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컴 김상철 회장, 코인 조작으로 비자금 조성?…경찰 압수수색
한컴 김상철 회장, 코인 조작으로 비자금 조성?…경찰 압수수색
  • 한상설 기자
  • 승인 2022.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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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한글과컴퓨터에 대한 압수 수색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철 한글과컴퓨터 회장이 코인 시세를 조작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혐의다.

이와 관련, JTBC가 입수 녹취록을 근거로 김 회장의 비자금조성 의혹을 제기한 지난해 10월 25일의 보도내용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당시  JTBC는 작년 4월에 상장된지 30분 만에 가격이 천배 넘게 오른 가상화폐 '아로와나 토큰' 발행사의 실소유주가 김 회장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김 회장은 이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하려한 정황이 포착됐다는 사실도 전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20일 한컴 본사와 김상철 회장 자택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김 회장을 둘러싼 의혹은 한컴이 주도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에서 발행한 코인 '아로와나토큰(ARW)'과 연관돼 있다. 한컴 계열사인 한컴위드가 아로와나 재단에 투자했고, 금바우처 거래 수단 등에 ARW를 사용하게 한다는 사업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김 회장은 이 사업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JTBC는 지난해 10월 김 회장의 육성 녹취록을 입수, 토큰사업을 통한 비자금 조성 정황을 보도하면서 김 회장의 아로와나 토큰을 둘러싼 비자금 조성의혹이 불거졌다.

JTBC 녹취를 통해 아로와나 토큰의 실 소유주가 김 회장이라는 이면계약이 존재한다며, 김 회장이 자신의 아들이 토큰을 관리하게 하고 비자금 조성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취재진이 입수한 관련 녹취 파일에는 비자금을 만들라는 김 회장의 육성이 담겨 있었다고 밝혔다.

한컴그룹 김상철 회장이 아들에게 토큰 관리를 맡겼다는 취지로 언급한 녹취록 부분을 자막 처리한 JTBC 영상. 배경인물은 김 회장.  (사진=JTBC 뉴스영상 캡처)
한컴그룹 김상철 회장이 아들에게 토큰 관리를 맡겼다는 취지로 언급한 녹취록 부분을 자막 처리한 JTBC 영상. 배경인물은 김 회장. (사진=JTBC 뉴스영상 캡처)

당시 보도 내용을 보면 김 회장은 측근 인사와 통화에서 자신이 자본금이 840만원에 불과해 페이퍼 컴퍼니로 보이는 아로와나 테크의 실소유주임을 비쳤다. 싱가포르 업체인 '아로와나테크'가 이 토큰을 발행하고 윤 모씨가 초대 대표이사를 맡았는데 김 회장은 지난 1월 윤씨에게 1천만 원을 빌려주면서 아로와나테크 주식 100%를 담보로 잡는 계약을 맺어 자신이 이 회사 실소유주라고 측근에게 말했다.

김 회장은 녹취록에서 ”아로와나 소유가 나다, 이렇게 이면계약이 돼 있지. (예예, 그렇게 돼 있습니다.) 오케이, 알았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토큰 발행 회사와 연관이 없는 인사를 토큰 관리자로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며 자신의 아들을 언급한 부분도 들어있다. 그는 ”우리 회사하고 전혀 연관이 없어야 될 것 아냐. 김OO(김 회장 아들)은 지금 한컴 소속이 아니거든.“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비자금을 만들라면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 우리가 이제 비자금을 만들어서 예를 들면 한 500만개씩 10명에게 줘서 돈을 만드는 방법, 이것도 OOO하고 상의를 해.“라고 말했다. 당시 일부 가상화폐 전문가는 한컴이 투자한 회사가 실제는 자신들의 소속이라면 불완전 판매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컴 사례는 금융상품의 불완전판매로 금융소비자에 큰 손실을 안길 수 있다는 점에서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더욱 심각한 것은 가상화폐가 기업 오너의 비자금 창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결정적 사례라는 데 있다.

이에 대해 당시 김 회장 측은 비자금을 조성하거나 조성하려 한 사실이 전혀 없고, 아로와나 토큰은 운용 계약상 어떤 개인도 소유할 수 없도록 돼 있다고 했다. 또한 녹취 파일 제보자가 대화를 편집하거나 왜곡했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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