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직장내 괴롭힘 얼마나 심해길래...결혼 3개월 새신랑 극단 선택
농협 직장내 괴롭힘 얼마나 심해길래...결혼 3개월 새신랑 극단 선택
  • 조경호 기자
  • 승인 2023.0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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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직장상사 B씨, 지속적인 직장내 괴롭힘에 농협직원 극단 선택
직장 내 괴롭힘 발견 후 업무 분리하지 않은채 조사 진행으로 괴롭힘 연속
농협직원 유서 @YTN캡처
농협직원 유서 @YTN캡처

[한국증권_조경호 기자] 농협의 직장내 괴롭힘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지속적인 상사의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한 사건이 발생했다.

고용노동부와 경찰에 따르면, 전북지역 한 군의 농협에서 직장 내 괴롭힘으로 결혼 3개월 차인 농협직원 A씨(33)씨가 극단 선택한 사건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2919년 전북지역 한 농협에 입사한다. 문제는 2022년 1월 간부 B씨가 부임하면서 A씨에 대한 지속적인 직장내 괴롭힘이 시작된다. 다른 직원들 앞에서 모욕적인 말로 A씨에게 자괴감에 들게 했다는 것. “왜 일을 그렇게밖에 못하냐”, “수매철인데 결혼식을 잡는 멍청한 놈" "머릿속에 뭐가 들어있는지 모르겠다” 등의 폭언을 한다.  이뿐 아니다. 개인적인 압박도 있었다는 것.  B씨는 “네가 뭔데 (이런 편한 곳에) 주차를 하냐”고 핀잔을 주거나 “너희 집이 잘사니까 랍스터를 사라”는 등의 말을 한다.

A씨는 괴롭힘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해 9월 27일 결혼식을 3주가량 앞두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다. 다행히 늦지 않게 발견돼 목숨을 건졌다. 이후 농협은 괴롭힘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농협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업무를 분리하지 않은 채 조사를 진행한다. 피해자의 피해 상태의 회복, 인격권이 보호되는 근무환경 확립이라는 조치는 없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함께 근무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모욕적인 직장 내 괴롭힘이 지속됐다.

행위자의 재발방지조치, 피해자가 피해사실이 없었던 상태로 돌아가 건강한 직장생활을 할수 있도록 노력했어야 함에도 농협 측에서는 A씨에게 휴직을 권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A씨 가족들은"농협 측의 미온적 대처가 극단 선택에 원인이 됐다"면서 "당시 A씨는 B씨의 괴롭힘으로 시작된 우울증 등으로 병원에 입원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A씨는 지난 12일 자신이 일하던 농협 근처에 차를 세워둔 채 다시 한 번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결국 숨졌다. 그는 가족들에게 유서를 남겼다.

유서에는 “열심히 해보려 했는데 사무실에서는 휴직이나 하라고 해서 (힘들었다)”며 “이번 선택으로 가족이 힘들겠지만, 이 상태로 계속 간다면 힘들 날이 길어질 거라는 생각이 든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던 것으로 알려진다.

A씨 동생은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형은 전북도지사 상을 받기도 할 만큼 열성적으로 일을 하던 직장인”이라며 “얼마나 괴로웠으면 이런 선택을 했는지 가족들은 한이 서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형은 괴롭힘을 당할 때마다 세세하게 노트북에 정황을 기록했다"면서 "이 사실을 알게 된 농협 측이 노트북을 무단으로 폐기하기도 했다. 이 사건을 제대로 규명하고, 형을 괴롭힌 간부와 이 사건을 방관한 책임자들이 합당한 처벌을 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A씨 가족들은 이날 고용노동부에 직장 내 괴롭힘 진정을 넣고 경찰에도 고소했다.

농협 관계자는 “매뉴얼에 따라 적법한 절차로 조사가 이뤄졌다. B씨에게 유급휴가도 제공하고 분리 조치도 이행했다”며 “만약 경찰, 고용노동부 등에서 조사를 요청하면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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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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