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오브펀드] 펀드도 세계화 … 선진국 · 신흥시장에 돈 있다
[펀드오브펀드] 펀드도 세계화 … 선진국 · 신흥시장에 돈 있다
  • 김민지 기자
  • 승인 2005.0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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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펀드 재투자, 위험분산과 안정적 수익
지난해 퇴직한 뒤 퇴직금을 어떻게 굴릴까 고민하던 김모(57)씨는 최근 증권사 직원에게 귀가 번쩍 뜨이는 재테크 상품을 추천 받았다. 바로 전세계 해외펀드에 재투자한다는 '펀드오브펀드(fund of funds)' 상품이다. 아직 개념조차 생소하지만 최근 환율이 달러당 1000원선으로 안정되고 있고 무엇보다 분산투자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어 노후생활 대비에는 안성맞춤인 셈. 이렇게 여윳돈이 생겼는데 어떻게 굴려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면 쏠쏠한 수익을 안겨주는 '펀드오브펀드'는 어떨까. '펀드오브펀드'란 개인들이 한 펀드에 투자한 자금을 다시 다양한 펀드에 재투자해 위험을 분산하고 투자기회를 극대화한 상품이다. '펀드오브펀드'의 가장 큰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주식이나 채권에 직접 투자하지 않고 여러 펀드들에 분산 투자하는 데서 오는 위험 분산 효과다. 때문에 그 자체로 리스크 관리가 가능해 은행 금리 이상의 수익을 노릴 수 있다. 채권형이냐 주식형이냐 펀드의 포트폴리오도 따로 고민할 필요도 없다. 또한 펀드의 선택 여하에 따라서는 적은 자금으로도 유럽, 미국 등 선진시장에서부터 아시아, 유럽 등 신흥시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투자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다. 최근 같은 저금리 시대에 변동성이 큰 국내 시장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발견하지 못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삼성투신운용 원유희 운용역은 "펀드오브펀드는 장점은 무엇보다 매니저별·지역별·자산별 분산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에 투자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며 "2년 이상의 장기투자를 고려하는 투자자에겐 매력적인 상품"이라고 말했다. ◆ 어떤 상품 있나 = 최근 미국 유럽 아시아시장 등 다양한 지역을 대상으로 한 '펀드오브펀드' 상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 3월 판매를 시작한 CJ 자산운용의 'CJ Global Bond Strategy 재간접 투자신탁 1호'가 지난 1일 현재 642억원가량 판매됐다. 이 상품은 효율적인 환율 헤지를 통해 환율변동 리스크를 제거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기에 적당하다. 세계유수의 자산운용사가 운용하고 ACM, Fidelity, PIMCO, Schroder, UBS, Goldman Sachs 펀드 등 국내에도 잘 알려진 설정규모 1000억원 이상의 검증된 펀드 위주로 편입했다. 특히 세계적인 펀드평가사인 모닝스타사의 풍부한 데이터베이스와 정밀한 통계분석을 토대로 편입비조정(rebalancing) 과정을 주기적으로 수행, 포트폴리오 최적화를 유지하고 선물환을 이용, 환위험을 없앤 것이 특징. 또한 펀드간의 상호연관성이 낮아 시장상황에 관계없이 고른 수익달성이 가능하며 채권형펀드를 중심으로 설계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편입자산의 일부분을 절대수익추구형, 실물원자재지수, 인플레이션 연계펀드와 같이 다양한 펀드에 투자하고 있어 금리, 물가상승 등에 대한 내성이 강하게 돼있다. 삼성투신운용의 '삼성글로벌베스트 펀드'도 대표적인 '펀드오브펀드' 상품이다. 이 상품은 채권형 펀드에 70%, 주식형 펀드에 30%를 투자하는 혼합형 펀드로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시장에서 운용되는 주식·채권형 펀드 중 우수한 성과를 지속적으로 달성한 7∼8개 내외의 펀드에 투자한다. '삼성글로벌베스트 펀드'의 가장 큰 특징은 투자대상을 전세계 자본시장으로 넓혔다는 점. 기존의 해외투자펀드가 일부 지역이나 자산군에 치중했다면 이 펀드는 전세계 자본시장을 투자대상으로 해 기존 해외투자펀드들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국내에 시판중인 해외 운용사의 일부 해외펀드만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펀드가 아닌 전세계의 투자 가능한 모든 펀드를 투자 대상으로 삼아 체계화된 펀드분석을 통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이외에도 ▲투자자의 개인적인 직관이나 판단에 의한 투자위험을 줄이기 위해 자산배분 모델을 통한 지역별 자산별 비중을 결정 ▲장내통화선물 계약을 통해 해외투자에 따른 환리스크를 제거 ▲펀드 선정시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펀드분석프로그램과 펀드평가사 정보를 이용했다. 한편 이 상품의 가입금액은 최소 500만원 이상이며 가입제한은 없다. 언제든지 환매가능하며 90일 미만 환매시에는 이익금의 70%를 환매수수료로 부과한다. 지난 1일 현재 판매액이 3600억원에 달하며 설정일(2005년 1월 10일)이후 최근 1개월, 3개월 수익률은 각각 1.58%, 2.82%에 이른다. 삼성글로벌베스트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원유희 펀드매니저는 "이 상품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이용해 다양한 지역과 자산에 투자한다"며 "통화별 환관리를 통해 환율 변동에 따른 손익 변동을 최소화했다"고 소개했다. ◆ 투자시 이것만은 알아두자 = 펀드오브펀드도 약점은 있다. 편입된 자(子) 펀드와 모(母) 펀드에 제공해야 하는 수수료가 이중으로 부과되기 때문에 수수료 부담이 크다는 것. 이 때문에 직접투자 펀드에 비해 기대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 또한 해외투자 비중이 높아 해외펀드들처럼 환(換) 위험에 노출될 수도 있다. 다양한 통화의 상품에 투자하는 데서 오는 환 헷지(위험 분산)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는 하지만 환율이 급변동할 경우 추가 손실위험도 있다. 이와 함께 편입 펀드들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갖기가 힘들다는 것과 투자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책임 소재를 가리기가 어렵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아직까지 상품들간의 차이를 면밀히 따져볼 수 있는 충분한 데이터베이스와 평가틀이 구축되지 않았다. 제로인 이재순 조사분석팀장은 "펀드마다 수익률 격차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가의 상담을 통해 편입 펀드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파악해야 한다"며 "운용 자금의 분산 정도와 그동안 운용 실적, 시장 상황에 따른 대처 능력, 세계 경제에 대한 분석력 등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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