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엇갈린 수장들의 명암
포스코 엇갈린 수장들의 명암
  • 권행원 기자
  • 승인 2007.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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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회장 최고가...전직 회장 최저가
포스코가 창사이후 최고의 황금기를 맞은 지금 현 이구택 회장과 전임 유상부 회장의 명(明)과 암(暗)이 너무나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최근 포스코 이구택 회장은 국제철강협회(IISI) 회장에 선출되었다. 이것은 한국 철강업계, 특히 포스코의 위상을 세계 철강업계가 인정한 결과다. 또한 이 회장은 파이낸셜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기회가 된다면 미국과 유럽에서 M&A파트너를 찾을 수 있다’고 밝힐 정도로 글로벌 M&A에 시동을 거는 등 포스코의 파워를 과시하고 있어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반면 유상부 전 포스코 회장은 지난 11일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심상철 부장판사)로부터 ㈜한국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 주식을 비싼 가격에 매입하도록 계열사에 지시한 혐의(업무상 배임 등)로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최악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유상부 전 회장 유상부 전 회장은 포스코 회장에 재직중이던 지난 2001년 정치권으로부터 해태 타이거즈를 인수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타이거풀스가 야구단을 인수할 수 있도록 자금 지원 명목으로 계열사 등에 이 회사 주식 20만주를 시세보다 비싼 주당 3만5천원씩 70억원에 매입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았다. 지난 97년 3월 ‘박태준 사단’의 막내로 포스코 회장직에 오른 유 전 회장은 재임시절 포스코의 실질적인 민영화에 기여했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정치권 외압의 희생양이 되어 결국 인생의 최대 오점을 남기게 됐다. 유 전 회장은 DJP연합이 정권을 잡은 뒤 회장직에 올랐는데, 박태준 명예회장의 후광이 절대적이었지만 회 장 취임 이후에는 ‘보스’와 일정거리를 두고 독자 노선을 시도했다. 그러나 정치적 영향력으로 회장직에 오른 그가 정치권과 거리를 두려는 시도 자체가 태생적 한계를 안고 있었다. 포스코의 살아있는 신화이자 살아있는 권력이었던 박태준 명예회장과의 불화는 유 전회장의 홀로서기 시도를 용납하지 않았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러한 유회장의 스타일로 인해 박 명예회장이 불편해 했으며 결국은 중도에 낙마하게 되는 비운을 겪게 됐다”고 전했다. 유 전 회장은 업무상 배임으로 기소된 이후 법정소송 과정에서도 포스코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회장직에서 이미 물러났으며 개인적인 비리로 치부됐기 때문이다. ▲이구택 현 회장 유 전 회장이 타이거풀스 사건으로 중도 사임한 뒤 포스코 사령탑을 2003년에 이어받은 사람이 이구택 현 회장이다. 이 회장은 물러난 유 전 회장의 잔여임기를 채우는 형식으로 회장직을 시작했지만 탁월한 경영성과를 보이면서 올 2월에는 연임에 성공했다. 포스코는 세계 철강 산업 호황에 힘입어 올해 들어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영업이익면에서 국내 최대기업 삼성전자를 앞질렀으며 주가도 삼성전자를 추월한지 오래다. 이 회장은 신기술 개발과 사업다각화, 세계 주요 철강회사의 인수 합병등을 통한 제2의 도약을 추진하며 주가 100만원 시대의 도래를 예고하고 있다. 포항제철 공채 1기로 출발해 34년 만에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른 이 회장은 ‘관리형 CEO’란 취임 초기 평가가 무색할 정도로 저돌적인 자세로 거함 포스코를 이끌어가고 있다. 또한 이 회장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철강협회(IISI) 정기총회에서 회장에 선임됨으로써 철강맨으로서 세계 최고봉에 올랐다. 국제철강협회장 자리는 명실상부하게 세계 철강업계를 대표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큰 영예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이 회장이 포스코의 최고 전문 경영인으로서 뛰어난 경영성과를 이룬 역량을 인정받지 못했다면 수장의 자리에 쉽게 될 수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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