가 파격이었다. 리서치 팀의 명성이 높은 이 회사로서는 리서치 센터의 자존심이 상하는 측면도 없지 않았다. 증권사로서는 외부 인사의 초청 강연을 통해 자극을 주기 위한 취지에서 마련한 것이었다. 반응은 의외로 좋았다. 각 지점과 고객으로부터 강연 내용을 다시 듣고 싶다는 요청이 쇄도하자 이 회사에서는 강연 내용을 녹화한 테이프를 각 지점의 직원과 고객에게 배포하기도 했다. 이 증권사의 리서치 센터에 신선한 자극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이 화제의 주인공이 바로 팍스넷의 대표 필진으로 활동하는 김철상 이사이다. 김철상 이사는 본명보다는 그의 필명인 ‘쥬라기’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사이버상의 투자 전문가가 제도권의 증권사로부터도 좋은 반응을 얻게 된 된 배경은 무엇일까. 그것은 김철상 이사가 추구하는 투자법에 대한 신뢰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쥬라기 김철상 이사는 ‘가치투자에 대한 신봉자’이다. 그는 오랫동안의 실전투자 경험을 갖고 있으며 종목과 증시를 분석할 수 있는 지표도 개발했다. 다양한 체험을 한 뒤 그가 안착한 곳은 바로 ‘가치투자’다. 쥬라기 김철상 이사는 “한국에 가치 투자를 뿌리내리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한다. 이제 그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가치 투자의 선봉’으로 통한다. 그는 기업의 가치를 기준으로 한 장기 투자가 아니면 주식투자에서 성공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그는 가치 투자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이를 통해 많은 우량 종목을 발굴해 냈다. 또한 그의 종목 발굴을 신뢰하는 많은 투자자를 거느리고 있다. 팍스넷 등 투자 정보 사이트에 올린 그의 글은 순식간에 수천 건의 조회를 돌파하며 그의 인기를 실감하게 한다. 그가 이처럼 사이버 상에서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기까지는 그 역시 많은 노력과 연구에 땀을 쏟았다. 김철상 이사는 물리학 석사 출신이다. 반도체 설계 엔지니어로 일을 하다 주식시장에 발을 들여놓았다. 초기에는 그도 일반 투자자로서 시행착오도 거쳤다. 주식에 입문한 뒤 그는 본격적으로 주식 시장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마치 물리학이 사물의 이치를 탐구하는 것과 같이 그는 수치와 자료로 주식시장을 연구해 나갔다. 가장 먼저 그가 개발해 낸 것이 미수예탁지수이다. 미수금과 예탁금의 흐름을 통해 주식시장을 진단해 내는 방법이었다. 이 미수예탁지수는 주식 시장의 에너지를 읽어내는 하나의 지표로서 많은 투자자들로부터 그 정확성을 인정받았다. 인터넷의 대중화 이전 단계라고 할 수 있는 PC 통신 시대부터 그는 투자에 대해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점차 좋은 반응을 얻게 되었다. 이후 인터넷 투자 정보 사이트 시대를 열었던 팍스넷 (paxnet.moneta.co.kr)에 쥬라기라는 필명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투자전문가로서 98년 반도체 경기 회복을 정확히 예측해 냈다. 모든 사람들이 반도체 경기의 침체를 예고하는 등 비관론이 시장을 지배할 때 그는 반도체 경기의 회복을 점쳤다. 반도체 경기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버전과 주기를 같이 한다는 점에 기초를 둔 그의 전망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반도체 전문가로서의 시장을 보는 안목을 유감없이 발휘한 것이다. 이후에도 많은 휴스틸, 한국콜마, 중앙건설 등 저평가 우량 종목을 잇따라 찾아내 투자에 성공했다. 지난해 말에 그가 발굴해 추천한 중앙건설은 그를 믿고 투자한 투자자들을 즐겁게 해 주었다. 그가 사이버 애널리스트로 많은 우량 기업을 발굴해 낸 비법은 무엇일까. 그는 증권사들이 일부 대형 종목들만 분석하고 우량한 기업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분석 대상으로조차 삼지 않는 것을 보아왔다. 그는 자신의 분석 기준에 따라 실적형과 성장형, 가치형 주식을 찾아낸다. 그리고 저평가 된 종목을 찾아 장기간 투자할 것을 권한다. 가치 투자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최근 국내에서도 가치 투자에 대해 관심이 높아진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말한다. 그는 “2002년부터 가치 투자를 주장했는데 시장에 먹히지 않았으나 지난해부터 가치 투자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 일하는 김철상 이사의 자녀에 대한 금융 교육 방법도 궁금했다. 그는 최근 대학생과 고등학생인 두 남매에게 한 달에 10만원씩을 준다고 한다. 그리고 이 돈으로 적립식 펀드에 가입하도록 했다. 김 이사는 투자 교육을 겸해 가입을 권했는데 착실히 따라주고 있다고 했다. “성인이 되면 주식 투자에 대해 한 번쯤 관심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때로는 실패를 하기도 합니다. 어차피 주식을 접할 수 밖에 없다면 차라리 어릴 적부터 실패하지 않는 법을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는 최근에 개설한 회원제 투자 클럽에서도 실패하지 않는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누구나 한 때 수익을 내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정말 어려운 것은 오랜 기간에 걸쳐 치명적인 손실을 입지 않는 것입니다. 주식 투자에 성공하는 사람이라면 평생 동안 치명적인 손실을 보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 투자비법이 난무하고 여기저기서 속삭이는 말에 현혹되어 비싼 수업료를 치르는 것보다는 차라리 초보자 시절부터 바른 투자법을 알려주는 것이 차라리 나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가 자녀에게 가르치는 것과 같이 다음 세대에게 좋은 투자환경을 전해주는 것도 보람 있는 일이 아닐까 한다. 그는 요즘 가치 투자가 새롭게 인식되는데 대해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그동안 척박했던 투자환경이 차츰 개선돼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앞으로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고 있다. 그것은 가치 투자에 대한 예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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