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산은지주 회장 공격경영 ‘가동’
강만수 산은지주 회장 공격경영 ‘가동’
  • 허정철 기자
  • 승인 2011.0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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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빗뱅킹 강화 시중은행과 경쟁한다

<뉴시스> 강만수 산은지주 회장
강만수 산은지주 회장의 공격 경영에 시중은행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산업은행이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 1조원을 달성하면서 국민․우리․신한․하나은행 등 시중은행 톱4와도 본격 경쟁의 신호탄을 올렸다.

특히, 시중은행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영업점 수와 카드업무 부재 등으로 대등한 경쟁이 어려운 상황에서 산업은행의 강점인 투자은행(IB) 업무와 인수합병(M&A) 수수료 등의 비이자수익 증대로 반기 첫 1조원 순이익을 기록했다.

산은은 시중은행에 버금가는 실적으로 성장가능성을 입증한 만큼 향후에는 타행 수준의 금리 정책과 금융상품 개발을 통해 수신고를 계속 늘려나갈 예정이다.

또한 수신기반 확대를 위해 민영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프라이빗뱅킹(PB) 업무를 강화해 고액 자산가 유치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상반기 순이익 '1조 원' 달성…수익포트폴리오와 차별화

유가 증권 이익·IB 업무 관련 수수료 대폭 증가 추세

 

산업은행, 반기 순익 1조 돌파

산업은행이 올해 상반기에만 순이익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두 배가 넘는 순익규모다. 적자가 계속되던 자회사들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 초부터 산은금융지주를 이끌고 있는 강만수 회장의 공격 경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김영기 수석부행장은 "금년 상반기에 당기순익이 1조 원을 넘었다. 산업은행이 지난해 당기순익이 4천 110억 원이었는데. 전년보다 148.6% 증가한 1조218억 원이다“고 밝혔다. 다른 시중은행과 달리, 이자 수익보다는 투자은행 업무를 통한 M&A, 신디케이션 수수료와 같은 비이자이익 부문 순익이 더 컸다.

적자에 허덕이던 자회사들도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KDB생명은 142억 원, KDB캐피탈은 396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산업은행은 영업 호조를 기반으로 수신확대를 위한 공격경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먼저 4%대 정기예금 상품을 앞세워 시중의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산은금융지주는 수신확대 뿐만 아니라 M&A도 계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김 수석부행장은 "우리금융 인수가 있었고, 지금은 좁혀진 상태이고 항간에 기업은행, 우체금융 얘기가 나오기도 했는데. 앞으로 기회가 좀 나아지면 M&A 쪽은 계속 보고 있다"고 말했다.

 

순익 증가 비결은 비이자수익 증대

산은이 높은 실적을 보인 것은 IB업무 수수료 수입과 유가증권 관련이익 등 비이자수익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비이자이익은 3591억 원, 유가증권이익은 6천114억 원으로 전년 상반기 대비 각각 8.6%와 62.4% 늘어났다.

먼저 이자차익은 높은 조달 금리와 기업대출경쟁 심화 등으로 전년 상반기(8552억 원)보다 6.4% 감소한 8004억 원을 기록했다. 산은은 6월말 현재 영업점이 57개로 1000여개 안팎의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등에 비해 2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점포부족에 따라 조달금리는 4.29%(5월 기준)로 예금은행의 3.03%보다 높고 순이자마진(NIM)은 1.61%(6월 말)로 시중은행(2010년 말)의 2.36% 보다 낮다.

하지만 비이자이익과 유가증권이익이 전년 상반기 대비 각각 8.6%와 62.4% 증가했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유가증권이익 포함)의 비율이 47.7%대 52.3%로 이자이익이 순영업수익의 70∼80%를 차지하는 타행과는 크게 다르다. 투자은행(IB) 업무의 강점을 바탕으로 한 프로젝트파이낸스(PF), 인수합병(M&A), 신디케이션 수수료 등 IB 수수료 수입 증대로 구조적인 어려움을 극복했다.

이 같은 투자은행 기법을 활용한 복합금융을 구조조정기업과 중소기업에 적극 지원하면서 유가증권이익이 크게 증가했다. 여신 사후관리 등 건전성관리를 강화함에 따라 신규부실도 감소해 대손비용이 대폭 감소했다.

김영기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은 "직원 1인당 당기순이익이 4억 원 정도로 시중은행보다 훨씬 크다"며 "재무구조 개선과 투자은행업무 중심의 수익성 강화 노력으로 이익이 양적으로 크게 확대되는 동시에 질적으로 기업투자은행(CIB)화 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라고 밝혔다.

강 회장은 "상반기 경영실적은 어려운 여건 하에서 이룬 놀라운 성과"라며 "산은금융그룹이 한국의 챔피언뱅크를 넘어 아시아의 파이어니어뱅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자"고 말했다.

 

고금리로 공략․․…시중은행들 바짝 긴장

산업은행은 영업 호조를 기반으로 수신확대를 위한 공격경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먼저 4%대 정기예금 상품을 앞세워 시중의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또한 수신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잇따라 주요 지역에 지점을 내면서 경쟁은행 지점보다 최대 0.5%포인트 안팎의 높은 금리를 주고 있다. 이 같은 산은의 영업 행태에 대해 시중은행들은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서울 강남의 A은행 지점장은 "시중은행은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금리를 지급하며 수십년 거래처들을 흡수하고 있다"며 “금리를 높여 맞대응에 나서자니 역마진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PB(프라이빗뱅킹)센터 지점장은 "산은이 높은 금리를 주는 예금과 산금채로 강남권 PB고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며 "마지못해 일부 역마진도 감수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산은은 지점 수 57개에 총수신액 3조 5000억 원으로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점포 수 1151개, 총 수신 201조 6534억 원)과 상대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금리에선 다른 은행들을 압도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책은행'이라는 신뢰감에 실리까지 더해지면서 타 은행과 저축은행에서 산은으로 예금을 옮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산은의 변화는 강 회장이 나서 주도하고 있다. 민영화를 위해서는 수신 기반 확대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산은은 상반기에만 4개 개인금융 지점을 열었고 가산점 성동점 용인점 녹산점(부산)에도 개인금융과 기업금융을 동시에 취급하는 점포를 냈다. 하반기에도 수도권에 20개 지점을 새로 개설할 예정이다.

산은 고위 관계자는 "작년 말 2조 2000억 원이던 총 수신을 올해 3조 5000억 원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는 상반기에 이미 달성했다"며 "점포가 늘고 인지도가 더 높아지면 4조 5000억 원까지 수신을 늘리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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