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의 IFC센터 인수 '무산'될 수도
미래에셋의 IFC센터 인수 '무산'될 수도
  • 한상설 기자
  • 승인 2022.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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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리츠설립 계획안 보류…과다 대출 의존 인수자금 조달은 투자자 피해 초래
기관들, 비싸다며 지분투자 꺼려 자금조달 어려워…인수 무산땐 거액 손실만 남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를 인수하려다 자금조달능력에 문제가 있어 일단 퇴짜를 맞았다.

관계당국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대출과 투자를 받아 이 센터를 인수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지만 과다한 대출은 투자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자금조달계획을 수정할 것을 요구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이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우선협상자 지위를 상실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최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 6월에 제출한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 설립 계획안 승인을 보류했다. 정부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리츠안에 대해 외부 투자자의 대출 자금이 너무 높고 자기자본(지분투자·에쿼티)이 부족하다며 일단은 승인을 거부했다. 리츠는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모아 국내외 부동산에 투자한 뒤 임대료나 매각차익으로 얻은 이익을 배당하는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을 말한다.

국토교통부는 미래에셋 대해 인수자금 조달방안을 보완할 것을 요구했다. 지난 5월 IFC 입찰 경쟁에서 이지스자산운용-신세계프라퍼티 컨소시엄을 제치고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미래에셋은 국내 부동산 거래액 중 최대 규모인 4조1000억원의 인수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은 이 중 2조1000억원은 대출로, 2조원은 지분 투자로 조달할 계힉이다.

서울여의도 IFC센터. (사진=뉴시스)
서울여의도 IFC센터. (사진=뉴시스)

국토부는 미래에셋에서 자금조달계획을 제출받은 후 대출이 너무 과다한 점을 지적했다. 국토부는 금리가 지속적으로 인상되는 상황 속에 많은 자금을 대출로 조달할 경우 과중한 금리부담으로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을 것을 우려했다.대출비율을 축소하라는 것이다.

또한 향후 3~4년간 투자자들에게 배당을 지급하지 않도록 돼 있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토부는 연 3~5% 정도 배당을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부채비율이 너무 높고 이자비용 등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손실을 볼 가능성이 커 리츠 인가를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미래에셋 이 같은 사실을 통보했고, 보완을 요구했다. 미래에셋도 이를 수용해 자산 구조를 재조정하기로 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딜 구조를 바꿔서 진행하고자 논의를 진행 중이나, 어떤 것도 정해진 것은 없다"며 "계약 기간을 오는 22일에서 2~3주 정도 연기해 9월 초에는 계약이 마무리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IB업계에서는 미래에셋의 자본조달능력이 너무 취약해 이 딜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도 M&A 시장의 큰 손인 국민연금, 공제회 등 대부분의 국내 기관들이 너무 가격이 비싸다는 시각으로 지분 참여를 외면하고 있이 미래에셋이 거액의 인수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시장 여건이 이러한데 미래에셋이 정부가 요구한다고 해서 투자자들을 모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시장금리 상승에 따라 선순위 대출 이자가 급등하는 것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IFC인수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미래에셋이 IFC 선순위 대출 투자자에게 제시한 금리는 연 5%대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당초 미래에셋이 초기 인수 전략을 설계할 때 상단으로 잡았던 금리인 4.2%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다. 과연 이런 고금리 부담을 안고 IFC센터를 인수할 필요가 있는가 하는 의문을 미래에셋이 가질 수도 있다.

이런 저런 이유로 딜이 완전히 무산될 경우 미래에셋은 2000억원 정도의 손실을 볼 가능성도 있다. 미래에셋은 IFC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난 5월 브룩필드자산운용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약 2000억원의 이행 보증금을 환불 불가능한 조건으로 납부했다. 이는 브룩필드자산운용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계약서에는 딜이 무산되더라도 일부 금액을 환불받을 수 있는 예외 조항도 있다. 딜 구조에 따라 2000억원 중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미래에셋은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국토부가 인정할 만한 자본조달방안을 확정치 못할경우 센터를 인수하지 못하고 큰 손실만 안을 수도 있는 위기에 몰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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