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투자문화를 선도하고 싶다
올바른 투자문화를 선도하고 싶다
  • 김영진 기자
  • 승인 2007.0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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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정영완 투자전략센터장
어느 해가 웃는날 오후, 한 출판사로부터 한권의 책이 배달돼 왔다. 검은색 바탕에 검은색 양복이 묘한 조화를 이루면서 원색의 칼라 넥타이가 눈에 확 들어왔다. 거기에 아무런 걸림 없는 웃음을 짓고 있는 세명의 남자들이 있다. ‘명품투자학’. 사진 참 잘 찍었다 싶은 책 표지도 좋았지만, 해맑게 웃고 있는 세명의 남자들이 삼성증권 ‘맨’ 이라는 점이 신뢰감을 더했다. 한국에서 ‘명품’이란 말이 결코 긍정적인 의미로만 쓰이지 않는 현실이지만, 왠지 읽어보고 싶고 또 저자를 한번 만나볼 기회가 생겼으면 하는 충동을 일게 하는 책이었다. “천천히 부자 되세요!” 이 책의 대표저자이자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을 맞고 있는 정영완 센터장이 기자에게 자신이 쓴 책을 건네며 앞장에 이렇게 썼다. 왜 하필 ‘천천히’ 부자가 되라고 할까? “묵직하게 시간에 투자하라는 뜻으로 이렇게 적었습니다. 오래 묵혀둘수록 그 맛을 더하는 발효식품처럼 장기적 관점에서 매력도가 높은 ‘장기투자우량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천천히 오래 부자되는 길입니다. 또 아직 노후를 대비하기에는 시간적 여유가 있으니 지금부터라도 천천히 준비하시라구요.” 이번에 책을 출간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도 정 센터장은 “최근 서점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백만장자 되는 법’과 같은 무모한 미션을 독자들이나 고객들에게 던져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어떠한 정보든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독자들 스스로 문제의식을 갖고 답을 찾아 나가는 실천과정이 필요합니다. 이 책으로 인해 독자들이 주식투자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해줄 수만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이 책에서 주식 트레이딩과 같은 얘기는 하지 않으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했으며, 현대인들의 수명은 늘어나는 반면, 은퇴시기가 빨라지고 있는 현실에서 그들이 제대로 된 노후대책을 하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그들이 능동적으로 자산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이 책을 쓰게 됐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그는 인터뷰 내내 줄곧 고객 혹은, 개인(투자자)들에게 돈을 많이 벌게 해주고 싶다는 말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왜 이렇게 개인에게 집착하는 것일까? “개인은 어떻게 보면 주식시장에서 ‘봉’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그들은 시장에서 거래 유동성을 공급하지만 수익을 제대로 내지 못하죠. 그래서 기관이나 외국인들은 이들을 좋아합니다. 한마디로 개인은 필요악 같은 존재죠.”
이러한 결론에 이르기까지 정 센터장은 개인투자자들의 투자패턴에 대해 꾸준히 공부해왔다고 한다. 개인들은 우량종목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시간’이라는 지렛대, 즉 오래 묻어두지 않기 때문에 번번히 실패의 쓴잔을 마신다는 거다. 그렇다면 증권사들이 이처럼 파이를 키울 수 있었던 이유도 개인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는 건가? “절대적으로 옳다고도 말할 수 없지만, 또 아니라고도 말할 수 없죠. 하지만 과거에는 증권사들이 고객에게 지속적으로 마켓 타이밍(단타매매)을 유도해 브로커리지로 먹고 살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러기 힘든 세상이 됐습니다. 고객의 신뢰를 잃는 증권사들은 오래가지 못하죠. 고객의 자산을 제대로 관리하고 최고의 수익률을 안겨주면 증권사도 같이 성장할 수 있는 ‘윈-윈 게임’이 돼야 합니다.” 그래서일까. 그는 과거 지점에서 영업을 할때에도 고객들에게 최고의 수익률을 안겨줘 최우수 영업직원상을 2년 연속 받았고 1999년도에는 35세라는 나이로 최연소 지점장이 되기도 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철저히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또 끊임없이 공부하는 정 센터장의 ‘원칙’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을 게다. 책을 내고나서 주위 반응이 어떻냐고 물으니, 잘 모르겠다며 애써 무관심함을 드러내는 정 센터장. 하지만 그 행복한 미소는 숨길 수 없는 모양이다. 아닌게 아니라 ‘명품투자학’이 출간된지 10일 만에 5천부나 팔려나갔다고 한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입은 불우이웃을 위해 전액 기부할 예정이라고 한다. 건전투자문화, 장기투자문화를 만들기 위한 최전선에 서 있는 정 센터장. 그는 오늘도 사회봉사활동차원에서 행복투자교실을 운영하며 대학이나 기업체에 강의 다니기 바쁘다. 그는 앞으로 자신이 필요한 곳이면 기업체나 개인을 가리지 않고 어떤 곳이든 찾아가서 만나고 싶다고 한다. 그의 ‘보이지 않는 힘’으로 인해 우리의 투자문화는 한층 성숙해져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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