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농사 잘 지은 기업 투자 유망
자식농사 잘 지은 기업 투자 유망
  • 한국증권신문 기자
  • 승인 2012.10.23
  • 호수 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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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매입·자회사 이익 부각기업에 투자하라”

국내 3분기 실적시즌을 맞아 어닝쇼크(실적 예상치대비 확정치가 크게 낮은 현상)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주 간 1.7%, 1달 간 3.8% 하향조정이 됐다.

증권사마다 3분기 실적시즌에 발간되는 리포트에 대부분 이익을 하향조정하기 바쁘다. 다만 어닝쇼크 우려 등에도 센티먼트는 '횡보' 상황으로 주가 급락 시나리오는 제한적 가능성이다.

3분기 어닝 쇼크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어떤 종목에 비중을 높여야 하는가. 이것이 투자자들의 고민이다. 증권전문가들은 제안한다. 자회사 실적 모멘텀을 받는 상장사에 투자하는 것이 해법이라는 것이다.

이경수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자회사에서 이익이 발생해 부진한 모회사 실적을 상쇄시키는 기업을 찾아야 한다"며 "내년부터 자산 규모 2조원 미만 기업에 대해서도 연결재무제표를 적용하는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이 의무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영증권 리서치센터가 자회사에서 이익이 발생하는 54개 종목에 대해 동일 비중으로 수익률을 측정한 결과 코스피가 연초 이후 7.1% 오르는 동안 이들은 무려 15.5%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코스피가 등락을 거듭하는 사이 자회사에서 이익이 발생하는 기업들의 강세는 두드러졌다는 것.

신영증권은 연결기준 실적이 상대적으로 양호하고, 연결기준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럽지 않고, 자회사 이익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14개 종목을 소개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086280), 파라다이스(034230) 하이마트(071840), 현대그린푸드(0054400, CJ 오쇼핑(035760 ), LIG 손해보험(002550)SK 케미칼 (A006120), 포스코 ICT(022100), 에스엘(005850), 한국콜마(024720), 코리아써키트(007810), 평화정공(043370)크라운제과 (005740)한국전자(025540)등이다.

증권사들은 개별 기업 가운데 SK케미칼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이 회사는 본사 대비 자회사 이익 비중이 무려 410.9%에 달한다.

하태기 SK증권 연구원은 "작년 말 기준 SK케미칼에서 SK가스가 차지하는 영업이익 비중이 약 70%"라며 "안정된 사업구조를 갖춘 SK가스의 3분기 실적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독감 백신이 많이 팔리는 계절에 들어서면서 SK케미칼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크라운제과는 본사의 이익 부진을 자회사인 해태제과가 만회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이곳의 자회사 이익 비중은 130% 정도며, 해태제과가 이 중 70% 가까이 기여한다.

박애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크라운제과 같은 제과 업체들이 가격과 정책적 요인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해태제과는 빙과류 판매량 증가가 예상되고 차입금 상환과 이자율 하락에 따른 비용 감소가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3분기 크라운제과는 영업이익이 소폭 줄겠지만 해태제과는 전년 동기 대비 20% 넘게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사주 매입 종목 투자 관심]

증권전문가들은 자사주매입 기업에 투자관심을 갖길 권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지난 9월 3일 이후부터 최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49만주 규모의 자기주식을 취득했다. 이는 지난 8월 30일 710만주 규모 자사주를 다음달 30일까지 2495억6500만원에 사들여 소각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조치다. 삼성카드 목표주가는 3·4분기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상향조정됐다.

구경회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삼성카드는 실적보다 수급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한다"면서 "남은 609만주를 영업일수로 나누면 앞으로 매일 평균 16만9000주를 매입해야 하는데 이는 최근 거래량을 감안할 때 매우 큰 규모"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자사주 매입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과거 어느 때보다 현금의 가치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자사주 매입 결정은 단순히 주가 부양 차원보다 지배구조 개편의 여건 조성을 위한 것일 수 있다”면서 “지배구조 개편이 소액주주 이익, 즉 삼성카드 주가에 반드시 긍정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삼성카드 외에 제일기획 케이티스 서원 인터지스 S&T모티브 한미반도체 화신 인천가스 디씨엠 카페베네 삼본정밀 금호석유화학 동일방직 등도 연말까지 자사주 매입이 예정된 기업들이다.

제일기획은 지난 9월 26일부터 오는 12월 24일까지 345만주를 753억8250만원에 매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최근 들어 자사주 매입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안정적인 경영권을 위한 지분확보와 함께 사업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으로 해석하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박 회장은 지난 8일 금호석유 주식 1,812주를 장내에서 매수했다. 당일 종가기준으로 매입 금액은 2억1.000만원이다. 박 회장은 지난달 28일과 이달 4일에도 각각 1,000주, 1,200주의 회사 주식을 사들인 바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박 회장의 자사주 매입을 경영권 확보와 사업전망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현재 박 회장의 우호지분은 박 회장 본인 지분 6.57%와 아들인 준경씨(7.17%), 조카 철완씨(9.98%) 등을 포함해 23%대에 그치고 있다. 따라서 보다 안정적인 경영권을 위해서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지분 매집이 필요한 상황으로 분석된다.

황유식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박 회장의 최근 지분매집은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와 투자자들에게 회사 사업전망에 대한 확신감을 심어주기 위한 차원"이라며 "석유화학 업황 역시 바닥을 찍고 턴어라운드할 수 있는 시기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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