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외환은행 인수 막전막후
하나금융, 외환은행 인수 막전막후
  • 김노향 기자
  • 승인 2011.02.14
  • 댓글 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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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하나금융 인수 능력에 의심
고용승계·임금 삭감의 불안이 문제
금융계 양쪽 비난하는 의견 팽팽

외환은행의 위기는 97년 외환위기 때 시작됐다.

외환은행을 인수한 사모펀드 론스타의 적법성 논란에 이은 ‘먹튀’가 문제였다.

론스타는 매년 배당금을 챙겼고, 외환은행의 지분 51%를 하나금융지주에 팔면 4조6000억원이 넘는 돈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그간 배당금을 합치면 투자 원금의 2배가 넘는 이익을 보게 된다. 이 때문에 국부 유출이란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소송, 촛불 시위, 정문 점거… 하나금융지주에 인수될 외환은행 노동조합의 투쟁은 끝이 보이질 않는다.

외은은 1990년대 외국환 전문 은행으로 성장했지만 여러 차례 위기를 겪었고, 작년 하나금융의 지분 인수 확정 후 또 다시 위기를 맞고 있다.

연일 이어지는 강추위에도 외은 노조는 야외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100만 서명 운동까지 나섰다.

외환은행 노조가 강력하게 대처하는 것은 인수 후 고용 승계와 론스타의 먹튀, 그리고 하나금융의 인수자금에 대한 의혹 때문이다.

외은 노조는 “하나금융보다 차라리 산업은행에 인수되는 게 낫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나금융은 인수 능력에 대한 의심을 꾸준히 받으면서도 강력한 인수 의지를 피력해 역시 우려를 낳았다.

외은은 예전 홍콩 HSBC나 호주 ANZ은행 등이 인수를 추진했던 경험도 있는데, 그 때와 달리 내부의 반대가 이리도 격렬한 이유는 무엇일까.

외은의 직원들은 비록 민영화가 됐어도 예전 외국환 전문 은행이라는 자부심이 매우 크다. 그런데 하나금융의 인수 능력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불신이 있다.

외은의 한 직원은 “하나금융이 인수 자금의 절반 이상을 빌려서 인수를 하고 나면 결국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 절감에 나설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나은행은 계약직을 포함한 전체 직원이 9400여명, 전국 점포 수는 645개다. 외은은 직원 수 7300여명, 점포는 355개로 두 은행이 합병하게 되면 점포 수 면에서 여타 ‘빅3’ 은행과 비슷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점포 수가 비슷한 신한은행에 비해 직원 수는 3500여명이 더 많아지기 때문에 외은이 우려하는 바가 짐작이 된다.

노조의 입장에 대해 업계 한 전문가는 “노조의 주장이 극단적 면이 없지 않아 있고, 하나금융의 입장은 낙관적인 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하나금융은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제 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 자금력에 대한 의심을 다소 진정시켰는데, 인수를 위해 론스타에 지불할 금액은 공식적으로 4조6888억원, 최대 6조원 이상이 될 수도 있다.

유상증자 규모는 총 1조5000억원. 국내에서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금융지주 등이 참여할 예정이며, 규모는 2500억원 수준이다.

업계는 “미래에셋증권이 850억원, 한국금융이 75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나머지 자금은 해외 뮤추얼펀드에서 충당할 계획이다.

하나금융은 또 자회사 배당을 통해 2조2000억원을 확보했고, 회사채 발행으로 1조5000억원을 확보했다.
외은 노조는 또 다른 주주인 수출입은행의 지분 6.25%에 대한 태그얼롱(론스타와 동일한 가격에 매각할 수 있는 권한)을 최근 연기한 것에 대해 하나금융을 위한 특혜라고 주장하며 반발하기도 했다.
외은이 우려하는 것은 또 하나금융이 1100억원의 만기 회사채에 따른 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인데, 인수자금 외의 여유 자금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만일 무리하게 인수를 추진할 경우 그 부담과 부작용을 외은이 떠안게 될 수도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나은행은 외형적으로 볼 때 외은보다 자산, 인력 규모가 훨씬 크지만, 지난 2009년 순익은 외은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또 지난 3분기까지 연체율을 놓고 봐도 하나은행이 6대 은행 중 가장 높았던 반면 기업 대출 비중이 큰 외은의 연체율은 가장 낮았다.

실제로 지난 9월 말 기준 외은의 자산은 116조2000억원, 하나은행은 143조3200억원이었다. 외은은 하나은행 자산의 80% 수준이었지만, 순이익은 오히려 외환은행이 8190억원으로 하나은행의 7169억원보다 더 많았다.

▲론스타, 원금 두배 이상 이익챙겨 먹튀

외은의 매각은 론스타 먹튀 논란을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매각하면 투자 원금의 2배가 넘는 이익을 보게 된다. 이에 따른 세금은 어떻게 물게 될 지 주목되고 있다.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론스타가 외환은행의 지분 51%를 하나금융지주에 팔면 4조6000억원이 넘는 돈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또 다시 세금문제로 국세청과 한판 붙을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은 지난 2007년 당시 론스타가 외환은행 지분 13.6%를 처분했을 때 천2백억원의 법인세를 징수했다. 지분을 판 돈에서 취득금액과 비용 등을 뺀 후 세율을 적용한 것이다.

따라서 국세청은 이번에도 같은 방식으로 세금을 매길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국세청이 과세할 론스타코리아가 우리나라에서 문을 닫고 철수한 상황이라 과세가 어려울 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론스타가 세금을 물지 않으려고 일부러 철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실제로 3년 전 론스타는 외환은행 지분을 판 주체가 조세회피지역인 벨기에에 있어 세금을 낼 수 없다고 버틴 바 있다. 만약 이번에도 론스타가 법인세를 내지 않을 경우 주식을 사고 판 증권거래세 235억만 내게 된다.

론스타가 4조원이 넘는 돈을 챙기고 한국을 떠날 경우 이른바 `먹튀' 논란이 예상된다. 여기에 대응하게 될 과세당국인 국세청의 결정이 주목된다.

▲김승유 회장의 경영리더십 도마 위에…

두 은행의 합병 과정을 둘러싼 잡음은 노조 뿐만이 아니다.

최근 임기 연장을 결정한 하나금융의 김승유 회장은 외은 인수 작업을 마치기 위해 연임을 한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올 정도로 이번 일에 사활을 걸었는데, 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에 대한 태도가 서울은행을 인수할 당시와 크게 달라 비난 아닌 비난을 사기도 했다.

9년 전 김 회장은 론스타를 외국 자본이라며 몰아세웠는데, 그 때의 일이 이제 와서 문제시됐던 것이다.

또 외은이 하나금융과 합병 과정을 진행하면서 소액주주의 이익은 전혀 고려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KTB투자증권은 홍헌표 애널리스트는 “외은 소액주주의 이익이 향후 합병 관련 논의에서 반영될 가능성은 낮다”며 “외은의 수익성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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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hoho 2011-02-17 11:28:15
자기가 아는 자료만 가지고 정답인냥 운운 하는 형태는 지양 해야 할 듯 합니다.
도대체 지난 3분기 자료를 어디서 만들어 오셨는지
국내은행 현황 (2010년 9월 기준)
연체율 하나 0.70% , 외환 0.92% , 국민 1.2%
BIS : 하나15.73%, 외환15.63%, 국민 13.38%
급변하는 금융시장에서 뜬구름 잡기 보다는 실질적인 준비와 분석이 필요 할 듯 합니다.

박선미 2011-02-17 11:13:21
외환은행의 노조 주장이 억지라네요. 론스타의 대주주 자격은 몇년째 심사하지도 않는
금융위에 대한 얘기도 없고 현금털고 건물팔고 짜깁기 누더기자금도 모자라 투기편드 끌어들인 인수자금에 보람,충청,서울 인수하고도 못키운 하나금융 김승유의 경영능력을 의심하
는게 당연하건 아닌가요?

fjrzl 2011-02-17 08:45:18
3월 지나면 위약금 운운하면 한 금융회사의 계약이 아니라 우리 정부와 론스타가 계약 한것처럼 승인 몰아치는 느낌 ~ 한 개인의 노욕이 엄창난 재난을 불러 일으키네요 ~~

ralpdtncjq 2011-02-16 17:21:19
뒤집어 생각해보면 이정권이 론스타에게 발목을 잡혀 하나금융을 앞세워 론스타 무혈탈출을 돕는 것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까지 후안무치... 뭐 3월까지 인수승인 안나면 패널티를 물어??? 이것은 하나금융과의 계약이 아니라 우리정부와 계약한 것 같다는 의혹..아울러 승인심사에 관련된 기관장의 교체가 이를 반증하는 것이라고 본다. 단지 동문 연임시키기 위해서 이 엄청난 일을 묵인하고 있지는 않을 것 같다.

OH NO 2011-02-16 16:45:17
하나금융이 막연하게 외환은행과의 긍정적인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지만 여러 상황을 감안하면 요원할 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