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걸핏하면 산재사고…방만경영·기강해이 탓
코레일, 걸핏하면 산재사고…방만경영·기강해이 탓
  • 한상설 기자
  • 승인 2022.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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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호 탈선사고’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거짓말만 늘어놓아
중대재해법 시행된 올해 사망사고 4건…안전대책은 보여주기용?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의 안전문제에 대한 무사안일과 기강해이는 심각하다. 최근 영등포역에서 발생한 무궁화호 탈선사고에 대해 사태파악을 못하고 거짓말만 늘어 놓는다. 산재사망 사고가 잇따라도 안전망엔 구멍이 숭숭 뚫려있다는 사실이 입증됐으나 여전히 안전불감증에 젖어있다.

코레일은 안전부재의 대표적인 공기업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경영진의 방만경영과 안전의식 부재 탓이다. 과감한 혁신을 단행하지 않을 것 같으면 고객과 노동자의 생명 위협을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 시민사회단체 등에서는 코레일에 개혁의 메스를 가해야 하고 국민감사청구를 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6일 오후 8시 52분쯤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역 인근에서 승객 279명이 탄 무궁화호 열차가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열차 운행 주체인 코레일은 부상자 발생도 없고 1호선 전동열차 운행도 정상운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코레일의 안이한 대응 때문에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서는 출근길 대혼잡이 빚어졌다.

코레일 측은 사고 직후 승무원들이 사고대응 매뉴얼에 따라 승객들을 철로 옆 도로를 따라 안전하게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고 직후 코레일은 부상자 수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코레일은 사고 발생 초기 부상자가 0명이라고 발표했으나 이후 부상자 수는 34명까지 늘어났다.

지난달 11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 국정감사에 참석한 나희승 한국철도공사 사장. (사진=뉴시스)
지난달 11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나희승 한국철도공사 사장. (사진=뉴시스)

코레일 측은 이에 대해 코레일 자체 조사에서는 부상자가 없었는데, 추후 소방 쪽에서 실시한 조사에서 다쳤다고 신고한 사람이 급격히 늘어난 것이라는 옹색한 변명을 하면서 책임을 회피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코레일의 더욱 한심한 행태는 사고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점이다. 코레일 측은 “속도를 줄이고 역으로 진입하던 과정에서 열차가 탈선했다는 것 이외에 추가로 밝혀진 것은 없다”고만 말했다. 코레일은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가 나와야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있다는 입장만 밝히고 있다. 코레일 스스로가 전문가이면서 탈선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는 무능을 보였다.

코레일은 시민들이 수도권 전철운행 차질에 잘 대응하도록 관련 정보를 신속하게 전하지도 않았다. 코레일은 사고 발생 이후 1시간 40분여가 지난 시점에 언론기관에 배포한 자료에서 “KTX와 일반열차는 지연운행이 있지만, 1호선 전동열차는 상·하행 모두 정상운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코레일은 7일 KTX·새마을호·무궁화호 등 일반열차 228편의 운행을 중지하거나 조정했다. 특히 수도권 전철의 운행도 대폭 조정했다. 코레일은 동인천~용산 구간을 운행하는 급행전동열차를 동인천~구로 구간까지만 운행하는 등 3개 전철 노선의 운행을 단축했다. 또 영등포~광명 구간을 운행하는 셔틀전동열차의 경우는 운행을 완전히 중지시켰다.

코레일은 전동차 운행이 차질을 빚게 됐다는 정보를 스마트폰 코레일톡과 코레일홈페이지 등에 공지했지만, 전동차 이용객들에게는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 한마디로 코레일은 총체적 안전부실상태에 놓여있다. 붕괴된 안전시스템을 방치할 것 같으면 산재사고는 앞으로도 빈발할 것으로 보인다.

코레일의 안전불감증은 이미 고질병이 된 탓인지 걸핏하면 산재사망사고가 발생한다. 지난 5일 오후 8시20분경 경기 의왕시 오봉역에서 시멘트 수송용 벌크화차의 연결·분리 작업을 하던 30대 직원 A씨가 열차에 치여 사망했다. 함께 근무하던 20대 동료 B씨도 과호흡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번 사망사고는 지난 1월27일 중대재해법이 시행된 이후 코레일의 사업장에서 발생한 네 번째다. 국토교통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조사에 나섰다. 고용노동부는 사고 현장에 감독관을 파견해 작업을 중지시키고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법 위반 여부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올해들어서만 중대재해가 네 차례나 발생했는데도 코레일은 뒷북 땜질 처방에 급급했다. 올해 들어 첫번째 발생한 사고에서 안전대책을 제대로 마련해 이행하고 안전수칙과 교육을 대폭 강화했더라면 사고는 재발하지 않았다.

그래놓고서는 나희승 코레일 사장은 지난 3일 원희룡 국토부장관이 주재한 ‘철도안전 비상대책회의’에서 중대재해 예방 대책을 제시했다. 일각에서는 나사장의 대책은 사고 발생시 내놓았던 대책을 재탕, 삼탕한 수준으로 새로운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한다.

당시 나 사장은 “중대재해 예방 대책으로 작업자의 안전을 관리 감독하는 순찰활동(패트롤)과 위험인자를 발굴하는 위험성 평가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중대재해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다중 안전설비 보강 및 투자와 사장 직속 비상안전대책 테스크포스(TF)를 운영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이런 내용들은 사고 때마다 코레일이 제시한 단골 처방전이다.

나사장이 이같은 대책을 내놓은 지 이틀 만에 또다시 사고가 발생하며 철도근무자 사망사고에 대해 코레일이 좀 더 강력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책이 내용이 없다는 것도 문제지만 사고 후 시간이 지나면서 대책은 제대로 실행되지 않고 흐지부지되는 것은 더욱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코레일은 안전문제에 총제적 부실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게됐다.고용노동부 측은 “지속적으로 중대재해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엄정 수사해 의법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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