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근 회장 아들 자본잠식 영화사 0원 주식, 주당 5만원에 산 부영
이중근 회장 아들 자본잠식 영화사 0원 주식, 주당 5만원에 산 부영
  • 조진석 인턴기자
  • 승인 2023.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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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권_조진석 기자] 부영그룹 계열사가 이중근 회장의 아들 소유의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1주당 가치가 0원짜리 주식을 5만원에 사들이는 등 부당지원했다가 공정 당국의 제재를 받게 됐다. 상속·증여세법상 평가 가치에 비해 현저히 유리한 조건이라는 지적이다.

이중근 회장(좌) 이성한 영화감독(우)
이중근 회장(좌) 이성한 영화감독(우)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한기정)는 기업집단 부영 소속 대화기건이 부영엔터테인먼트가 실시한 유상증자에 참여해 45억원을 투자해 지원한 행위에 시정명령 및 과징금 3억 6천만 원(잠정)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10일 밝혔다.

1998년 설립된 대화기건은 이중근 회장의 배우자 나길순이 지분100%를 가진 대주주이다. 2009년 설립된 필름더데이즈가 모태인 부영엔터는 이 회장의 셋째 아들인 이성한 감독이 대표이사가 지분 100%를 보유한 1인 회사다. 대화기건은 부영엔터의 유상증자를 참여한 뒤 흡수합병하고 부영엔터로 법인명을 변경한다. 

부영엔터는 2010∼2011년 영화 제작을 위해 부영 계열사인 동광주택에서 45억 원을 차용한다. 이 돈으로 제작한 영화 ‘히트’가 흥행에 실패한다. 차입금 상환이 어려워지자 이 감독은 본인이 가진 부영엔터 주식 2만 주를 어머니가 대주주인 대화기건에 무상양도한다. 이후 대화기건은 부영엔터의 유상증자에 단독으로 참여해 45억 원의 신주인수대금을 낸다.

당시 부영엔터는 자본잠식 상태로 주식평가금액이 0원이었다. 하지만 2012년 8월 대화기건은 주당 5만 원(액면가 5000원)에 신주를 매입한다. 2012년 11월 6일 대화기건은 흡수합병 이후 상호명을 부영엔터로 바꾼다. 같은해 12월 31일 동광주택에 빌린 자금 45억 원과 미지급 이자 약 4억 원을 상환한다. 대화기건이 부영엔터의 빚을 대신 갚아준 셈. 자본 잠식 상태에 빠져 시장에서 퇴출 위험에 있던 부영엔터는 영화 제작 시장에서 기사회생한다. 이 같은 지원행위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3조 제1항 제7호 (부당한 자산·상품 등 지원)이라고 공정위는 판단한다.

공정위는 “부영그룹이 부실계열사 퇴출을 방지하기 위해 인위적이고 불공정한 방법을 활용한 것”이라며 “부영엔터는 경영능력·경쟁력과 무관하게 경쟁상 우위를 차지해 공정한 거래질서를 저해했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계열사를 통해 아들 회사인 부영엔터에 회삿돈 45억 원을 빌려준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20년 대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부영그룹의 동일은 이중근 회장이다.  부영은 소속회사(23개 계열사)의 자산총액 합계가 23.3조원이다.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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