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적' BBQ 윤홍근 회장, 전격 대표이사 사임 배경은?
'제왕적' BBQ 윤홍근 회장, 전격 대표이사 사임 배경은?
  • 한상설 기자
  • 승인 2022.0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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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앞두고 '갑질'과 자녀에 이익 몰아주기 비판 회피 전략
오너리스크 해소위한 결단…이사회 의장 자리는 유지 '막후경영'

제네시스 BBQ그룹 윤홍근 회장이 지난 1일 지주사인 제너시스 대표이사에서 전격 사임한 배경을 두고 여러 갈래의 풀이가 나오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맹점주에 대한 갑질 비판과 자녀에 대한 과다한 이익 몰아주기에서 발생하는 오너리스크 회피 차원에서 결단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윤 회장은 그동안 가맹점 점주에 대한 폭언, 갑질로 물의를 일으킨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최근에는 회사 벌이가 시원치 않다면서 자녀들에게는 과다한 이익을 안겨주는 사익편취로 구설수를 타고 있다. 윤 회장의 변칙경영에 곱지 않은 시각이 쏠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를 방치하면 오너리스크는 경영위기를 초래하고 미래지속가능 경영을 어렵게 한다. 더욱이 올해 정기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윤 회장이 대표이사로 남아 증인으로 출석하는 일이 벌어져 빗나간 경영 실상이 모습을 드러내면 오너리스크는 한층 가속화 할 수 있다. 윤 회장은 이쯤에서 오너리스크를 해소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 경영일선 후퇴의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윤 회장의 막강한 경영권한이 축소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가 이사회 의장직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 회장은 경영일선 후퇴로 대표이사의 막중한 책임을 벗으면서 경영 전권은 그대로 유지하는 '꿩 먹고 알 먹는 식'의 묘수를 둔 셈이다.

무엇보다도 자녀들이 최대주주로 있는 지주사 제너시스에 과다한 이익을 몰아준 데 대한 비판 여론이 높은 것이 윤 회장으로 하여금 스스로 대표이사 자리를 내 놓은 결정적인 배경이 됐다는 후문이다.

사실 그동안 윤 회장 오너일가는 그룹의 경영실적에 비해 과다한 이익을 취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의 벌이가 신통치 않으면 오너일가에 돌아가는 이익도 크게 늘지 않아야 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오너일가는 이에 개의치 않고 이익챙기기에 급급했다. 그만큼 회사 이익이 오너 일가의 개인적인 부로 이전되면서 회사의 체질 약화를 불렀다고 볼 수 있다.

윤 회장 오너 일가는 지주회사로 개인회사 격인 ‘제너시스’를 통해 사익편취를 극대화한 것으로 보인다. 그룹의 지배구조를 보면 제너시스BBQ의 최대주주는 지분율 99.85%를 보유한 제너시스고 제네시스의 최대주주는 윤 회장의 아들이다. 말하자면 윤 회장 아들이 그룹의 정상에 올라있다.

제너시스 지분분포를 구체적으로 보면 윤 회장이 5.46%에 불과한 반면, 윤 회장의 아들 윤혜웅 씨가62.62%, 딸 윤경원 씨가 31.92%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오너 일가가 거의 100% 지분을 소유해 사실상 윤 회장 가족회사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제너시스BBQ그룹은 오너일가를 배불리기 위해 제네시스를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제네시스는 지난해 영업수익(매출) 375억원, 영업수익에서 영업비용(137억원)을 제외한 영업이익은 23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2020년)의 60억원에 비해 4배가량 증가한 규모다.

제네시스 영업이익이 급증한 주요 원인은 무엇보다도 제너시스가 지난해 자회사인 제너시스BBQ에 대한 지분율을 늘렸기 때문이다. 2020년말 기준 제너시스BBQ에 대한 제너시스의 보유 지분율은 64.12%였으나 지난해 말 보유 지분율은 99.85%로 크게 상승했다.

이에 따라 ‘지분법’ 이익도 2020년 50억원에서 247억원으로 대폭 늘었다.지분법이란 A기업이 관계회사인 B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을 때, B사에 손실·이익이 발생하면 지분 보유량만큼 이익 또는 손실로 평가하는 것을 말한다. 물론 그동안 제너시스BBQ는 꾸준히 오너 가족회사 제네시스의 이익증대에 크게 기여했다.

제너시스의 지난해 매출( 영업수익)375억원 가운데 지분법이익 247억원을 제외한 용역매출과 상품매출은 각각 128억원, 3425만원을 기록했다. 영업수익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용역매출 중 제너시스BBQ를 통해 올린 수익은 103억원이다.

문제는 제네시스의 수익 원천이 순수한 지주회사와는 사뭇 다르다는 점이다. 통상 정상적인 지주회사의 경우 자회사 주식소유에서 나오는 배당 이익과 상표권(로열티) 수익, 보유 부동산을 계열사 등에 임대해서 얻는 임대료 수익으로 이익을 창출한다.

그러나 제너시스는 경영컨설팅 명목으로 제너시스BBQ를 통해 매년 100억원 안팎의 수익을 내고 있다. 경영컨설팅 비용은 수수료가 오너일가의 배를 최대한 불리는 선에서 책정될 수 있다. 이것이 상식적인 수준을 벗어나 너무 과다하게 산정될 경우 불공정거래 여지가 없지않다. 윤 회장은 경영컨설팅을 명분으로 편법승계를 마다하지 않았다.

특히 윤 회장이 그룹 주력기업인 제네시스BBQ의 성장이 신통치 않다고 하면서  뒷전에서 가족의 사익편취 극대화에 주력한데 대한 주위의 시선은 곱지 않다. 윤 회장은 지난 3월 24일 YTN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 생활’과의 인터뷰에서 치킨 2만원 시대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고객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많다. 한 마리당 3만원이 돼야 한다”면서 “본사가 수익을 남기는 게 아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윤 회장은 본사가 수익을 남기는 게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그의 가족회사는 매년 사업회사인 제너시스BBQ에서만 100억원 안팎의 막대한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는 것이다.이 같은 수익증가는 제너시스BBQ를 통한 컨설팅 비용 등으로 지주사 제너시스에 수익장출을 불러왔고, 이를 윤 회장의 자녀, 이른바 '일가'에 수익을 편법 지원해 준 것 아니냐는 의혹에서도 벗어날 수 없게 됐다.

업계에서는 윤 회장의 전격적인 사임이 가맹점주에 대한 갑질 논란, 최근 치킨값 인상 발언 파문과 더불어 자녀들이 최대주주로 있는 제너시스에 이익 몰아주기 의혹이 제기된 것을 주요 요인으로 꼽는다. 업계는 윤 회장이 올해 국정감사를 앞두고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전문경영인을 자리에 앉혀 어려움을 정면 돌파하기보다는 피해가고자 하는 것은 아닌지, 그 사임 배경을 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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