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블랑켓, 손혜원 작가 'Movie Log' 개인전 개최
아트블랑켓, 손혜원 작가 'Movie Log' 개인전 개최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2.10.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감상했던 영화에서 비롯된 이미지들의 콜라주
그림을 통한 새로운 시각의 감상공유법
아트블랑켓-문화상회 다담, 2022년 다섯번째 작가 손혜원

수원 행궁동 신풍로에 위치한 ‘문화상회 다담’이라는 상업공간과 미술을 중심으로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힘쓰는 예비사회적기업 ‘아트블랑켓’의 협업해 젊은 현대미술 작가들의 개인전을 기획하고 있다.

수원에서 다양한 작가의 개인전 혹은 단체전을 주최·주관하고 있는 이들 문화상회 다담은 상업공간이지만 전시를 개최할 수 있는 벽면과 조명장치를 제공하고 있으며, 아트블랑켓은 매달 새로운 현대 미술 작가들을 선정하여 개인전 또는 그룹전의 형식으로 전시를 기획·운영하고 있다.

아트블랑켓은 2019년도부터 이루어진 전시 운영 및 연계 프로그램을 발전시켜 지역민들에게 보다 양질의 미술 컨텐츠를 제공하는데 힘쓰고 있다.

2022년에는 젊은 작가들을 소개하는 8회의 개인전과 2회의 그룹전이 준비되어 있으며, 그 다섯 번째 전시로 리경 작가의 <Movie Log> 전이 개최됐다.

  손혜원 작가는 주로 본인의 감상했던 영화의 중요한 장면들에서 영감을 얻는다. 장면들이 콜라주가 되기도 하고 정지된 화면으로 캔버스에 정착시키는 회화 작업을 한다.

 그의 개인전 <Movie Log> 전은 작가가 감상한 영화를 통해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을 장면에 투사시켜 영화 속 이미지를 끄집어 캔버스에 담아낸다. 여기서 두 가지의 방법론을 제시하는데 전통적인 회화방식의 뎃셍 원리를 통해 영화의 씬을 화면에 다시 복각하여 표현하는 것과 장면들을 판화기법 중 하나인 실크스크린 방법으로 천이나 종이에 찍어 이미지들을 나열하여 보여주는 방법을 선택한다.

이러한 재생산의 방식은 아이러니하게도 다시금 영화로 복귀하게 되며, 이러한 영화에 대한 작가의 시선을 물리적인 회화작품을 두고 관객과 다시금 호흡하고자 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러한 감상에 대한 작가의 고집스런 장치를 마련한다는 것에 있다.

어찌 보면 몇 마디의 대화로 우리는 영화를 보고 느낀 감정을 전달하고 공감하기도 하는데, 이런 쉬운 커뮤니케이션을 배제하고 그 중간에 자신의 작품을 배치시킴으로 더욱 농밀하게, 마치 언어적 감상을 뛰어넘는 공감을 원하는 듯 보인다. 전시 제목인 <Movie Log>는 단편적인 영화를 기록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이미지들이 한 공간에 콜라주 되듯 구성되어 작가의 세계를 반추하게 만드는 그의 기록방식일 것.  

 

 

내게 영화를 보고 난 후 그림을 그리는 것은 이야기를 복기하는 시간이자 글로 써내려가는 것과는 또 다른 감상을 표현하는 방법이다. 감상(鑑賞)이란 주로 예술 작품을 이해하여 즐기고 평가한다는 의미로 이 전시 속 작품들은 애정 어린 시선으로 영화를 바라보고 이해하는  나의 시선이자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에 대한 대답이기도 하다.
 
 우리는 흔히 인생작이라 부르는 영화들을 하나씩 가슴에 품고 있다. 내게도 극장을 나와서도 가슴에 아련하게 남아있는 영화들이 있는데, 단순히 이야기가 재미있어서나 예술적 가치가 크고 작음을 떠나서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드는 영화들이 그렇다.

 

 캔버스에 담아낸 이터널선샤인의 클레멘타인, 문라이트의 샤이론, 스왈로우의 헌트는 모두 내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동질감을 느낀 인물들이다. 사랑이 주는 상처와 고통에서 회피하는 클레멘타인,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는 샤이론, 주체성을 잃고 방황하다 자신을 찾아가는 헌트. 나와 전혀 다른 곳에서 다른 시간대를 사는 인물이자 각각의 세상 속에 살고 있는 인물들이지만 마치 관객일뿐이던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함께 성장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런 묘한 경험을 하고나니 영화 속 인물의 초상화를 그리는 행위가 나에게는 영화를 감상하는  또 다른 방법이 된 것이다.

 

 이처럼 movielog는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표현하는 방법을 탐구하는 시작점이자 시선 그 자체이며, 이 전시가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 누구나 각자의 감상을 공유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

 

2022.작가의 글

                                 

손혜원 작가의 <Movie Log> 전시는 오는 10월 30일까지 수원 문화상회 다담에서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 전시장은 화요일~일요일 16:00~24:00 (월요일, 공휴일 휴관)으로 운영된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