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그룹 구씨일가 미국 대부업체에 1000억 배팅한 ‘내막’
LS그룹 구씨일가 미국 대부업체에 1000억 배팅한 ‘내막’
  • 오혁진 기자
  • 승인 2018.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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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권신문 정치사회부-오혁진 기자] LS그룹은 LG그룹의 방계회사다. LG그룹에서 계열 분리한 뒤 비교적 조용히 사업을 하고 있다. 기업간 거래(B2B)가 주력사업이기 때문에 언론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다. 그런 LS그룹의 예스코홀딩스가 미국 대부업체의 설립 초기부터 파격적인 지원을 했다. 현재까지 들어간 돈만 1000억원을 웃돈다. 

예스코홀딩스와 계열사는 공정위가 지정한 LS그룹의 소속 회사로 적을 두고 있지만 LS그룹이 직접적으로 지분을 들고 있지는 않다. 다만 LS그룹 오너일가가 지분을 상당부분 가지고 있어 LS그룹의 영향력 아래 있다는 판단에 LS그룹 소속으로 돼있는 상황이다. 

예스코그룹은 예스코홀딩스를 지주사로 계열분리를 준비 중이다. 예스코홀딩스의 지분을 살펴보면 지난 3월 31일 기준 구자은 LS엠트론 부회장이 13.16%로 최대주주 신분이다. 이 외에도 구자홍(3.60%), 구자엽(3.83%) 등 LS그룹과 직간적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특수관계자가 지분 67.65% 쥐고 있다. 이런 예스코홀딩스가 미국에 설립된 대부업체에 1000억원이 넘는 돈을 대여해 주면서 배경에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해당 대부업체는 2016년 4월 미국에 본사를 둔 ‘펀드리 펀딩 신탁’이다. 대부업을 주 사업으로 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지 소상공인에게 카드단말 채권등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주는 업체인 옐로스톤 캐피탈, 그린 캐피탈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펀드리 펀딩 신탁의 2016년 자산총액은 699억 7300만원 규모다. 이 가운데 부채는 617억 8500만원 수준이다. 자본은 81억 8800만원이다. 예스코홀딩스는 2016년 4월 7일, 7월 5일 투 차례에 걸쳐 586억 5000만원을 펀드리 펀딩 신탁에 대여해줬다. 자기 자본 대비 9.06%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이자율은 13.5%로 책정됏다. 회수 예정일은 2021년 4월 7일이다. 이듬해에도 자금대여는 계속됐다. 2017년 4월 13일 280억원을 대여햇다. 대여기간은 2021년 4월 7일까지다. 이율을 13.5%로 같았다. 또 6월 30일에도 226억 2800만원을 대여했다. 대여 종료일은 2021년 7월 1일까지다. 이율은 14.55%로 이전보다 좀 더 높게 책정됐다. 예스코홀딩스가 펀드리 펀딩 신탁사에 대여해준 금액을 전부 합하면 1074억 8300만원에 달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대부업체에 빌려주고 책정된 이율이 너무 높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펀드리 펀딩 신탁이 과연 해당 자금을 통해 사업을 진행하고 벌어들인 수익으로 이자를 제대로 낼 수 있는지 의문스럽다는 것.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원장은 “15%에 가까운 금리로 자금을 대여해 준 부분에 눈길이 간다”며 “미국 내에서도 높은 이율로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보이는데 자금 조달 후 (펀드리 펀딩 신탁이)이윤을 내 이자로 갚을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사실 대부업에 대한 투자는 국민정서 반한다는 점을 제외하고서라도 리스크가 커 투자를 꺼리는 부분이다. 익명을 요구한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부업 자체가 리스크가 커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규모있는 회사가 투자를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면서 “굳이 국외 여신 회사에 1000억원 넘는 자금을 대여한 부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예스코 그룹과 펀드리 펀딩 신탁의 관계가 깊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2월 1일 설립한 예스코 컨설팅은 펀드리 펀딩 신탁의 채권을 인수할 계획이다. 

지난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예스코컨설팅은 279억 7500만원 상당 규모의 펀드리 펀딩 신탁 채권을 인수할 계획이다. 일단 예스코컨설팅은 111억 9000만원의 자금을 투입해 해당 규모의 채권을 인수했다. 

일각에서는 예스코그룹이 펀드리 펀딩 신탁이 갖고 있는 ‘리스크’를 계속 확대해 나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고이율의 자금조달 등 공격적으로 자금을 운용하면서 생긴 펀드리 펀딩의 채권이 이른바 ‘불량채권’일 가능성이 있어서다. 또한 예스코홀딩스가 대여해주고 펀드리 펀딩 신탁이 자금을 운용하고 거기서 발생한 채권을 다시 인수하는 상황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예스코 홀딩스 관계자는 “신용 평가사의 평가를 거치는 등 정상적인 판단에 따라 자금 대여를 결정하게 됐다”면서 “수익을 기대하고 자금을 대여해줬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까지 회계적인 이상징후를 발견하기는 어렵다. 예스코홀딩스의 금융수익은 2016년 118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213억으로 급증하는 모양새다. 재계 관계자는 “투자절차에 따라 투자를 했다면 큰 문제를 삼기 어렵다. 그래도 굳이 리스크가 큰 업종인 대부업 회사에 1000억원 넘는 돈이 흐른 점에 눈길이 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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