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은사 화합과 사랑의 '김장나누기'
봉은사 화합과 사랑의 '김장나누기'
  • 칼럼리스트 박철성
  • 승인 2015.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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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은사 화합과 사랑의 '김장나누기'

▲‘2015 봉은사 김장나누기’행사는 화합과 사랑 나눔이었다. (이하 사진=미디어캠프신원)

▲이날 행사는 배추 9,000포기 무 2,000개가 소요됐다.


▲‘2015 봉은사 김장나누기’행사에는 2일간 500여명의 신도와 봉사자들이 참여했다.
도심 속 천년고찰(千年古刹), 봉은사(강남구 삼성동, 주지 원명) ‘2015 김장 나누기’에는 화합과 사랑이 담겨있었다. 소식을 접한 세인들의 입가엔 미소가 돌았다.

지난 20일과 21일, 봉은사의 ‘사찰 김장 나누기’는 총 500여 명의 신도와 봉사자, 스님들이 동참했다. 이틀에 걸쳐 1년 동안 먹을 김장김치 9,000포기를 담갔다. 첫날은 김칫소 만들기. 둘째 날은 배추 버무리기를 했다.


▲봉은사 주지 원명 스님이 행사에 동참했다.

21일 오전 11시. 식당 앞마당 행사장.

“스님, 김치에 머리카락이 빠지면 안 됩니다." 신도들의 우스갯소리가 들렸다.

슬며시 미소로 화답하는 봉은사 주지, 원명 스님이었다.
“저도 위생모를 주세요.”
행사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시종 화기애애(和氣靄靄)한 분위기였다. 앞치마를 두르고 고무장갑을 낀 원명 스님. 어느새 신도들 틈새에서 버무리기를 시작했다. 표정이 사뭇 진지했다.

 

▲봉은사 교무국장 화현 스님은 “이웃과 함께 사랑을 나눌 수 있다는 게 너무나 큰 기쁨”이란다.
▲‘2015 봉은사 김장나누기’행사에는 2일간 500여명의 신도와 봉사자들이 참여했다.

원명 스님은 “이번 행사는 신도들과 한 해 먹을거리를 장만한다는 취지에 앞서 화합과 사랑을 함께 나눈다는 의미”라면서 “여러 봉사자들과 뜻 깊은 행사에 동참하게 돼 너무도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칫소를 아끼면 맛이 덜하다며 듬뿍 버무렸다.


▲봉은사 교무국장 화현 스님은 “이웃과 함께 사랑을 나눌 수 있다는 게 너무나 큰 기쁨”이란다.

행사에 동참한 화현 스님(봉은사 교무국장) 옷엔 어느새 양념이 잔뜩 묻어 있었다. 그래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직 김장에 집중했다.

화현 스님은 “자칫 소외될 수 있는 이웃과 함께 사랑을 나눌 수 있다는 게 너무나 기쁘다”면서 “하지만 솜씨가 없어 맛은 책임질 순 없겠다"라고 살짝 엄살을 부렸다.

필자가 궁금증이 생겼다. 사찰 김장에 과연 마늘이 들어갈까? 하는 거였다. 우리끼리 얘기로 마늘이 빠진 김장을 생각하기는 어렵기 때문.

이에 대해 봉은사 원주(院主)국장 지은 스님은 “파, 마늘은 물론이고 일체의 젓갈을 넣지 않는다.”면서 “대신 홍시와 배, 늙은 호박 등을 넣는다."고 했다. 김치의 시원한 맛과 달달함을 위해서란다. 원주 국장은 사찰의 살림 전반을 총괄하는 직책.


▲행사 직후 2,400kg의 김장김치가 독거노인, 저소득층, 지역아동센터 등에 전달 됐다.

한편 봉은사는 매년 독거노인, 저소득층, 지역아동센터 등의 월동준비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이번 ‘2015 김장 나눔 행사‘도 그 일환이었다. 행사를 마친 오후 3시경 2,400kg의 김장 김치가 전달됐다.

김장김치에 담긴 따뜻한 사랑. 천년고찰 봉은사의 ‘2015 김장 나눔 행사’는 화합과 자비가 담긴 축제였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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