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회장 삐뚤어진 자식사랑”
“신격호 회장 삐뚤어진 자식사랑”
  • 이상준 기자
  • 승인 2008.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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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손 계열사에 지분 증여로 편법 논란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이 연초부터 편법증여 논란으로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마지막 날 장 마감 후 ‘야간 공시’(올빼미 공시)를 통해 증여세를 내지 않는 결손기업에 지분을 증여하면서 자녀들에 대한 편법증여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자녀들이 대주주로 있는 계열사에 2000억원대에 이르는 주식을 증여한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롯데그룹 측은 이번 증여가 롯데미도파 등의 누적 결손금을 해소해 취약한 계열사의 재무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법망을 교묘히 피해 부의 편법 세습을 시도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롯데그룹은 최근 영화관 매점 특혜 문제로 약 3억원의 과징금에 이어 이번 주식 증여가 모두 가족들의 이익을 좇다 벌어진 것으로 드러나자 재계 일각에서도 ‘삐뚤어진 가족사랑’으로 보는 관점이 높다. ▲주식 증여는 편법 상속용? 신 회장은 지난해 마지막 날 장마감 후 롯데미도파 등 4개 계열사에 롯데제과와 롯데칠성 등 다른 계열사 주식 일부를 증여했다고 공시했다. 평가액으로 2000억원에 상당하는 주식 이다.그러나 곧바로 편법 증여 논란에 휩싸였다. 그 이유는 신 회장의 주식을 증여받은 롯데미도파, 롯데브랑제리, 롯데알미늄, 롯데후레쉬델리카 등 4개사가 모두 신 회장의 자녀들이 대주주로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롯데미도파와 롯데브랑제리, 롯데알미늄의 최대주주는 신 회장의 아들인 신동빈 부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롯데쇼핑이고, 롯데후레쉬델리카의 최대주주는 신 회장의 막내딸 신유미씨다. 롯데미도파는 롯데칠성 주식 5만8250주를 포함해 7개 계열사에서 신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1716억2000만원 상당의 주식을 증여받았다. 롯데알미늄은 롯데건설 주식 4만8100주(50억원)를 증여받았다.롯데후레쉬델리카는 48억원 상당의 주식을 받았다. 그러나 이들 기업들은 공교롭게도 누적 적자가 엄청난 결손법인으로 롯데미도파는 2006년 말 기준 순이익 617억을 기록했으나 결손금이 3077억원에 달하고 있다.신 회장이 증여한 주식 평가액이 약 2000억원이므로, 전체 금액의 50%에 해당하는 증여세 부과액은 약 900억원에 달하지만 이 업체들이 결손법인으로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따라서 세금회피를 목적으로 한 편법 증여가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된 것이다. 한편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신 회장의 이번 증여가 롯데그룹이 지주 회사로 가기 위해 지분 정리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경쟁 기업과의 대조적 행보 롯데그룹의 이같은 행보는 유통업계 라이벌 신세계나 현대백화점과 대조적이다.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각각 2세 경영인인 정용진, 정지선 2세 경영 구도 후계작업을 마무리하고 법적인 절차에 따라 증여세를 냈다.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국내 상속 증여세 납부 사상 최대규모인 3500억원을 납부했고 연말 인사에서 30대 회장으로 승진한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2003년 이후 다섯 차례에 걸쳐 1700억원의 증여세를 냈다. 한편 롯데그룹(롯데쇼핑)은 지난해 말 신 회장 일가가 지배하는 회사에 극장 매점을 싼 값에 임대해 부당 이득을 취하게 한 것으로 드러나 3억2000만원의 과징금을 부여받았다.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수도권과 지방 소재 16곳의 극장 매점을 신 회장의 딸 신유미, 신영자씨가 각각 대주주로 있는 유원실업과 시네마통상에 적정가에 비해 15~37% 낮은 수준으로 임대해 부당 이득을 올리게 한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유원실업은 신유미씨가 42.18%, 서미경(유미씨의 모친)씨가 57.82%를 가지고 있는 가족 기업이며 시네마통상도 신격호 회장의 딸이자 롯데쇼핑 부사장인 신영자씨가 28.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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