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 중국경제담당 주시쿤 애널리스트
[대우증권] 중국경제담당 주시쿤 애널리스트
  • 김민지 기자
  • 승인 2006.0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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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발 빠른 정보력 만리장성 넘어 세계로"
올해 세계 경제의 화두는 단연 ‘중국’이다. 해마다 거듭되는 중국 경제의 약진상은 눈부실 정도다. 이 상승세에 제동을 걸지 못한다면 앞으로 세계 경제의 중심은 중국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일까.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유쾌한 농담 한 토막을 들을 수 있다. 바로 “주시쿤(朱希昆·33)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모든 소식들을 알고 있다”는 것. 일명 ‘중국 소식통’이란다. 그도 그럴 것이 주시쿤 연구원은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중국인 애널리스트’이기 때문이다. 지난 4일 인터뷰를 위해 마주 앉은 자리. 그의 뚜렷한 이목구비와 이국적인 분위기가 조성하는 긴장감은 상당했다. 하지만 막상 얘길 나누다보면 상상했던 것과 다른 그의 모습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된다. 첫 질문으로 “왜 한국으로 공부하러 왔는지”를 묻자, 그는 주위의 권유 때문이었다고 대답했다. “처음에는 일본으로 유학을 가려고 했어요. 그런데 한국이 일본보다 기회가 많다는 서울대 교수이신 아버지 친구분의 조언에 따라 한국을 선택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잘한 결정 같아요.” 그는 이어 “또 제가 애널리스트의 길을 걷게 된 것도 우연한 기회였죠. 부모님이 모두 교수인 영향으로 저 역시 학자로 남고 싶었는데 취업 설명회에 참석했던 게 인연이 됐어요. 평소 새로운 세계에 대해 욕심이 많던 전 ‘그래 이거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껏 느끼지 못했던 호기심, 그런 거 있잖아요. 삶의 무기를 얻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중국 베이징공업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그의 첫 직장은 중국의 ‘DingXing 그룹’ 기획실이었다. 그러나 역시 한국 유학에서 인생의 전환점이 마련됐다. 지난 1999년 한국으로 건너와 서울대 대학원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2002년 8월 대우증권에 입사, 이때부터 중국 경제 담당 애널리스트로 명성을 떨쳤다. 현재 중국의 경제, 기업, 증권시장과 관련된 전반적인 사안을 도맡아 분석하고 있다. 특히 주 연구원이 중심이 돼 지난 2003년부터 격월간으로 제작하고 있는 ‘차이나 인사이트(China Insight)’는 기관 투자가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월 평균 5~6회 정도의 기관 프리젠테이션 요청이 있을 정도다. “인기비결은 뭐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더니 그는 머리를 긁적거리며 특유의 수줍은 미소를 짓는다. “차이나 인사이트의 강점이라면 중국 정보에 문외한(門外漢)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만큼 경제, 이슈, 산업, 주식시장 등 전반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요. 또 현장감도 빼놓을 수 없죠. 중국 친구들이 정부·기업 실무부서에서 맹활약하고 있고, 친동생 역시 중국 시베이증권 법인영업부 베이징지점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어려운 중국 관련 정보도 전화 한 두 통이면 해결할 수 있어요.” 요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중국 경제는 어떠냐고 물었다. “현재 중국은 증시와 경제가 정반대로 가고 있어요. 시장은 2002년부터 줄곧 하락하고 있는데 경제는 오히려 올라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발표대로 하반기부터 비유통주 문제가 해결되고, 시장에 새로운 투자자금이 들어오면 꽤 좋아질 것 같아요. 또 외국인 투자 제한도 점점 풀어주는 분위기입니다.” 올해 중국기업이 국내 증시에 상장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의 생각은 어떨까. “요즘 국내 증권사들이 주간사 계약 체결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비유통주 유통화 정책으로 인해 상장이 지연되고 있어요. 상장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몇 개월 더 지켜봐야 합니다.” 잠시 화제를 바꿔봤다. 한국에서 7년밖에 거주하지 않았지만 한국어 실력이 수준급이라고 칭찬했더니 ‘예의바른 청년’은 얼굴을 살짝 붉혔다. “처음 배우는 언어라 사실 어려웠어요. 그래서 TV를 보면서 배우기도 하고, 6개월 정도 어학당에도 다녔습니다.” 내친김에 또 물었다. 타국 생활에서 느끼는 외로움은 없냐고. “이국 생활의 외로움은 바쁜 생활 속에서 잊고 지냅니다. 그래도 따뜻하게 대해주는 직장 동료들이 있어서 덜 외로워요. 또 지난해 중국 국적을 가진 신입사원 루밍싱(路明星·24)이 들어왔어요. 저와 함께 중국 관련 리서치를 담당할 예정인데 기대도 되고 든든해요”라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2006년 새해 계획을 묻자, 단번에 “장가가야죠(웃음)”라는 솔직한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또 새로운 여러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동안 중국 경제쪽에 많은 비중을 두었는데 이제는 IPO(기업공개)나 IB(투자은행) 그리고 M&A(인수합병)쪽으로 업무 영역을 확대하고 싶습니다. 아무래도 올해는 일복이 터질 것 같아요.” 이어 “언제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부모님이 계시는 고향(중국)으로 다시 돌아갈 겁니다. 제 계획대로 중국의 금융회사에 가게 된다면 한국시장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는 주시쿤 애널리스트. 2006년 올해를 자신의 해로 만들지 무척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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