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400원 돌파…물가·증시에 큰 충격
원·달러 환율, 1400원 돌파…물가·증시에 큰 충격
  • 한상설 기자
  • 승인 2022.0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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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후 13년만에 처음…소비감소는 투자와 고용 위축 악순환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온 원·달러 환율이 22일 외환시장에서 장중 1,400원을 돌파했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1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의 고공행진은 경기침체를 몰고 오고 물가 상승을 초래하며 주식시장을 더욱 맥을 못 추게 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자아낸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오전 9시11분 기준 전일대비 10.1원 오른 1404.3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3.8원 오른 1398원에 시작했으나 장 초반 상승 폭을 키우며 1400원을 돌파했다.

원·달러환율이 1400원을 넘긴 것은 미국의 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연방준비제도(Fed)가 자이언트스텝(한번에 0.7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함과 동시에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연준은 21일(현지시간)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린 3~3.25%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준금리 발표 직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2% 목표치로 돌아갈 것이라는 매우 확실한 증거를 확인할 때까진 금리인하는 없을 것"이라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인플레이션을 연준의 2% 목표까지 끌어내리기로 강력히 결의했고, 우리는 그 일이 끝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연준 위원 19명의 향후 금리 전망을 담은 '점도표'에 따르면 위원 6명은 내년 중 금리가 4.75%~5%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2023년 말까지 금리 인하를 예상한 위원은 없었다. 연준은 기준금리가 연말에는 4.4%, 2023년에는 4.6%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6월 제시한 전망치 3.4%, 3.8%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이에 11월 예정된 차기 정례회의에서 또 다시 0.75%포인트 금리 인상이 가능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환율안정을 위해 정부가 시장개입에 나설지가 주목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구두로 개입할 수 있다는 발언을해 실제로 개입할 여지도 없지 않다. 추 부총리는 이날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과거 경제·금융위기시의 정책대응경험을 토대로 활용가능한 정책수단들을 신속히 가동할 수 있도록 종합·체계화하고 필요시 분야별·단계별 시장안정조치를 적기에 시행토록 하겠다"며 "원·달러환율 흐름과 관련해서는 환율수준 이면에서 가격변수에 영향을 미치는 세부 요인들에 대해 촘촘히 관리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환율이 우리경제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것으로 우려된다. 무엇보다 가파른 물가상승에 따른 소비위축이 예상된다. 우리는 수입을 많이 하는 나라인데 달러가치의 상승은 수입가 상승을 불러 물가 인상으로 이어진다. 식료품 등 의 가격이 오르게 되면 자연 소비를 줄이거나 안 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소비의 위축은 결국 투자와 고용위축을 낳게된다. 이로인해 다시 소비가 위축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주식시장은 한층 강한 불안기류에 휩싸일 전망이다. 이날 증시에서 코스피는 오전 9시 47분 현재 전날보다 1.12% 대폭 하락했다. 고환율은 기업의 수익성 악화를 초래하는데 기업으로서는 수요 격감을 우려해 제품 값에 환율상승 폭을 다 반영할 수 없다.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줄어들게 된다.

특히 환 헷지에 사실상 무방비인 중소기업들은 고 환율로 실질적인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경영난으로 겨우 버티는 한계기업이 부실 중소기업은 문을 닫아야 할 위기에 몰리는 상황이 펼쳐진다. 단기적으로 기업들의 영업실적이 낮아지고 이에 따라서 부도가 줄을 잇는 사태가 펼쳐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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