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공룡 발톱에 낀 신세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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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지은 기자
  • 승인 2012.03.26
  • 호수 88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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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200만원 간다…증권사 목표가 상향 경쟁

증권사마다 목표가 상향…외국인은 매도

삼성전자 고공행진 "누굴 위한 것인가?"

 

삼성전자 주가가 거듭 신고가를 고쳐 쓰면서 홀로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증권사들도 목표주가 올리기에 열을 내고 있는 가운데 처음으로 200만원대 목표가가 등장해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 23일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15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높여 제시했다. 전날 대신증권이 제시한 180만원을 단번에 뒤엎는 파격적인 전망이다.

목표가 상향의 근거는 갤럭시 노트 판매 호조와 4세대(G) 기술특허 보유,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이 실적 개선을 촉진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있다.

사이먼 동제 우 BOA메릴린치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컨센서스 4조6000억원을 넘는 5조5000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글로벌 업체들과 비교할때 삼성전자의 평가는 지나치게 낮다”고 평가했다.

특히 시장선두인 애플의 시장점유율(5610억달러)과의 격차가 점차 좁혀질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스마트폰 이익 측면에서 비교하면 삼성전자는 애플에 단지 20% 정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날마다 목표주가 높아져

 

대신증권도 목표주가를 이전 목표치 135만원에서 33% 상향조정했다. 삼성전자가 수익성을 바탕으로 성장세를 보였던 과거 사례와 비슷한 국면이라는 점을 들어보였다.

강정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판매 강세와 시스템 LSI/OLED TV에 대한 성장 기대감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메모리와 LCD 업황이 저점을 통과하고 있어 올해 ROE(자기자본이익률) 20%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며 “목표주가는 ROE 20%대 안착했던 2002~2006년 당시 밸류에이션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당시 PER(주가수익비율) 고점평균 12.2배, PBR(주당순자산비율) 고점평균 2.92배를 적용해 산출했다.

앞서 지난 16일에는 한국투자증권이 삼성전자의 적정주가로 165만원을 매겨 최고치를 기록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5조1000억원으로 예상했다.

목표가 상향은 이 달 들어 삼성전자 주가가 사흘에 한 번 꼴로 최고가를 경신하며 120만원대에 안착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12일 장중 101만1000원까지 떨어진 이후 두 달여 만에 130만원 돌파를 시도 중이다.

 

이달 나온 목표가에 벌써 근접

 

거침없이 상승하는 주가를 따라 증권사들도 부랴부랴 목표가 수정에 나서고 있다. 이 달에만 총 15개의 국내 증권사와 외국계 증권사 3곳이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상향조정했다.

현재 주요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목표주가는 현대증권 유진투자증권이 160만원, 키움증권이 155만원, 솔로몬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 KDB대우증권 신한금융투자 NH농협증권 동부증권 KTB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이 150만원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어 신영증권이 146만원, 하이투자증권과 HMC투자증권은 145만원, 삼성증권이 140만원을 목표가로 냈다.

가장 낮은 목표주가는 동양증권과 SK증권이 제시한 130만원이다. 지난 20일 기록한 장중 최고가 127만 7000원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주가급등에도 추가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이유는 실적 개선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이익모멘텀이 둔화되기 전까지는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부터 시장예상치보다 7000억원~1조원이나 웃도는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올 1분기에도 이러한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5조3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돼 어닝서프라이즈가 예상된다.

임돌이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이 3조원 미만이었음을 감안하면 큰 이익모멘텀이 계속 살아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아직은 조정을 우려할 시기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실적 호조가 지속될 전망인 가운데 2분기 말 출시 예정인 갤럭시S3가 더해지면서 시장점유율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아울러 엘피다 반사효과로 디램 가격 상승 수혜와 더불어 메모리 수요도 1분기를 저점으로 회복되고 있어 긍정적이다.

 

무조건 맹신은 금물

 

한편에서는 유가증권 시장에서 삼성전자로의 쏠림현상이 과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IT업종은 물론, 코스피 상승의 강력한 견인차라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수급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할만하다는 얘기다.

실제로 올 들어 IT 업종 수익률이 코스피 지수의 상승 폭을 넘어섰으며, 삼성전자 상승분을 제외하면 코스피 상승률은 내림세로 돌아선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이후 코스피는 상승률은 3.8%를 기록했지만, 삼성전자 상승분을 제외하면 오히려 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삼성전자에 대한 맹신을 경계하는 지적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삼성전자가 국내 증시의 지지대 역할을 하고 있지만 시장에 문제가 생기면 매물폭탄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

김동섭 솔로몬투자증권 이사는 “외국인들이 꾸준히 매도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은 주의를 환기시키는 것”이라며 “삼성전자를 가진 투자자도 너무 긍정적으로 대응하는 것도 옳지 못하다”고 충고했다.

삼성전자에 투자한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지난 22일 까지 닷새를 제외하고 매도우위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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