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IPO(기업공개)에 소액투자자만 멍든다
엉터리 IPO(기업공개)에 소액투자자만 멍든다
  • 김아름 기자
  • 승인 2011.02.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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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치 19.8% 부풀려져…기관 상장후 투자금 회수
기관투자자 쫓아 투자한 개미 투자자만 상투잡기 십상

기업공개(IPO)를 할 때 상당수 회사가 공모주식의 가치를 부풀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업의 미래 수익을 추정한 경우 실제 실적이 77.6%에 불과했다. 이렇게 부풀려진 공모주식은 결국 투자자들에 손실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월 9일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은 기업공개(IPO)를 할 때 상당수 회사가 공모주식의 가치를 부풀려 공개했다고 발표했다.

금감원은 2008년1월1일부터 2009년12월31일까지 기업공개(IPO)를 실시한 104개 회사와 관련 주관회사 18개를 대상으로 공모주식 가치평가 실태를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60.6%(63개)의 주관회사가 다양한 가치평가 방법을 종합적으로 이용하기 보다는 주로 비교가치법의 일종인 주가수익률(PER) 방식에 의존했다. 가장 보편적인 방식인 PER를 사용한 회사(97사)가 적용한 PER의 평균은 13.1배로 시장평균(미국, 10.9%)보다 19.8% 높게 책정했다.

시장 기준보다 높은 PER를 적용한 회사의 상장 1개월 후 평균 수익률은 5% 수준으로 평균치(13.6%)의 절반을 밑돌았다.

반면 시장 기준보다 낮은 PER를 적용한 회사는 평균치의 2배에 가까운 24.6% 수익률을 냈다.

미래수익을 추정해 밸류에이션을 한 회사(59사)의 상당수는 추정 실적을 과대 산정했다.

44개사(78.6%)는 미래수익을 높게 추정했다. 평균적으로 실제 실적이 추정 실적의 77.6% 수준이다.

이에 따라 공모주에 대한 소액투자자에 투자주의가 요망된다는 지적이다.

 

공모주 67%이상 기관 배정

대부분의 공모주는 기관들에게 60%이상 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상장한 142개사는 공모물량(13조6000억원 규모)의 64.7%(8조5000억원)를 기관투자자에 배정했다.

기관투자자별로 자산운용회사(47.7%), 저축은행(10.5%), 증권회사(8.8%)에 대한 배정 비중이 전체의 67% 이상을 차지했다.

기관 투자자들은 IPO 주식을 상장 당일 34.2%, 4주 이내에 48%를 장내에서 처분했다. 특히 증권회사와 자산운용회사는 각각 배정수량의 81.7%, 66%를 상장 4주 이내에 처분하는 등 상장 초기 공모주식 대량매도를 주도했다.

일반적으로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하는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매도비중이 늘었지만 주가가 공모가를 상회하는 경우에는 매도비중에 큰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시장의 경우 주가가 공모가를 상회할 때 매도비중이 높았다. 기관투자자의 코스닥 공모주식 단기매도 성향이 드러났다. 반면 유가증권시장은 주가가 하회할 때 매도비중이 높았다. 또 상승시 매도비중 역시 20% 수준으로 제한적인 등 상대적으로 장기 보유했다.

소액주주 이봉성 씨(43, 회사원)씨는 “공모가치가 부풀려진 것을 알고 투자한 기관투자자들은 공모이후 곧바로 이익을 챙기고 빠져나간다. 한마디로 기관의 ‘먹튀’놀음에 소액 주주들만 멍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공모가 산정기준을 투명하게 공시해 투자자의 합리적인 투자판단에 도움을 주고 발행회사 및 주관회사의 적정 공모가 산정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공모 주관회사가 참여기관의 성향을 정확히 파악해 배정 순위등급(tier)을 구체적으로 구분한 뒤 중·장기 투자성향 기관투자자 위주로 물량을 배정토록 유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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