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佛) 르 몽드 “한국 재벌들 중소기업 죽여”
불(佛) 르 몽드 “한국 재벌들 중소기업 죽여”
  • 최재영 기자
  • 승인 2011.08.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탐욕에 눈 먼 한국 재벌 고발한다”

 

전문: 외국인들이 바라보는 한국 재벌이야기다. 국내 재벌들의 횡포가 심각하다. 도를 넘어 이제는. 정․경 유착으로 중소기업들을 죽이고 있다. 프랑스 유력일간지 르 몽드가 바라본 한국 재벌기업들의 평가다.

 

탐욕적인 기업들 왕국 형성하고 중소영역까지 마구 집어 삼켜

재벌들은 법위반 해도 솜방망이 처벌…작은 기업들은 존폐위기

 

르 몽드가 바라본 한국재벌들은 ‘돈’에 혈안이 된 집단들이었다. 탐욕이란 단어를 써가며 재벌이 야욕을 대단하다는 냉혹한 지적을 했다. 국민들이 재벌들에 불신을 나타내고 있지만 재벌들은 이런 국민들에 반응에 아랑곳 하고 있지 않다고 내다봤다.

르 몽드는 10일(현지시간) 일본 도쿄발 기사를 통해 “강해진 한국 대기업들이 중소기업들의 숨통을 막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르 몽드는 “지난해 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주최한 한국에서 경제성장과 동반한 고질적인 문제인 ‘부패’와 더불어 중소기업의 영역까지 마구 집어삼키는 거대기업 집단이 ‘재벌’의 탐욕이 새로운 명성을 누리고 있다”며 “이 두 가지 현상은 서로 관련돼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정부가 재벌들을 지원하면서 부정적 현상과 병폐를 고의적으로 눈감아주고 있다는 것이 르몽드고 바라보는 현재의 모습이다.

 

한국 경제대국이지만 비리 심해

르 몽드에 따르면 한국 정부가 거대재벌을 지원하면서 고질적인 부패에 들이대는 엄청난 잣대가 약해지면서 이 같은 상황에 놓였다. 한국대기업들의 문어발식 팽창을 지원하고 뿌리깊은 정경유착의 관행은 해가 넘길수록 심해지고 있다.

지난해 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주최한 한국에서 경제성장과 동반한 고질적인 문제인 ‘부패’와 더불어 중소기업의 영역까지 마구 집어삼키는 거대기업 집단이 ‘재벌’의 탐욕이 새로운 명성을 누리고 있다

한국은 경제성장에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선두에 있지만 지난해 국제투명성기구의 반부패지수 조사에서는 39위를 기록했다.

최근 발생한 부산저축은행 비리 사태와 더불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도 인정한 ‘삼성테크원’ 부정문제를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르 몽드는 이런 문제를 유교의식에도 문제가 있다고 내다봤다. 유교사회의 친인척 관계와 지연 등이 한국인의 의식 속에 깊게 자리잡고 있다는 점과 군사독재 유산까지 가세해 부패 관행의 모태를 형성하고 있다고 봤다. 또 1997~1998년 금융위기 이후 들어서 중도좌파와 정부들이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으려 했지만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또 대기업의 탈세 혐의 솜방이 처벌에 강하게 비판했다. 2007년 횡령혐의로 3년형을 구형받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2008년 탈세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이유로 대통령 사면을 받은 것에 형평성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재벌들 돈 되면 작은 기업들 죽여

르 몽드가 바라본 한국은 쉽게 ‘기업하기 좋은 나라’였다. 물론 재벌기준에 따른 것이다. 현재한국의 중소기업들 대부분이 특허나 기존에 없는 시스템(아이템)을 도입해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대기업들은 이런 시스템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물론 특허 침해를 한 뒤 문제가 생기면 특허 침해 소송을 내는 행위도 서슴치 않았다.

LG텔레콤과 특허침해 소송에서 승소한 뒤 현재 민사소송을 하고 있는 서오텔레콤, KT와 상표권 권리침해 소송 중인 이즈메이커, LG유플러스와 특허 침해 등의 소송을 진행 중인 레아정보가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이 가운데 서오텔레콤의 경우는 참담하다. 2004년 LG텔레콤이 처음 자신이 기술을 도용한 사실을 알고 특허침해소송을 냈고 2007년 승소를 했다. 5년 동안 소송으로 변호사 비용 등 법률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서오텔레콤 사옥까지 팔았다. 이제 특허 침해에 관련해 민사소송이 남았지만 얼마나 걸릴지 모른다.

최근 대기업과 소송을 벌였던 한 IT 벤처기업 관계자는 “재벌기업들과 상대하려면 독한 마음을 먹지 않으면 안된다. 비용, 시간 무엇보다 법률적인 문제에서 상대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며 “로펌까지 동원해 압박하면 중도에 포기하는 중소기업도 상당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돈 되는 사업은 무조건 벌이는 이유는

르 몽드는 “한국 재벌들이 지난 몇 년 동안 제국을 확대했다”며 “특히 이 과정에서 중소기업들의 고유영역이었던 두부, 커피, 피자 체인점과 포도주 등 주류 수입 부문까지 침범해 중소기업들의 숨통을 막고 있다”며 한국 중소기업들은 재벌 파워의 희생자들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논란이 됐던 삼성이 벌였던 소모성자재 구매대행(MRO)사업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실제 이 사업은 중소기업들이 벌였던 사업이지만 재벌기업들이 직접 손 되면서 사회적이 이슈로 떠올랐다. 삼성을 비롯해 SK, LG, 한화, 포스코, 코오롱, 웅진홀딩스 등의 회사들이 MRO사업을 벌였다고 국민들에게 큰 비난을 받았다.

실제 이들이 납품했던 한국전력, 남부발전, 동서발전, 전자통신연구원, 전기연구원, 강원랜드는 6~7월 대부분 계약을 해지했다.

재벌기업들의 이같이 쌍끌이 식 영업 전략은 MB정부가 들어서면서 부터다. 기업들의 많은 규제가 사라지면서 재벌기업들이 중소기업 시장까지 문어발식으로 뻗은 이유다. 규제가 사라지면서 시작된 것은 재벌들의 ‘일감 몰아주기’였다. 경영권 승계를 위해 비자금 혹은 오너일가의 재산증식을 위해 탄생한 대표적인 것이 MRO사업이다.

최근 정부도 이같은 도를 넘은 재벌기업들의 행동에 참을 만큼 참았다는 분위기다.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과세 방안 등으로 제약을 했지만 재벌기업들의 폭주행진을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외국에 소개된 재벌기업들의 유착에 정부가 과연 어떤 칼을 빼들지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