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만기도래하는 빚 많아 자금시장경색 지속시 유동성 위기 맞을 수도
롯데건설이 PF(프로젝트파이낸싱) 중단 등 단기자금시장 경색으로 외부자금 조달이 어렵게 되자 계열사 차입과 유상증자로 거대규모의 차환부담 위기를 일단 넘겼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건설도 다른 건설사들과 마찬가지로 부동산 경기침체로 공사대금 회수가 원활치 못하고 제2금융권에서 PF(프로젝트파이낸싱) 돈줄이 막히면서 자금 부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당장 연내 만기가 돌아오는 자산유동화증권을 갚을 보유 유동성이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달 21일부터 12월 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롯데건설 신용연계 유동화 증권은 총 3조 1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집계됐다. 이달 만기가 1조 3970억 원, 12월 만기가 3472억 원이다. 롯데건설은 연내 자산유동화증권(ABCP), 전자단기사채(ABSTB) 1조 7000억 원을 차환 또는 상환해야 할 상황이다. 그러나 부동산경기가 얼어붙으면서 공사대금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고 자금시장의 돈줄도 막혀 빚 상환이 막막한 실정이다.
결국 롯데건설은 계열사에 손을 내밀었다. 최근 계열사들로부터 최근 1조 원을 조달했다.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롯데케미칼(875억 원)·호텔롯데(861억 원)·롯데알미늄(199억 원)에서 2000억 원을 받는다. 대주주인 롯데케미칼로부터는 5000억 원을, 롯데정밀화학으로부터 3000억 원을 빌렸다.
롯데건설은 계열사 지원으로 일단 빚 상환 고비를 넘길 수 있게 됐다. 지난달 롯데케미칼로부터 빌린 5000억 원은 10월 차환에 활용했다면 남은 5000억 원에 자체 현금 7000억 원을 합쳐 11월 만기도래액을 맞출 수는 있다.
그러나 롯데건설의 타들어 가는 돈 가뭄으로 이 정도 자금으로는 해갈이 어렵다. 보유 현금 모두 활용할 수는 없는 만큼 12월 말까지 추가 자금 조달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롯데건설이 아직도 남아 있는 연내 만기도래 신용연계 유동화증권을 상환해야 하기 때문에 추가 자금조달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단기자금시장의 경색현상이 풀리면 별 문제없이 위기를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연말에 가서도 자금시장이 풀리지 않으면 돈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 처하면 부도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 계열사에 긴급차입을 요청하는 수밖에 없는데 문제는 계열사 사정도 녹록하지 않다는 점이다.
롯데건설 대주주인 롯데케미칼은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이 53%, 순차입금 비율은 7%로 비교적 안정적인 편이다. 다만 일진머티리얼즈 지분 인수(2조 7000억 원)를 위해 내부 자금 1조 원을 소진할 예정이다. 악화한 업황에 3분기 영업손실(4239억 원)을 기록해 2분기 연속 적자를 봤다. 롯데정밀화학 역시 보유 현금을 모두 지원했다.
한신평은 “롯데그룹의 지원하에 자금을 조달해 연내 도래 PF 어음은 대부분 대응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1조 원 이상의 은행권 차입, 담보대출을 포함한 유동성 확보 방안의 최종 실현 여부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