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산업 '토사붕괴사고' 수사 지지부진…봐주기?
삼표산업 '토사붕괴사고' 수사 지지부진…봐주기?
  • 한상설 기자
  • 승인 2022.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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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 부실조사로 대충 마무리하고 검찰도 적극적 수사의지 안 보여
민노총, 중대재해법 실효성 기대어려워 이종신 대표 검찰에 직접 기소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이 종이호랑이로 전락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기업주에 대한 엄격한 중대재해법 적용 완화를 추진하는 등 이 법의 무력화를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노동부는 조사를 미적거리고 검찰은 적극적인 수사에 나서지 않아 중대재해법의 실효성이 의문시 되고 있다.

삼표산업의 양주 채석장에서 토사가 무너져 노동자 3명이 숨진 중대재해 사건이 그 대표적인 케이스다. 우선 노동부가 적극적인 조사를 하지 않았고 조사내용도 부실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노동부는 삼표산업이 증거인멸 시도 등을 철저하게 파헤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5일 노동계에 따르면 이종신 삼표산업 대표는 현장소장에게 붕괴원인을 "날씨 탓으로 돌리자"고 통화하고 직원들의 진술방향을 교육한 등 사고를 축소하는 데 급급하는 모습을 보였다. 슬러지가 사고원인인 것 같다는 보도가 잇따르자 "다른 제품용 토사를 쌓아둬서라고 하자", "쌓아둔 기간은 절반으로 말하자" 지시하는 등 증거인멸 시도도 드러났다.

이 대표는 고용노동부가 압수한 휴대폰 잠금을 풀지 않고 압수수색이 임박하자 전산 자료를 다수 삭제한 정황이 드러났다. 노동부는 사고조사를 대충 마무리한 채 지난 6월 이종신 대표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위반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오너 정도원 회장의 중대재해법 위반여부는 아예 들여다 보지도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지난달 의정부지방검찰청 앞에서 ‘삼표산업 이종신 대표 고발 및 기소 촉구 1인 시위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민주노총)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지난달 의정부지방검찰청 앞에서 ‘삼표산업 이종신 대표 고발 및 기소 촉구 1인 시위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민주노총)

검찰도 이 사건에 적극적인 수사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노동부가 송치한 2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의정부지검은 시간을 끌며 어떠한 처분도 하지 않고 있다. 이에 민주노총과 민변은 중대재해법이 유명무실해지고 있다며 지난달 24일 의정부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종신 대표를 직접 고발하고 검찰에 기소를 촉구했다.

이태의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시행된 지 7개월이 지났지만 노동부가 조사를 미적거리고, 검찰이 제 역할을 하지 않는 그 기간에도 노동자들은 건설현장에서 떨어져 죽고 뛰어 죽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 2개월 전에 일반인의 서명을 받아 수사를 촉구했으나 윤석열 정권이 중대재해처벌법의 무력화를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검찰은 정권의 지시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면서 수사 과정에서 증거를 인멸한 이정신 대표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노동부에 고발할 것"이라 밝혔다.

민주주의를 위한 변호사 모임 권영국 변호사는 "기소를 해야 될 기관이 지금 정권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정권으로부터 독립성을 가진 기관임을 이런 이 사건을 통해 스스로 확인시켜야 한다" 말했다. 또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시행된 지 벌써 7개월이 지났고, 적용 대상 사고 건수가 100여 건 이상으로 추정되지만,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위반으로 검찰에 송치된 사건이 14건에 불과하며 그중 기소된 건은 단 한 건에 그치고 있다. 중대죄 처벌법 적용에 대한 수사당국의 의지가 얼마나 소극적인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수치"라며 법 집행기관으로 더 이상 권력에 눈치 보지 말고 법에 따라 신속하고 엄정하게 삼표산업을 기소할 것을 강력이 촉구했다.

한규협 민주노총 경기도 수석부본부장은 "구속을 촉구해야 한다는 현실 자체도 참 슬프다. 검찰은 엄연한 사법체계의 독립적인 기관임을 자각하고 하루 빨리 삼표산업의 대표이사를 포함, 삼표그룹의 최고경영자 정도원 회장이 검찰에 소환돼서 조사받고 처벌받는 그날이 오기를 기대하며 민주노총 경기도 본부는 이 사부산업 사고 지역의 당사자로서 이 투쟁이 해결될 때까지 열심히 계속해서 투쟁하겠다" 결의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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