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b.co.kr] 은퇴 준비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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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성민(제일은행)
  • 승인 2004.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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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를 준비하는 시기는 따로 있지 않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지만, 각자의 재정 상황이 은퇴에 눈을 돌릴 시간을 주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정해진 소득, 계속되는 지출 사이에서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은퇴 설계의 어려움이 있는 것이다. 대출금을 갚기도 빠듯한데 지금부터 은퇴를 준비하라면 눈앞에 펼쳐진 현재의 상황을 무시하는 꼴이 된다. 다달이 정해진 소득으로 만일의 사고에 대한 대비도 해야 하고, 아이들 교육비도 준비해야 한다. 내 집 마련도 늦출 수 없는 꿈이다. 이처럼 쓸 데는 많은데 소득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 그래서 가족의 미래를 설계할 때는 나름대로 우선순위를 두고 준비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미래 설계의 우선 순위는 다음과 같다. 첫째, 가계 수지의 균형을 잡는다. 어떤 설계를 하더라도 가계 수지가 균형을 이루지 못한다면 실쳔할 방법이 없다. 적어도 소득이 소비보다 많아 가계 잉여가 발생하도록 만드는 것이 기본이다. 둘째, 위험에 대비한다. 가정의 자산이 적을수록, 또 가족의 나이가 적을수록 위험에 노출되는 정도는 커진다. 아무리 여유가 없더라도 최소한의 위험에 대비하는 보험 설계는 해두어야 한다. 셋째, 부채를 청산한다. 가계 수지가 균형을 잡고 위험에 대해 어느 정도 대비를 했으면 본격적으로 부채를 갚아 나가야 한다. 만일 어쩔 수 없이 부채를 지면 상환계획이 반드시 바늘과 실처럼 따라다녀야 한다. 많은 가정이 부채를 안고 있으면서도 예금을 한다. 대체로 대출 금리가 예금 금리보다 높아 이중의 손해를 보는 셈인데, 그렇다고 한 푼의 여유 자금도 없이 몽땅 대출을 갚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무리이다. 대출은 정해진 목표에 따라 꾸준히 갚는 것이 최선이다. 그리고 예금은 단기적으로 필요한 여유 자금 정도를 꾸준히 적립하는 것이 좋다. 넷째, 종자돈을 만든다. 빚을 다 갚으면 본격적인 종자돈 만들기에 들어간다. 종자돈 마련의 성공 요건은 거북과 같은 꾸준함이다(이때가 본격적인 은퇴 설계를 시작할 시기이다). 다섯째, 투자한다. 투자는 종자돈 만들기에 들어가는 시점부터 투자는 시작된다. 본격적으로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할 시기로 투자에 역량을 집중할 때이다. 주택을 구입하려는 전략도 이 시기에 더욱 구체화 될 것이다. 이러한 우선 순위에 따른다면 은퇴 설계의 기초는 확보되는 셈이다. 빠를수록 좋은 은퇴 설계를 실제 가정에서 심각하게 느끼기 시작하는 시기는 40대 중반이 넘어섰을 때이다.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을 것 같은 젊은 날에는 은퇴에 대한 부담이 적다. 그러나 새로운 일을 벌이기가 두렵거나 자녀들이 성장해 학교에 다닐 즈음에는 직장이 자신의 생명줄이 되고 만다. 이때가 되면 일이 재미없어지고 몸은 더욱 힘들어진다. 가계 수지는 개선할 여지가 거의 없다. 통계적으로 보면 40대 후반이 최대의 소득을 올리는 나이로 나타난다. 한편, 이 시기를 지나면서 가계수지 잉여 규모도 감소하기 시작한다. 즉, 소득과 가계 잉여가 감소하기 시작하는 시기라는 것이다. 죽음과 마찬가지로 은퇴 역시 피할 수 없는 삶의 한 부분이다. 따라서 반드시 준비할 거라면 좀더 일찍 하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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