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일 현대제철 대표 '중대재해법 위반' 劍 송치...정의선 회장 'ESG위싱' 비판
안동일 현대제철 대표 '중대재해법 위반' 劍 송치...정의선 회장 'ESG위싱' 비판
  • 조경호 기자
  • 승인 2022.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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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위험한 외주화 사고 원인...다단계 하청 구조 해소 절실
현대차그룹 9건 중대재해 발생 9명 노동자 사망.. 사회적 책임 외면 비판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좌)과 안동일 현대제철 대표(우)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좌)과 안동일 현대제철 대표(우)

안동일 현대체철 대표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현대차그룹(정의선 회장)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이후 가장 많은 중대재해가 발생한 기업집단이라는 오명을 받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에게 제출한 중재재해발생현황(1.27~11.8)에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시한 76대 기업집단(그룹)중 9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해 9명이 사망했다. 설상가상 현대제철 안 대표까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기소되면서 정의선 회장이 강조해 온 사회적 책임이나 ESG경영이 위싱이라는 비판을 받게 됐다. ESG경영을 하지 않으면서 하는 척 눈속임한다는 지적이다. 

고용노동부는 25일 지난 3월 현대제철 충남 예산 공장에서 발생한 근로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현대제철 안동일 사장과 하청업체 등을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27일 밝혔다. 1월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대기업이 이 법의 위반으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된 것은 처음. 

앞서 3월 5일 현대제철 예산 공장에서 근무 중이던 하청업체 근로자 1명이 철골 구조물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1톤짜리 금형설비를 수리한 뒤 조립하는 과정에서 작업 중이던 20대 노동자 A씨가 사망했다. A씨는 다단계 하청구조의 맨 끝에 위치한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하청노동자이다. 

사고가 난 금형설비를 비롯해 현대제철의 모든 설비를 보유하면서, 공장 운영은 심원개발에 위탁했다. 심원개발은 중견자동차 부품업체  MS(엠에스)그룹의 계열사로, 같은 계열사인 MST(엠에스티)에 설비 정부 업무를 맡겼다.  MST는 또 다른 하청회사에 업무를 맡겼다고 사고를 당한 것이다. 

엠에스그룹은 지배구조 최정점 회사는 심원이다.  심원(송혜승 48.6%ㆍ이수연 18.2%ㆍ정병현16.2%ㆍ이정수15.0%ㆍ이태규1.8%)→   엠에스오토텍(코스닥상장/심원29.99%ㆍ이태규11.04%ㆍ이수연1.10%)→명신산업(유가증권상장/ 엠에스오토텍33.9%ㆍ심원11.6%)→심원테그(100%)→엠에스티(이동욱56.88%ㆍ엠에스오토텍28%)을 지배하고 있다.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위치한 최대주주 송해승 씨는 이양섭 회장의 부인이다. 슬하에 이태규 대표와 이수연 씨를 두고 있다. 

고용부는 현대제철 직원이 예산 공장에 상주하는 등 현대제철과 하청업체 사이 중대재해법상 책임관계가 있는 원하청 도급관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은 사업장을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는 사업주·경영책임자에게 종사자의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부과한다.  고용부는 해당 사업장을 지배·운영·관리하는 주체가 현대제철과 심원개발 간에 원하청 도급관계가 성립된다고 판단해 안 대표와 하청업체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중대재해법에 따르면 재해자가 하청업체 근로자라도 하청업체 사업주는 물론이고 원청의 경영책임자(대표이사)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기소되면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금속노조 포항지부
@금속노조 포항지부

현대제철의 사망 사고는 이뿐 아니다.

3월 24일 현대제철 자회사 현대IMC에 재직하는 노동자 B씨가 포항의 현대제철 2공장 사내 목욕탕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1주일 동안 72시간에 고된 노동으로 인한 과로사로 추정되는 사고였다. 4명의 노동자가 4조 3교대로 근무하는 마크네트 크레인 부서에 배치되어 일했는데, 소재 장입시 운영하는 동크레인(특수강을 운반하는 크레인)까지 운행하는 바람에 연장근로와 대체근로에 내몰렸다는 것. 

앞서 3월 2일에도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도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진제철소 내 제1냉연공장에서 근로자 1명이 숨졌다. 현대제철이 직접 고용한 무기계약직인 C모(58) 씨가  도금포트(용기)에서 아연 찌꺼기를 걷어내는 작업을 혼자 진행하던 중 포트에 빠져 숨졌다.

4년 전에도 같은 공정에서 유사한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D›씨는 목숨을 잃진 않았지만 화상을 입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사고 이후 도금포트 주변에 근로자 안전 강화를 위한 발판, 안전펜스, 안전고리(로프)등을 설치했다. 노동자들은 안전강화를 위한 설비도 중요하지만 근로환경 개선을 필요해 사측에 요구했지만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정의선 회장 ESG경영 숙제

정의선 회장의 ESG경영이 위싱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ESG경영을 적극적으로 실천해 사회와 모범적 소통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환경보호와 산업안전 분야에 대한 끝없는 투자와 노력을 통해 모범적인 기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ESG경영에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된 이후 고용노동부가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에게 제출한 중재재해발생현황(1.27~11.8)에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시한 76대 기업집단(그룹)중 9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해 9명이 사망했다. 대기업 가운데 처음 최고경영자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기소됐다. "환경보호와 산업분야에 모범적인 기업이 되겠다."는 정 회장의 신년사 약속은 불과 1년도 안돼서 공염불이 됐다. 이런 이유에서 정 회장이 강조해 온 사회적 책임이나 ESG경영이 위싱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회적 책임이나 ESG경영을 하지 않으면서 하는 척 눈속임한다는 지적이다. 

김선제 성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사회적 책임이나 ESG는 비재무적이지만 기업의 성장을 가늠하는 지표이다. 현대차그룹이 소유와 경영 분리가 아닌 3대를 이어온 오너 경영을 선택한 만큼 ESG경영을 통해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처럼 기업의 재무적 성과 만을 통해 기업을 유지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ESG경영을 통해 기업과 사회가 더불어 발전하는 모델을 만들어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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