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고위직, 효성에 자녀 취업 청탁…효성 특혜 채용 로비스트 활용
한전 고위직, 효성에 자녀 취업 청탁…효성 특혜 채용 로비스트 활용
  • 이병철 기자
  • 승인 2018.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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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의 채용비리가 일반기업으로 번지고 있다.  한국전력의 고위직이 효성그룹에 자녀 청탁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향신문은 29일 한전의 고위직이 효성중공업에 자녀 청탁을 부탁했고, 효성은 자녀를 특혜채용한 뒤 로비스트로 활용하고 있다는 단독 보도했다. 

효성중공업 입찰비리를 내부고발한 김민규 전 차장(43)에 따르면, 2013년 1월 신입사원을 뽑는 과정에서 한전 광주전남지역본부 광주전력관리처장으로 근무한 ㄱ처장의 아들 ㄴ씨를 불법채용해 로비스트로 활용했다고 폭로했다.

당시 ㄴ씨가 입사지원을 했다가 1차 서류심사에서 탈락했다. ㄱ처장으로부터 인사청탁을 받은 영업1팀장인 ㄷ씨가 격분했고,  결국 ㄴ씨는 최종 합격 처리됐다.

ㄴ씨는 이후 직무교육을 받은 후 전력영업1팀에 배치됐다. ㄴ씨는 입사 후 1년 반은 부산경남·경북지역본부 업무를 보다가 2014년 5월 아버지 ㄱ씨가 근무하는 광주전남지역본부가 업무관할 구역에 포함됐다.

당시 효성중공업은 신한울 1·2호기의 변전기·차단기 공사(1350억원)를 수주한 후 설계변경 승인을 위해 골치를 앓고 있던 때였다는 것.

설계변경이 이뤄지지 않으면 예정대로 값비싼 부품을 공급해야 해 수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기 때문.

김 전 차장에 따르면 "당시 한전 광주전남지역본부는 설계변경 요구에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ㄴ씨가 한전 광주전남지역본부의 처장으로 있던 아버지를 만나고 온 후 문제가 해결됐다"면서  “L씨와 함께 한전 광주전남지역본부를 방문했던 ㄷ팀장은 ㄴ씨를 데리고 가서 한방에 문제를 해결한 것을 직원들에게 무용담처럼 여기저기서 자랑을 하고 다녔다”고 말했다.

이어 “효성중공업은 서류전형에서 탈락한 ㄴ씨를 로비스트로 활용하기 위해 무리수를 둬가며 특혜채용을 한 것”이라며 “이 같은 사실은 당시 전력영업팀의 웬만한 직원들은 다 아는 사실”이라고 했다.

김 전 차장은 그 증거로 당시 전력영업팀의 동료직원과 나눈 카톡 대화를 제시하기도 했다.

카톡 대화에서 김 전 차장이 “너희팀 ○○○ 사원 아버지가 광주 전력 처장 맞지”라고 하자 동료 직원은 “에고, 아시겠지만 저도 언급할 입장이 아니라, ㅜㅜ”라며 난처한 입장을 표시하기도 했다.

ㄴ씨에 대한 효성의 특혜채용 의혹은 한전의 감사로 이어졌다. 하지만 한전은 특혜채용 의혹의 당사자인 ㄴ씨의 아버지와 효성중공업 ㄷ팀장을 불러 조사한 후 특혜채용 비리를 사실무근으로 결론지었다.

이훈 의원은 “피의자로 볼 수 있는 두 사람만 조사한 후 혐의 없음 처분한 것은 감사의 기본사항도 지키지 않은 것”이라며 “한전 고위직 자녀 특혜채용 의혹에 보다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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