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추리 소설 ‘천재들의 비극’] 제117화-지구촌 인류의 궤멸
[과학추리 소설 ‘천재들의 비극’] 제117화-지구촌 인류의 궤멸
  • 이상우 언론인·소설가
  • 승인 2022.10.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간이 성욕이 없어지면 섹스를 하지 않게 되고 그 결과는 아무도 임신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면 대가 끊어지고 얼마 못 가 지구상에는 새로운 아이가 탄생하지 않는 거죠.

인류가 멸망합니다. 부끄러움도 욕망도 없는 인간, 그것이 에덴동산의 사과를 따먹기 전 아담과 이브라는 것이 그 종교의 교리입니다.”

“하지만 그걸 복용하거나 체내에 집어넣지 않으면 그만 아닙니까? 그런데 어떻게 인류를...” 

“그 나노바이오는 어느 나라건 강물에 한 방울만 뿌리면 맹렬한 속도로 증식되어 하루 만에 전 국토의 하천을 모두 오염시킬 수 있는 무서운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든 수돗물은 그 나노바이오로 오염되지요.”

“정말 그게 가능합니까?”

“물론입니다. 변하진과 한수지는 그 연구를 거의 완성 단계에까지 이끌었습니다.”

나는 근 세 시간에 걸쳐 진술을 하고 나왔다.

나왔다기 보다는 풀려났다고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들은 내가 나노바이오 사업에 어떤 형태로든지 개입하지 않았나 하고 집요하게 캐물었다.

진술을 하는 동안 한국바이오 컴퍼니에서 엄청난 일을 저지르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

배후에는 크리스틴이라는 여자를 통해 이루어진 비밀 접선망이 있어 세계적인 거대 비밀 종교 조직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담과 하와의 성애'를 그린 그림 @자료사진
'아담과 하와의 성애'를 그린 그림 @자료사진

전 세계 약 80개국에 UEC 조직이 침투되어 있었으나, 한국에는 아직까지 손을 뻗지 못했는데 이번에 한수지와 변하진이 가담함으로써 본격적인 조직의 핵을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그 하얀 방에서 나오자 유성우가 기다리고 있었다.

“선생님 수고하셨습니다. 제가 저녁 식사를 대접하고 싶은데요.”

나는 유성우 얼굴을 보자 괘씸한 생각이 들었다.

사전에 아무 이야기도 없이 나를 범죄 조직의 끄나풀로 보고 여기까지 데려온 것이 화가 났다.

그러나 자기 임무에 충실하려고 유성우는 입을 꾹 다물어야했던 사정도 이해는 갔다.

“그럴까요?”

나는 유성우한테 남은 이야기를 더 하고 싶기도 해서 승낙했다.

지프차를 타고 막 출발하려고 할 때 곽정 형사로부터 전화가 왔다.

“지금 어디?”

“누구하고 저녁 식사하러 가는 길인데...”

“누군데? 나도 합석할 수 있을까?”

“응? 뭐라고?”

곽정 형사답지 않은 말을 했다.

아무하고나 식사자리를 하지 않는 그의 성미를 잘 알기 때문에 의아했다.

“중요한 이야기를 좀 하려고. 지금 바이오 컴퍼니 유성우 본부장하고 함께 있지?”

“형사 코는 개코라더니 참 냄새 잘 맡네. 맞아.”

운전하며 내가 통화하는 것을 듣고 있던 유성우가 말했다.

“함께 식사하시자고 하세요. 제가 쏠게요.”

우리는 여의도 한 호텔 한식집에서 만났다.

서로 인사를 나눈 뒤  한국 바이오 컴퍼니 사건으로 화제가 돌아갔다.

“연행된 변하진 사장과 현유빈 비서실 과장의 신병은 지금 어디에 있어?”

내가 곽정 형사를 보고 물었다.

“정부 기관에서 조사를 받고 신원은 검찰로 넘어가 있습니다. 아마 며칠 더 정보기관에서 조사를 하게 될 것입니다.”

내가 곽정 형사한테 물었는데 대답은 유성우가 했다.

“검찰에서 신병을 확보하고 있는데 한국 바이오 컴퍼니 사건은 크게 두 가지가 얽혀 있는 셈이지. 하나는 소위 세계 비밀 종교 단체가 개입된 나노바이오 사건이고, 다른 것은 연쇄 살인사건이지. 두 사건은 전혀 성질이 다르고 다루는 기관도 다르다는 것은 알고 있지? 우리는 살인 사건만 수사를 하고 있는데 혐의자들은 다른 사건으로 신병이 정보기관에 가 있는 바람에 아주 골탕을 먹고 있는 셈이야.”

“제가 괜히 죄송하군요.”

듣고 있던 유성우는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