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준금리 대폭 인상에 '주담대' 금리 9% 돌파 초읽기
美 기준금리 대폭 인상에 '주담대' 금리 9% 돌파 초읽기
  • 한상설 기자
  • 승인 2022.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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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 4차례 연속 기준금리 0.75% 인상…한은도 24일 기준금리인상 확실시
기준금리 인상·예적금 상승에 이달 코픽스 상승시 연말 주담대 상단 9% 돌파

미국이 네 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한국은행도 오는 24일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 경우 연말에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상단은 9%를 돌파한 데 이어 내년 초에는 10%를 넘어설 전망이다. 서민차주들은 급격히 늘어난 원리금상환 부담에 생계를 이어가가 어려운 상황에 처하고 취약차주들의 디폴트사태도 속출할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성명을 내고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린다고 밝혔다. 연준은 가파른 금리 인상에도 물가가 잡히지 않자 사상 첫 4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조치를 취했다.

제롬파월 미 연준 의장.(사진=뉴시스)
제롬파월 미 연준 의장.(사진=뉴시스)

이에 따라 현재 3.00∼3.25%인 미국 기준금리는 3.75∼4.00%로 상승 최근 15년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연준의 이번 조치로 미국과 한국(3.00%)의 기준금리 격차는 0.75∼1.00%포인트로 더 벌어졌다. 1%포인트는 가장 가까운 한미 금리 역전기(2018년 3월∼2020년 2월) 당시 최대 격차와 같은 수준이다.

한미간의 금리 차도 더욱 벌어지게 돼 외국자본 유출 등에 따라 우리경제의 피해가 우려된다. 그만큼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자금의 국내시장 유출이 더 심해지고 원·달러환율이 더욱 치솟아 원화의 돈 가치가 더욱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원화 약세는 수입 물품 환산 가격을 높여 인플레를 부추길 우려가 있다.

한은도 기준금리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오는 24일 6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 확실시된다. 다만 인상 폭은 아직 유동적이다. 그렇지만 미국의 이번 기준금리 대폭 인상 이후 원·달러 환율이 치솟고 물가가 더 뛰거나 외국인 자금이 기조적으로 유출 조짐을 보이면 한은은 10월에 이어 두 차례 연속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은행들의 대출금리도 더욱 상승해 차주들의 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오는 24일 기준금리를 대폭 올리면 연말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상단은 연 9%대에 진입하고 내년엔 10%대에 들어설 수도 있다. 한은의 잇따른 인상으로 기준금리가  4%선으로 높아지면 이미 7%를 넘어선 주담대 금리 상단은 연말이나 내년초에는 상단은 9~10%선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 1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06~7.551%로 집계됐다. 지난 9월 30일(4.51∼6.813%)과 비교해 상단이 0.738%포인트(p) 올랐다.주담대 변동금리의 지표금리인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지난달 17일 2.96%에서 3.40%로 0.44%p나 뛰었기 때문이다. 코픽스가 3%를 넘은 것은 2012년 12월(3.09%) 이후 9년 9개월 만이다.

이달 15일 은행연합회에서 발표하는 코픽스 금리가 또 오를 것으로 보여 주담대 변동금리도 추가 상승해 주담대 금리는 곧 8%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픽스 금리 결정에 결정적 원인을 제공하는 예·적금 금리가 계속 오른 만큼 이달 코픽스 금리는 지난달 보다 더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은행들은 자금시장 경색현상을 해소하는 역할이 강조되는 상황서 필요한 자금조달을 예·적금 확대를 통해 할 수밖에 없어 수신금리 인상과 대출금리 인상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은 이번으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연준은 내년 1분기 기준금리를 5%대로 올릴 것으로 유력시 된다. 내년 3월부터 7월까지 미 기준금리가 5.00~5.25%로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은도 내년 초 기준금리를 추가인상이 불가피하게 된다. 미 기준금리가 5%대로 오르면 우리나라 기준금리 역시 4% 선을 뚫을 가능성이 높다.

시중은행의 대출금리인상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앞으로 대출금리 급등으로 차주 빚 부담은 갈수록 늘어나게된다는 얘기다. 채무상환부담으로 금융취약자들의 삶은 갈수록 어려워 질 전망이다.

한은 데이터에 따르면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할 때 대출자 전체 이자 부담은 연 3조45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8월 이후 8차례에 거쳐 기준금리가 2.5%p 오른 것을 고려하면, 1년여 만에 가계 이자 부담은 34조5000억원 불어난 셈이다. 차주 1인당 평균 연이자 부담 증가액은 약 163만원 가량이다. 많은 금융취약 차주들은 이자를 내고 나면 생계를 잇기가 막막한 상황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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