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달은 나초 두아토, 그가 돌아왔다!
‘날개’ 달은 나초 두아토, 그가 돌아왔다!
  • 김영진 기자
  • 승인 2007.0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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빔 벤더스의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 무대화 해
유럽최고의 안무가로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스페인 국립 무용단(CND)의 예술감독 나초 두아토.
유럽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안무가 나초 두아토(Nacho Duato). 그가 다시 한국을 찾는다. 이미 2002년과 2004년 내한공연을 가졌던 나초 두아토는 전작을 통해 스페인적인 감수성과 서유럽적인 세련미로 관객들을 매혹시킨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나초 두아토가 직접 무용수로 출연도 할 예정이라 한국 팬들을 더욱 설레게 하고 있다. 실제로 그는 190㎝가 넘는 키에 무용수로서 갖춰야할 완벽한 몸매와 외모를 지니고 있다. 당초 나초 두아토는 2004년 내한했던 ‘멀티플리시티 (Multiplicity)’ 공연에서 직접 출연도 할 예정이었으나 내한 직전 부상으로 인해 내한을 취소하고, 그의 출연 없이 공연이 이뤄져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이번에 그가 선보일 작품은 빔 벤더스(Wim Wenders)의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를 무대화 한 ‘날개(Alas)’다. 특히 이 작품의 연출가는 현재 유럽 최고의 연출가이자 2002년 LG아트센터에서 공연돼 화제를 뿌렸던 ‘신곡’의 연출가 토마스 판두르(Tomaz Pandur)이다. 2002년 공연된 ‘신곡’은 1만4천행이 넘는 단테의 난해한 언어를 지옥, 연옥 그리고 천국의 강렬한 이미지로 형상화 해냄으로써 당시 공연계 최대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강렬한 긴장감과 전무후무한 극도의 에너지, 충격적이고 스펙터클한 무대는 관객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그는 이후 연극과 영화를 넘나들며 천재적인 통찰력과 과감한 연출로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해가고 있으며 21세기 세계 연극계를 이끌어갈 차세대 연출가로 손꼽히고 있다.
베를린 천사의 시’는 동서로 분단된 통일 직전의 베를린, 이 잿빛의 음울한 도시를 배경으로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인간들과 그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보는 천사의 여정을 시적인 영상과 철학적인 언어로 담아내 80년대 후반 독일에 엄청난 정치적·문화적 영향력을 끼쳤다. 이 영화에 깊은 영감을 받은 토마스 판두르는 이를 무대화하면서 천사역에 출연할 배우로 나초 두아토를 생각해 냈다고 한다. 그 결과 ‘베를린 천사의 시’는 나초 두아토의 감각적인 스타일과 토마스 판두르의 시적인 연출을 만나 원작 영화를 초월한 한 편의 극적인 시, ‘날개’로 무대 위에 거듭나게 된 것이다. 이 작품에서 나초 두아토는 인간에 대한 연민과 사랑으로 불멸을 포기하는 천사 다미엘 역을 맡아 공연 시간 내내 무대에 서 있게 된다. 한동안 무대로 복귀하는 것을 꺼려했던 나초 두아토는 ‘날개’가 예전의 춤과는 다른 느낌과 무게감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기꺼이 이 새로운 경험에 동참하게 됐다고 밝혔다. 깊은 교감과 성찰을 통해 무용과 연극, 어느 한 장르에 치우침 없이 새롭고 독특한 결합을 이뤄낸 이들 두 대가들이 ‘날개’에서 어떤 ‘몸부림’을 보여줄지 사뭇 기대가 크다. LG아트센터에서 6~8일까지 공연한다. 문의: 02-200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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