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풍제약 압수수색에 대표와 오너일가 무사할까?
신풍제약 압수수색에 대표와 오너일가 무사할까?
  • 한상설 기자
  • 승인 2022.09.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검찰, '50억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로 압수수색
거래사와 원료 단가 부풀리는 수법 사용한 듯
유제만 대표, 오너일가도 수사선상에 오를 듯

검찰이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는 신풍제약을 압수 수색했다. 60년 역사에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 자체개발로 유명한 국내 중견 제약사인 신풍제약은 검찰수사로 창사 이래 최대 경영위기를 맞고 있다.

수사 결과 비자금 조성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현 유제만 대표와 창업주 2세인 장원준 씨를 비롯한 오너일가에 불똥이 튀어 사법처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15일 법조계와 제약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부장검사 성상욱)는 이날 오전부터 신풍제약과 관련자들의 사무실 및 주거지 등에서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은 신풍제약의 비자금 조성 혐의에 칼끝을 겨누고 있다. 신풍제약 장용택 전 회장과 A 전무, 의약품 원료 납품업체 대표 B 씨는 의약품 원료의 단가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수사에서 이들은 회삿돈 약 57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다만 장 전 회장과 B씨는 사망한 상태다. 검찰은 이에 따라 오랜 동안 대표이사직을 유지해온 유 대표는 물론 창업주의 오너일가 등을 참고인 등으로 소환해 비자금 조성과 회계처리 과정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신풍제약 공장. (사진=뉴시스)
신풍제약 공장. (사진=뉴시스)

신풍제약은 지난해 9월 세금탈루와 비자금조성 혐의로 특별세무조사를 받은 데 이어 같은해 10월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경찰은 신풍제약이 2000년대 중반부터 약 10년 동안 의약품 원료 회사와 허위 거래를 하고 원료 단가 부풀리기 등을 통해 약 25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벌였다. 그후 수사에서 경찰은 비자금 규모를 57억여원으로 산정했다.

경찰은 지난 5월 신풍제약 A전무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또한 신풍제약 회사 법인을 허위 재무제표를 공시한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검찰의 이날 압수수색은 그 연장선으로 보인다.

신풍제약은 지난 2020년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테마주로 주가 상승률 1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적어도 외견상으로는 유망한 회사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주가의 수직상승 이면에는 거품이 있었고 오너 일가는 정도경영에 의한 견실한 성장보다는 사익편취에 여념이 없는 빗나간 경영행태를 드러냈다. 그 결과가 검찰수사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신풍제약은 1962년 설립된 의약품 제조업체로 60년 역사를 자랑하는 국내 중견 제약사다. 1990년 상장한 후 2016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피라맥스를 자체개발한 것으로 유명하고 관절기능개선제, 혈압약이나 소염진통제 같은 여러 종류의 복제약을 판매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송암사로 주식의 33.42%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창업주의 자녀인 장지이(1.81%), 장호숙(1.45%), 장원준(.0.19%) 등이 신풍제약의 주요 주주다.

송암사는 2016년 4월 6일 지주회사 전환과 함께 오너 일가의 신풍제약 지분을 넘겨 받아 신풍제약 최대주주가 됐다.

신풍제약 지분을 송암사로 현물 출자한 오너 일가는 고 장 회장의 아들 장원준 사장을 비롯해 어머니 오정자 씨 등 5명이다. 당시 장원준 사장(19.04%)과 어머니 오정자 씨 (6.54%)의 지분이 송암사로 넘어갔다.

현재 장원준 사장은 2018년 말 현재 송암사의 72.91%를 보유하고 있다. 장 사장은 송암사와 신풍제약 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구축, 견고한 지배구조를 완성했다.

신풍제약은 2020년 증시에서 코로나19 수혜주로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신풍제약의 주가는 2020년 9월엔 장중 한때 21만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2019년 말까지만 해도 신풍제약의 주가가 7,000원대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3,000%나 상승한 것이다. 이에 따라 오너 일가의 재산도 눈덩이처럼 불어났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임상 2상 코로나 치료 유효성 논란과 각종 악재성 이슈 등이 터지면서 지난해부터 주가는 가파른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오너일가의 보유주식가치도 급격히 쪼그라 들면서 단가 부풀리기에 의한 비자금 조성 관행에서 손을 떼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문경영인인 유제만 대표이사가 신풍제약을 이끌고 있다. 그는 제약·바이오 업계 장수 최고경영자(CEO) 중 한 명으로 지난 2014년 3월 대표이사에 선임돼 햇수로 9년째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창업주 2세인 장원준 전 대표가 2011년 자리에서 물러난 뒤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코로나19 치료제 등 신약 연구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수익성 악화를 감수하고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내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주가 부양, 수익성 개선, 신약 개발 성과 도출 등의 다양한 과제를 잘 수행하면 4 연임에 도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검찰수사로 유 대표는 최고경영자로서 그동안 비자금 조성 과정, 수법, 규모 등을 소상하게 진술해야 할 입장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