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게 치솟는 환율 …1380원 뚫고 또 연고점 경신
무섭게 치솟는 환율 …1380원 뚫고 또 연고점 경신
  • 한상설 기자
  • 승인 2022.0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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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통화긴축 따른 달러강세 탓 …연말 이후에나 하락세 보일 듯

원달러 환율이 천전부지로 치솟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80원을 돌파하며 또 연고점을 경신했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30원 오른 1377.0원에 거래를 출발한 후 오전 9시 기준 1380원을 돌파한 상태다.

원-달러 환율이 1380원을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인 2009년 4월1일(고가 기준 1392.0원) 이후 13년 5개월 만이다.

원-달러 환율의 수직적 상승은 달러강세 탓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기 인플레감축법을 마련하는 등 공격적 돈을 거둬들이고 있는 데다 유럽 경제 둔화 가능성 등에 따른 전 세계적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인 탓에 원 달러환율이 고공행진을 지속되고 있다.

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3원 상승한 1천377.0원에 개장해 장중 1천380원까지 올랐다.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거래동향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3원 상승한 1천377.0원에 개장해 장중 1천380원까지 올랐다.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거래동향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무역수지 적자도 원-달러 환율을 더 밀어올리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7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7월 경상수지는 10억9천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그러나 경상수지 흑자 폭은 1년 전과 비교해 66억2천만달러(85.9%) 줄었으며, 경상수지를 구성하는 요소 중 비중이 가장 큰 상품수지(수출-수입)가 10년 3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앞으로 원달러환율의 강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하락 기조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긴축 속도 조절, 유럽의 에너지 공급 개선, 중국의 부동산 가격 상승 전환 등이 필요하다”며 “연말 이후가 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고 전망했다.

원달러환율 급등은 실물경제에 깊은 주름살을 지우고 있다. 조선, 반도체 등 원자재를 비싼 가격에 해외에서 들여와 국내에서 제품을 만드는 기업들의 부담은 날로 커지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는 철광석 등 원재료를 수입해 만든 철강 제품을 대부분 국내 제조업체에 공급하는 구조인 탓에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수출 비중이 40∼50%인 포스코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국내 철강업체의 피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서 막 회복하기 시작한 항공사들은 고환율에 발목이 잡히지 않을까 우려한다. 달러로 유류비와 항공기 리스료 등을 지급하는 항공사로서는 수지에 직결되는 환율변동에 민감하지 않을 수 없다. 대한항공은 환율 10원 변동 시 약 350억원의 외화평가손익이 발생한다. 1달러에 1200원이었던 환율이 1300원으로 오르면 장부상 35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는 얘기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환율이 10원 오르면 284억원의 외화환산 손실이 발생한다.

미국에 대규모 신규 투자를 앞둔 배터리 업계도 비용급증에 고민이 깊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3사는 북미를 중심으로 배터리 공장의 신·증설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투자 비용 상승 등을 이유로 미국 애리조나에 1조7000억원을 들여 짓기로 한 배터리 단독공장설립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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