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의 진실 '나노 신기술의 함정'
4년간의 진실 '나노 신기술의 함정'
  • 최재영 기자
  • 승인 2011.0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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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만 4년 걸렸다. 7년 동안 공방을 벌였다. 정부가 새로운 혁신기술이라며 극찬했던 '나노 신기술'이야기다. 결국 이 기술은 허위로 밝혀졌다. 아예 새로운 기술이라고 내세웠던 '신기술' 조차도 없었다.

KBS2 '추적60분'은 3일 이 같은 내용을 다룬 '92억 환수, ‘나노 신기술’의 함정'을 방송한다. 정부를 믿고 기술에 투자한 일반인들의 피해가 심각했다. 정부와 연구기관 책임자도 검증자도 없었다. 서로 책임 회피에 급급한 모습이라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이다.

'나노 신기술'은 '빛이 없는 곳에서도 촬영이 가능하다'는 혁신 기술이다. 당시 세계 최초 개발로 소개됐고 산업자원부 장관까지 기술 시연에 참가했다. 언론이 이 기술에 의구심을 가져 문제를 제기했고 4년 검증 끝에 허위 기술로 밝혀졌다.

검증 이후 조치는 연구비 환수와 연구 개발자 국가 연구제한이 끝이다. 허위기술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정부와 담당연구기관은 아무런 제재나 책임도 지지 않았다.

4년 동안 벌이 검증 결과도 논란꺼리다. 국고 100억 원을 사용한 거짓 신기술은 사기도 연구부정도 아닌 '불성실한 연구로 인한 실패'라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제작진이 보는 사실은 다르다. 연구 개발자인 김모박사가 내세운 이 기술은 처음부터 본인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제작진은 일본의 나가무네 박사를 만나 김 박사가 논문과 기술 등 자신의 모든 것을 훔쳐갔다는 주장을 신뢰했다. 정부는 나노신기술 검증 이전에 '연구 진실성 검증'부터 했어야 한다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이다.

이 기술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뒤 얽혀 있다. '추적 60분'은 이 기술이 처음부터 허위기술임을 알았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준호 산업기술평가관리원 초대 원장과 뒤이어 조사 보고서를 조작하고 이번 사건을 마무리 하려 했던 서영주 전 원장, 그리고 국정감사에서 이 같은 내용에 대해 질의하는 국회의원에게 후원금을 전달하려고 해 파문을 일으켰던 최평락 원장이 그 대상이다.

결국 이 기술은 검증하는데만 4년이 걸렸지만 연구진실성 검증인 사실상 실패한 셈이다. 나노이미지센서 사업을 주관하는 지식경제부는 모든 책임을 산업기술평가관리원에 위임했다며 책임 회피했다.

이번 사건에 따라 정부는 국가 R&D사업을 제대로 관리 시행할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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