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딥 공포 현실 - 폭락 리먼사태 재현…'제2 태풍오나?'
더블딥 공포 현실 - 폭락 리먼사태 재현…'제2 태풍오나?'
  • 최재영 기자
  • 승인 2011.08.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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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협, 폭락, 충격, 최악, 패닉, 폭풍, 쇼크, 공포, 위기. 지난 한주 증시를 다룬 언론들이 사용했던 표현들이다. 증시는 밑바닥을 향해 무섭게 돌진하고 있지만 아직 아무런 해답이 없다. 연기금 투입으로 증시는 안정세를 보이지만 하반기 국내 증시는 낙관할 수만 없는 상황으로 변하고 있다.

 

미국 사태 예견됐지만 정부 손놓고 있다 이제야

외환 몸집 키워 방어 자신했지만 충격에는 미비

급한 불 껐지만 하반기 어떻게 방어 가능할지 미지수

 

리먼사태와 견줄만 하다고 했다. 미국의 더블딥 공포는 그대로 전해졌다. 지난 한주(8~11일)증시(코스피)에서 빠져나간 금액은 1조9000억원이다. 국내 증시에 투자했던 해외 뮤추얼펀드도 7월 셋째 주부터 8월 첫째 주까지 총 112억2600만 달러가 빠져나갔다 미국펀드에서만 80억 달러가 빠져나갔다.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2013년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증시는 상승 분위기로 돌아섰다. 1700선까지 떨어졌던 우리 증시 다행히 1800선까지 복귀했다. 그러나 이것도 잠시 또다시 직격탄이 기다리고 있었다.

변수는 유럽이었다. 11일 새벽(한국 시간) 유럽 주요 증시가 일제히 폭락하면서 잠시 상향으로 돌아섰던 국내 증시를 더욱 위태롭게 만들었다. 특히 최근 심화되고 있는 유럽 재정 위기가 국내 증시를 더욱더 어둡게 만들고 있는 형국이다.

다행이 정부는 외환보유고를 늘였고 연기금 투입 등으로 급한 불을꺼는 체력을 괜찮았다는 평가다. 다만 이런 정세가 하반기로 이어지면 한국정부가 장기적인 충격타에 방어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으로 모아졌다.

금융위와 기획재정부는 ‘걱정없다’로 일관하고 있지만 외환시장까지 심상치 않아 대비책을 새워야 한다는 분위기다.

 

미국은 아직 위험에서 벗어난 것 아니다

미국의 재정위기 한차례 넘겼지만 끝나는 것이 아니다. 아직 재정적자가 완전히 해소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무디스는 지난 2일 미국 의회가 통과시킨 예산 삭감안이 미국 경제 되살리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무디스도 S&P 처럼 미국 신용등급 하락을 검토 중이다.

무디스는 “이번 위기는 그냥 끝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1~2년은 더 지켜봐야 더블딥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위기가 끝나지 않았다는 점은 미 언론도 파악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도 이번 사태를 두고 ‘리먼 순간‘을 맞이했다고 보도했다. 증시의 오르고 내림을 주목할 것이 아니라 문제의 진원을 파악하라는 것이 월스트리트의 지적이다. 월스트리트는 미국신용등급 하양조정이 2008년 9월 리먼브라더스 몰락의 대신이라고 했다. 이번 사태를 전 세계 시장을 공포로 몰아넣은 복사물과 같은 사건임을 명심하라고 주문했다.

미국이 재정위기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라 한 차례 남았다는 것을 암시했다. 미국 재무부는 오는 9월30일 종료되는 올해 회계연도의 재정적자가 7월 말 현재 1조1000억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지난해 재정적자 1조2900억달러를 넘어 서는 수치다. 누적국가부채도 14조달러를 돌파하면서 이자부담이 커져 미국이 만성 부채국을 벗어날 가능성이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 신용평가기관 S&P도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한 주요 이유로 이점을 꼽았다.

미국이 최근 여야 합의로 2조4000억달러의 국가부채 한도 증액을 합의했지만 현재 증가 속도로 볼 때 2~3년 후 또다시 부채 한도를 증액 해야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유럽발 폭락 유럽자본 빠져나가면 충격타

이번 유럽 증시 폭락은 사실 예견된 것은 아니었다. 다만 유럽발 재정위기에 따른 증시 폭락은 어느 정도 예견된 상황이었다. 문제는 너무 일찍 터졌다는 것. 국제 증시가 혼조세를 보이는 상황에 유럽의 사태는 우리 증시를 하락세로 돌려놓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포문을 연 것은 프랑스였다. 유럽 2위 경제 대국 프랑스가 신용등극 하락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럽증시 전체가 요동쳤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 모두 프랑스 신용등급 유지 입장을 전했지만 유럽 은행주들이 10% 하향선을 보였다.

프랑스와 독일, 스페인 증시는 5% 하락했고 이탈리아는 6% 가량 떨어졌다.

국가부도 위험지표인 프랑스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은 지난 8일 1.6%이 솟구쳤다. 사상최대치다. 2분기 경제 성장률도 전분기 보다 0.2%에 그치면서 국가부채 상환능력을 크게 의심받고 있다.

영국도 문제다. 지난 경제성장률이 1.3%에 그치면서 유럽 국가 중 가장 낮은 등급인 ‘AAA'를 기록했다. 경제성장률이 계속 저조한 것은 물론 재정건저성이 좋지 않아 등급 하향이 필요하다는 것이 무디의 경고다.

이런 상황은 고스란히 우리 증시에도 반영됐지만 다행히 코스피 지수는 전일보다 11.20포인트 오른 1817.44(11일 기준)로 거래를 마쳤다.

앞으로 더 큰 난관은 국내증시에 들어온 유럽자금이다. 현재 우리 증시에 들어온 유럽 자금은 1천억달러 규모다. 외국인 투자자의 3분에 1에 해당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유럽 경제 불안으로 국내 증시에 들어온 돈이 빠져나간다면 큰 혼란이 올 것이다”며 “유럽의 재정위기 큰 문제다. 프랑스 등 부채 규모도 크고 시스템도 재정위기를 극복할 만큼 효율적이지 못해 미국의 사태가 재판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국내증시는 이미 7월 하락세를 보이면서 영국(4조6000억원), 독일(8000억원), 일본(6000억원) 등이 돈을 뺐다.

 

국내 증시 위기 돌파 해법은 없나

전 세계 증시가 요동치면서 한국 증시도 해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미 증권사 등은 직접 투자보다는 다양한 파생상품 등을 주문하면서 해법을 제시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한 증권사는 “위기가 투자할 기회라지만 문제는 얼마나 떨어질지가 예측할 수 없는 것이다”며 “물론 현재 정세는 분석이 가능하지만 증시에 그대로 미칠지는 아직 미지수다. 우리 증시는 개방형이고 외국인 투자자가 많아 또 다른 위기가 왔을 때 문제다”고 설명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9일 간부회의에서 “장기전에 대비해라”고 지시했다. 이번 글로벌 금융사태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한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장기전으로 보고 있는 이유는 해당 국가들이 정책 대응능력이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며 “리먼사태 이후 단기금융에는 체질적으로 강해졌다는 평가지만 이처럼 재정위기 등 실물경제 하락, 증시폭락 등 함께 터지며 대응능력이 약화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실물부문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으로도 풀이된다”고 전했다.

리먼사태 이후 우리 증시에는 340억달러의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갔다. 2009년에 4월 이후에는 990억달러가 들어왔다는 점도 눈여겨 봐야할 상황이다. 신용경색이 재발하면 폭탄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삼성경제연구소의 분석이다.

물론 계속해서 위험만 도사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위기는 벗어났고 유럽이 재정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만큼 증시에는 아직 희망이 있다는 평가다. 다만 혼조세를 계속해서 보이는 만큼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9월에는 외국인 매도세가 중단될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 금융시장이 현재 안정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며 “다만 변동성 장세가 계속된다는 것은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인 만큼 증시 흐름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정부도 외국인이 급격한 자금이탈을 막기 위해 선물환포지션 한도를 규제했고 외환건전성 분담금, 외국인 보유한도 규제 등의 보완책을 마련해 놓았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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