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박동영 '부적절한 만남'...대통령 재가 없이 사전업무 개입'논란'
HUG-박동영 '부적절한 만남'...대통령 재가 없이 사전업무 개입'논란'
  • 조경호 기자
  • 승인 2023.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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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주총 CEO 결정→국토부 장관 제청→대통령 재가→임명
대통령 제가 前 박동영-HUG만남...보고받고 인사 방향 제시 의혹
박동영 파인우드프라이빗에쿼티 대표
박동영 파인우드프라이빗에쿼티 대표

[한국증권_조경호 기자]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CEO(최고경영자)리스크'에 몸살을 앓고 있다. 전임 권영택 사장 후임 CEO에 사모펀드(PE) 파인우드프라이빗에쿼티 박동영 대표의 내정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박동영 후보가 HUG임원과 극비 만남을 가진 사실이 밝혀지며 불공정 시비가 불거졌다.

부산발전시민재단ㆍ부산시민단체협의회는 지난 21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동영 HUG 사장 후보자가 최종 후보 발표 전에 이사회를 장악하고 임원을 만나 업무보고와 업무지시를 했다"면서 "국토부는 박 후보의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 대통령실은 공정한 인사를 진행하라"고 촉구했다.

박 후보자가 지난 8~9일 이틀에 걸쳐 서울에서 HUG 고위관계자들을 만나 인사 등 업무와 관련된 논의에 나선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드러났다. 8일 서울 모처에서 HUG관계자와 저녁 자리를 가졌다. 9일 오후 서울의 한 회의실에서 다시 만나 ▲깡통전세 문제 ▲경영상태 등에 대해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진다.

앞서 15일 박 후보자와 HUG임직원과의 만남이 알려진 뒤, 부산발전시민재단ㆍ부산시민단체협의회는 국토부에 해명을 요구했다.  해명을 요구한 내용은 △ 8일 박동영과 HUG 고위 관계자 간의 만찬 경위와 대화 내용 △ 9일 서울의 한 회의실에서 HUG 임원이 박동영에게 업무보고한 이유 △박동영의 지시에 의한 인사 단행 △부적절한 만남과 인사전행에 대한 국토교통부의 조치 촉구 등이다.

HUG 설립 근거는 도시기금법. 이 법의 제31조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장관은 공사의 업무를 감독하며 그 감독상 필요한 명령을 할 수 있다’라고 명시돼 있다. 32조에는 ‘그 밖의 감독상 필요한 지시를 할 수 있다’라고 폭넓게 정의하고 있다.

박동영 후보자와 HUG 간의 부적절한 만남에 대해 HUG관계자는 "5일 언론을 통해 박동영 후보자가 HUG사장에 내정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깡통전세 문제를 비롯해 HUG에 대한 현안 문제가 급박해 만남을 갖고 협의를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사장 후보자들에 대한 심의ㆍ의결한다. 27일 주주총회에서 5명의 사장 후보 중 1명을 최종 사장 후보자로 선정한다. 이후 국토부장관이 임명 제청을 거쳐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임명한다.

박동영 후보자와 HUG임직원이 만날 당시, 박은 후보자 신분이고, HUG임원이 기업 내부 문제를 논의했다는 점에서 부적적하다는 지적이다. 

박동영 후보자는 증권맨 출신으로, 주택 전세와 관련 보증 업무를 담당하는 HUG의 CEO로는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HUG는 문제가 산적해 있다. 전세사기, 깡통전세 등 사회 문제에 전면에 서 있다. 실제 전세보증금을 집 주인이 돌려주지 못해 HUG가 책임져야 할 전세반환보증의 대위변제액 규모가 눈동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1월 HUG의 대위변제액은 1692억원(769건)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523억원)과 비교하면 불과 1년 만에 3.2배 늘어난 수치다.

2022년 한 해 전세보증금 반환 사고 규모는 1조1731억원이다. HUG는 9241억원을 대신 돌려줬다. 임대인에게 회수한 금액은 2490억원(21%)에 불과했다. 7000억원가량 손실을 본 것이다. 결국 HUG는 지난해 1000억원가량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 이후 13년 만의 적자다.

HUG 사장 최종 후보인 박 전 부사장은 1961년생으로 대일고-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쌍용투자증권 국제부, 살로먼브라더스, 삼성증권 등을 거친 금융인이다. 대우증권에서는 글로벌마켓부문 대표(부사장)까지 맡았다. 대우증권을 떠난 뒤인 2016년에는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파인우드프라이빗에쿼티를 설립해 대표이사를 맡았다. 부친은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문교부 장관(1962~1963)을 지낸 박일경 씨이다. 

대일고는 1973년 처음 신입생을 받아 들이기 시작한 신흥 명문고이다. 대일고 출신은 오세훈(서울시장)·홍만표(변호사)·박형준(부산시장)·윤석규(전 청와대 행정관)·한선교(전 국회의원)·이건웅(법무바른 바른 변호사)·오규섭(법무법인 청풍 변호사)·이준섭(전 보험개발원 부원장)·정은보(전 금감원장)·오우택(한국투자캐피탈 대표)·신명혁(아주저축은행 대표)·이용택(월간 포브스코리아 편집위원)·이거산(주간조선 차장)·이성춘(스포츠서울 경영기획실)·송상호(경희대 경영대 교수)·정우봉(고려대 국문학과 교수)등이 있다.

서울대 경제학과는 윤석열 정부의 경제 핵심 인맥이다. 김소영(금융위부위원장)·이복현(금융감독원장)·강석훈(KDB산업은행장)·이창용(한국은행 총재)·문희성(수출입은행장)을 비롯해 이재근(KB국민은행장)·윤종원(전 기업은행장)·조동철(KDI원장)·주현(산업연구원장)·차문중(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정상혁(신한은행장)·이승열(하나은행장) 등이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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