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 反, 無장르의 동시대 다원예술 흐름을 만나다
脫, 反, 無장르의 동시대 다원예술 흐름을 만나다
  • 김영진 기자
  • 승인 2007.0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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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스프링웨이브 페스티벌
윌리엄 포사이스의 ‘흩어진 군중들’
21세기 현대예술의 새로운 움직임을 한 단어로 표현하라면 어떤 단어가 떠오를까? 아마 다원(Interdisciplinary)이 아닐까? 과거 예술이 연극, 무용, 음악 등으로 장르가 분화된 시대였다면, 동시대의 예술은 모든 분야가 상호 혼종·혼합되는 ‘다원예술’의 시대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런 다원예술은 장르뿐 아니라 예술의 경계, 시간, 세대 등 모든 것을 해체 혹은 재구한다는 특징이 있다. 서울에서도 5월 한달 동안 이런 선진 현대 예술의 흐름을 한눈에 만끽할 수 있는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다. ‘2007스프링웨이브 페스티벌’.(이하 스프링웨이브) 프랑스, 독일, 영국, 이탈리아, 미국 등 7개국에서 초대된 15단체의 혁신적인 작품들이 예술의 전당,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LIG 아트홀, 로댕갤러리, 토탈미술관 등 서울 전역의 주요 예술 공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리며 어느 하나 빼놓고 싶은 작품들이 없을 정도로 개성적인 작품들로 꽉 채워져 있다. 올해 처음 열리는 스프링웨이브는 날카롭고, 독창적인 시각으로 탈 장르화 이후의 보다 새로운 작품들을 한국에 소개해 한국 예술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킨다는 각오다. 그래서 단순히 해외공연을 국내에 초대해 소개하는 소극적 기획에서 탈피, 작가와 주제를 선정하고 이를 공동 제작하는 보다 적극적인 제작방식을 취한다.
아비뇽보다 먼저 선보이는 ‘에비뉴 조르쥬 맨델 36번가’ 그 대표작이 스프링웨이브와 아비뇽 페스티벌이 공동 제작하는 라이문트 호게의 ‘에비뉴 조르쥬 맨델 36번가’. 이 작품은 10여 년간 독일 대표적 안무가인 피나 바우쉬의 드라마트루기로 활동한 라이문트 호게의 작품이다. 그는 1989년부터 본격적으로 솔로활동에 돌입해 이미 유럽에서 독특한 안무가로 인정받고 있는 예술가다. 2001년 독일 프로듀서 협회가 수여하는 안무가상을 수상한 호게의 작품은 카이극장, 몽펠리에 페스티벌 등에서 제작·공연됐고 ‘에비뉴 조르쥬 맨델 36번가’는 서울 초연 이후, 7월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공연예정이다.
유럽 아방가르드 연극의 충격과 도발, 로메오 카스텔루치의 ‘Hey girl!’ 또한 유럽 아방가르드 연극의 최전선에 서 있는 로메오 카스텔루치의 신작 ‘Hey girl!’도 아시아 최초로 서울에 소개된다. 2006년 프랑스 가을 페스티벌(Festival d’Automne)이 제작하고, 파리 오데옹 극장(Odeon-Theatre de l’Europe)에서 초연된 ‘Hey girl!’은 르 몽드(le Monde), 휘가로(Figaro), 텔레라마(Telerama)등 현지 언론들의 극찬을 받으며 올해 유럽순회와 동시에 스프링웨이브에 초대된다. 유럽 아방가르드 예술가인 로메오 카스텔루치는 왜곡과 변신, 괴성과 독설, 충돌과 폭발, 잔혹의 극단에서 만나는 절대미학의 몽환적인 충격을 ‘Hey girl!’에 쏟아낼 예정이다. 그는 2003년 LG아트센터에서의 ‘창세기’ 공연 이후 두 번째 한국 방문이다.
예술의 벽을 해체하라! 스프링웨이브는 공연예술 안에서의 장르 해체뿐 아니라 미술과의 상호조우도 시도한다. 스프링웨이브의 개막을 알렸던 윌리엄 포사이스의 ‘흩어진 군중들’은 태평로의 로댕갤러리를 4천개의 흰 풍선으로 가득 채웠고 LIG 아트홀의 L Space 에서는 프랑스 현대무용 안무가 크리스티앙 리죠의 춤추는 오브제들이 최면적 환경에서 연출된다. 또한 30일까지 평창동의 토탈미술관에서는 영국 현대미술가 티노 세갈이 관객들과 인터랙티브하게 반응하는 개념미술(Conceptualism)을 선보이고 있다. 그리고 미술관의 지하공간에서는 프랑스 무대설치예술가인 나디아 로로가 동물털가죽으로 뒤집어 쓴 바위들로 무대를 꾸며 인간의 육체와 공간이 유기적으로 호흡하는 살아있는 공간으로 관객을 초대한다. 과거와 현대, 동양과 서양의 상호 소통 또 스프링웨이브는 뉴욕 일렉트로닉 언더그라운드 음악가 한 로우와 국내 사물놀이단과의 협연을 통해 전통과 현대를 교접시키고 프랑스의 ‘악동’ 안무가 제롬 벨은 태국 무용수와 함께 만든 ‘PK and Myself’를 가지고 스프링웨이브에 참가해 관객의 뜨거운 찬사를 받았다. 그 외에 스프링웨이브에서는 항상 도발적 무대로 관심을 끄는 안은미의 신작 ‘I can not talk to you’(말할 수 없어요)를 선보였고 전통적 극장 형식을 전복시키는 홍성민의 신작 ‘오페라의 요령’도 28, 29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이뿐 아니라 스프링웨이브는 한국 현대예술을 이끌고 나갈 차세대 발굴과 아시아와 유럽 예술가들 간의 국제 네트워킹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스프링웨이브의 홍보담당 이명연 팀장은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국제다원예술제인 만큼 앞으로도 매년 5월 한달간은 서울을 각국의 다원예술을 본격 발굴, 소개하고 제작하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 예정이며 더 나아가 한국이 현대예술의 아시아 허브로 성장하는데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문의:02-725-1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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