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매매차익 '꿈'을 접어라…하락세 1년 이상 지속될 듯
집 매매차익 '꿈'을 접어라…하락세 1년 이상 지속될 듯
  • 한상설 기자
  • 승인 2022.0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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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금리인상과 추가인상 전망에 부동산 가격 하락대세
아파트가 16주 연속 하락속 강남재건축서도 계약해지 등장

부동산 거품이 걷히기 시작했다. 집값이 하락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이런 하락세는 대세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당분간 부동산가격은 더욱 떨어질 것으로 보여 거품이 붕괴가 초입에 들어선 것으로 진단한다.

금리인상으로 집값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거래 절벽 속에 강남 재건축 단지서도 계약을 해지하는 사례가 발생해 서울고 수도권이 집값 하락은 일부 지역에 국한하는 현상이 아니다. 국민 10명 중 7명은 집값 하락은 1년 이상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어 앞으로 집값 하락 폭은 훨씬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준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4차례 연속 오르면서 부동산 시장은 빠른 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대출이 어려운데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갈수록 무거워지자 매수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내집마련 실수요자들도 당분간 꿈을 접고 매수계획을 보류한 상태다.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은 연내 또 한 차례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 가능성에 부동산 시장의 한파는 거세질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 거래가 한산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실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해 1~8월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는 8773건이다. 이는 전년 동기(3만4577건) 대비 75.8% 급감한 수치다. 아직 등록 신고 기한(계약 후 30일 이내)이 남아 있지만 이달 거래량(26일 기준 218건)은 지난 2월(815건) 보다 낮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가 극히 한산한 가운데 매물이 늘면서 집값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값 동향에 따르면 8월 넷째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4% 하락했고, 내림세는 16주 연속이다. 서울은 전주 대비 0.02%포인트 더 떨어진 -0.11%를 기록하며 하락폭이 확대됐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나 자금조달에 대한 부담이 있는 데다 집값도 아직까지 고점 인식이 있어 주택 매입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이런 부분 때문에) 낮은 거래량, 가격 조정이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내년에 부동산 세율이나 공정시장가액 상한선 등 부동산 관련정책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부담 증가보다 대출규제가 엄격하게 적용돼 대출 자체가 어려운 것이 부동산 매수세를 위축시키는 주요요인이라고 분석한다.

금리 인상과 추가 하락 전망에 매수자가 관망세를 유지하면서 서울과 수도권을 비롯한 집값이 급격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아파트와 주택이 밀집한 서울 도심.(사진=뉴시스)
금리 인상과 추가 하락 전망에 매수자가 관망세를 유지하면서 서울과 수도권을 비롯한 집값이 급격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아파트와 주택이 밀집한 서울 도심.(사진=뉴시스)

부동산가격 하락대세로 강남 불패신화도 흔들리고 있다.‘똘똘한 한채’ 수요로 서울 외곽지역에 비해 잘 버텨내던 강남3구 아파트값 마저도 전반적인 하락세에 동참했다. 이런 상황 속에 잠실주공5단지에서 계약금 3억원을 포기한 계약 해지 사례가 나와 향후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강남3구 또한 하락세가 이어졌다. 이런 하락세는 강남3구 시세를 이끄는 대장주 아파트들의 실거래 가격에서도 드러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76.79㎡(이하 전용면적)는 지난달 24억원에 손바뀜됐다. 그간 최고가였던 지난해 11월 26억 3500만원에 비해 2억 3500만원 싼값이다.

또 재건축 사업을 진행 중인 반포주공 1단지 아파트 72.51㎡도 지난 5월 37억원에 신고가 거래됐던 것이 7월 29억 5000만원까지 떨어지고, 이달에는 26억 2124만원(직거래)에 거래됐다.

이 와중에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에서는 계약금 3억원을 포기하고 매수자가 계약을 파기하는 사례까지 나왔다. 이미 지급한 계약금보다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매매를 철회한 것이다. 최근 수년간 아파트 급등시기에 아파트 매도자들이 계약을 철회하는 경우는 많았으나 가격이 떨어지자 매수자가 계약을 해제하는 사례가 등장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상가에 소재한 한 공인중개사무소는 “(매수자의 계약파기는)집값이 폭락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라면서 “최근과 같은 집값 급락 추세라면 계약 파기 건은 크게 늘어날 수도 있다. 매수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영향으로 점차 가속화되는 '전세의 월세화' 양상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경희 부동산R114 연구원은 "대출 이자 상환 부담으로 신규 임차수요의 월세나 반전세 선호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며 "입주 물량이 집중되는 지역이나 최근 수도권 외곽지역 등에서 매물이 쌓이면서 전셋값 하락 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집값 하락은 상당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민영뉴스통신사 뉴시스가 모바일 투표 앱 '크라토스'를 통해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앱 사용자 3792명을 상대로 '집값 하락 예상 기간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국민 10명 중 7명이 집값이 1년 이상 하락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응답자 36.6%가 '12개월'이라고 답하고 '6개월'이라는 응답이 29.6%로 나타났다. '3년'이라는 응답이 17.1%, '2년'이라는 응답이 16.7% 에 달했다.

'현 시점에서 집값이 얼마나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나'라는 질문에는 '평균 1억원'을 꼽은 사람이 37.0%로 가장 많았다. 이어 '3억원'(25.2%), '5000만원'(21.8%), '2억원'(16.0%) 순으로 응답자가 많았다. 집값 하락의 원인으로는 '금리 인상으로 인한 이자 부담 증가’가 40.0%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이밖에 ‘수요 감소'(25.9%), '물가 상승 부담과 경기둔화'(25.0%), '부동산 정책'(9.0%)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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