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지표를 중심으로 한 기술적 접근
심리지표를 중심으로 한 기술적 접근
  • 동양종금 김주형
  • 승인 2003.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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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술적 영역에서의 점검이 보다 필요한 시점 - 선·현물시장의 관계에서 드러난 시장심리의 변화 -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저조한 종목군으로의 접근 해외 유동성 보강이 외국인 매수세를 뒷받침하면서 글로벌 유동성 장세가 확장되어 나타나고 있다. 국내증시는 9 월중순 이후 중기추세선을 하향 이탈하는 급격한 하락세를 경험하기도 했지만, 이후 반전형이라 할 수 있는 V 자 패턴의 주가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월말 일시적으로 순유출세를 보였던 미국 주식형 펀드는 이후 2주 연속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했으며, 특히, 아시아 펀드로의 자금유입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mergingPortfolio.com 에 따르면, 올들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주식펀드로 30억 달러의 신규 자금이 유입됐으며, 이는 2002년 중 순유입된 규모가 8억달러에 불과했다는 것에 비하면 크게 개선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본격적인 어닝시즌을 맞은 미국증시에서는 인텔이 예상치를 웃도는 분기실적을 내놓으면서 야후, 모토롤라에 이어 추가적인 지수상승을 주도했고, 국내증시에서는 시가총액 1위의 삼성전자가 컨센서스를 크게 넘어서는 사상최고치의 실적과 긍정적인 전망을 발표하면서 KOSPI가 이전 고점을 회복하기도 했다. 이번주 국내증시에서는 긍정적인 증시여건 - 해외 유동성 보강, 기업실적 개선, 미국경기 회복세 - 의 변화에 따를 것인지, 아니면 호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모멘텀의 약화 조짐을 보이는 지수 변화에 주목해야 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지난주말의 모습만 놓고 본다면, ‘삼성전자’라는 대형 호재를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지수가 약세로 마감됐기 때문에 추가상승의 한계를 보였다고 평가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강력한 유동성 유입 등 긍정적인 해외요인을 바탕으로 한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상승추세의 변화를 단정짓기도 힘든 상황이다. 결국, ‘현 주가수준이 과연 어디에 위치해 있는가’라는 기술적 영역에서의 점검이 보다 필요한 시점이라는 판단이다. 일반적으로 지수의 고점과 저점, 다시 말해서 시장의 과열과 침체를 판단하기 위해서 몇 가지 심리지표들이 이용된다.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지표들 중에는 거래량과 거래대금, ADR, 이격도, 예탁금회전율, 투자심리도 등이 있다. 경험적으로 지수의 변곡점에서는 거래량과 거래대금의 급증과 이에 따른 예탁금회전율과 투자심리도의 과열권 진입, 급격한 이격도 확장 등을 수반하게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최근 투자심리도가 80%를 넘는 과열 양상을 보인 것 외에는 우려할 만한 과열 내지는 고점의 징후가 나타나지 않은 상황이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오히려 그동안의 부진을 벗어나기만 기다리고 있고, 이격도, 예탁금회전율과 ADR 지표 등은 과거 경험적인 과열권 수준에 못 미치고 있다. 지수 이격도는 5일과 20 일이 최대 101.6 과 106.3 까지 확대되는데 그쳤고, 상승종목수와 하락종목수의 비율을 나타내는 ADR 지표(10일 평균)도 131%로 추세전환을 예상할 만큼 과열권(150% 이상)으로 보기는 힘들다. 또한, 예탁금회전율은 40% 전후로 과거 경험적 과열(70~80%) 및 금번 상승국면의 고점(50%대) 수준과 거리가 멀다. 이러한 기술적 심리지표들은 금번 상승국면에서 만큼은 신뢰성이 떨어지고 있다. 금번 상승국면이 과거와는 다른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기관과 개인 등 국내투자자들이 배제된체 외국인만이 주도하는 시세흐름이 전개되고 있다. 이격도 확대 등 쉽게 흥분하고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지 않게 된다. 둘째, 외국인투자가 주도로 인해 이들이 선호하는 대표우량주와 업종대표주들이 높은 상대강도를 유지하면서 종목·업종간의‘빈익빈 부익부’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종목별 시세 확산을 의미하는 ADR지표가 한 단계 낮은 수준을 유지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셋째, 과거 유동성 장세와는 달리 국내주식자금이 지속적인 이탈세를 보이고 있고, 투자주체들의 시장참여 부진으로 인해 거래대금이 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예탁금회전율에 대한 신뢰도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보다 본질적인 시장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현·선물시장간의 관계를 나타내는 시장베이시스는 또 다른 심리지표라 할 수 있다. 향후 예상되는 미래가격과 현재가격과의 차이가 투자자들의 미래에 대한 기대치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며, 특히 현 시점에서 시장베이시스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은 최근 급반등 과정에서 외국인 뿐만 아니라 PR 매수의 도움이 컸기 때문이다. 최근과 같이 시장베이시스가 확대된다는 것은 향후 예상되는 미래가격이 현재가격보다 월등히 높다는 것으로 투자자들의 과도한 낙관론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주말 시장베이스는 +0.87포인트로 올들어 두번째로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고, 5일 평균치로는 최고 수준까지 확대 되어 있다. 이러한 시장베이시스의 확대에 동반하여 매수차익거래잔고도 급증했다. 만기 직전일에 3426억원 까지 감소했던 매수차익거래잔고는 불과 7 영업일 만에 1조원 이상 증가하여 연중 최고치(6월 2일, 1조5189억원)에 근접해 가고 있다. 현재 시장베이시스와 매수차익거래잔고 수준이라고 한다면 추가적인 물량 유입도 기대해 볼 수 있지만, 잠재된 매물압박 요인이라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 시장베이시스의 급격한 확대는 곧 투자심리의 과도한 낙관, 다시 말해서 과열의 징후 중에 하나로 인식될 수 있고, 이는 과거 경험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2002년 이후 시장베이시스(5MA 기준)가 고점을 형성했을 당시의 매수차익거래잔고 수준과 이후 지수흐름을 살펴보면, 평균적으로 0.59포인트에서 시장베이시스가 고점을 형성했고, 매수차익 거래잔고는 1조470 억원 수준이었다. 현 수준은 평균수준을 상회하고 있다. 이후 지수흐름은 크게 두 가지 경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곧바로 조정 내지는 약세국면을 나타낸 경우로 2002년 4월 23일, 2002년 6월 19일, 2002년 7월 12일, 2003년 8월 1일, 2003년 9월 22일 등이다. 다음은, 상승 여진으로 인해 평균 2일 정도의 단기 상승 내지는 반등세를 보인 이후 조정 내지는 약세흐름을 이어갔던 경우로, 2002년 4월 2일, 2003년 5월 7일, 2003년 7월 3일 등의 경우다. 다만 2002년 5월 10일 경우는 결국 약세기조로 접어들긴 했지만, 이전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 연속적으로 나타나면서 반등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게 나타났다. 따라서, 최근 시장베이시스가 지난해 이후 고점을 형성했던 평균 수준을 상회하면서 투자심리가 과열 양상을 나타내고 있고, 매수차익거래잔고의 잠재매물 수준도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재 시장베이시스와 매수차익거래잔고 수준은 추가상승의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살펴 봤듯이 글로벌 유동성 장세의 컨셉을 가진 시장논리가 아직 유효한 만큼 강세기조의 급격한 하락 전환을 예상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가장 유용하다고 판단되는 시장베이시스 추이로 본 시장의 심리가 과열권 수준에 이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적극적인 매수가담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저조한 종목군으로의 순환매에 대비하는 매매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9월말 이후 강세국면에서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저조한 유틸리티 및 내수관련 업종들 가운데 외국인투자가의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유통, 전기가스, 음식료, 종이목재 등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가격메리트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 9~10월 저점대비 10월 17일 고가 까지의 업종별 지수등락률을 보면, 운수창고, 전기전자, 증권, 운수장비 등의 업종이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반면, 건설, 섬유의복, 종이목재, 의약 등 내 수관련 업종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 또한, 미국 소형주들이 여전히 높은 상대강도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증시에서는 대형주군의 상대강도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중소형 개별종목들 중심의 시장 접근이 바람직해 보인다. 동양종합금융증권 투자전략팀 김주형 스트래터지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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