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힐스테이트판교모비우스 지하 침수 200억원 피해...윤영준 ESG경영 침몰
현대건설 힐스테이트판교모비우스 지하 침수 200억원 피해...윤영준 ESG경영 침몰
  • 조경호 기자
  • 승인 2022.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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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스테이트판교모비우스, 6월 침수 피해 이어 8월 지하 주차장 토사와 물에 잠겨
2018년 성남시 '하늘정원상'금상 수상...옥상 공동텃밭 조성한 녹색공간 평가
현대건설이 시공한 힐스테이트판교모비우스 전경 @네이버맵 캡처
현대건설이 시공한 힐스테이트판교모비우스 전경 @네이버맵 캡처

현대건설(윤영준 대표)이 시공한 힐스테이트판교모비우스가 집중호우에 직격탄을 맞았다. 8일 집중 호우 때 아파트 전체가 발목까지 물이 찼다. 지하주차장에 토사가 쏟아져 차량이 침수됐다. 설계에서 시공까지 구조적 부실이 만든 '인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내며 ESG경영에 박차를 가하던 윤영준 대표의 경영철학도 침몰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힐스테이트판교모비우스 주민들은 17일, 성남시와 현대건설 등에 신속한 복구와 피해보상, 재발방지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18일 밝혔다. 입주민 283세대 중 223세대 445명이 탄원서에 서명했다.

지난 8일 저녁 12시 경에 수도권 전역에 집중호후가 쏟아지며 힐스테이트판교모비우스 오피스텔 뒷편에 인접한 야산에서 빗물, 흙, 돌덩이가 쏟아져 내려 지하 주차장에 매몰됐다.

지하 3층에 위치한 공용시설(변압기, 방재시설, 수도 등)까지 잠겼다. 기관 시설이 물과 토사에 잠기면서 정전, 단수, 엘리베이트 등이 멈춰셨다. 

입주민 A씨는 "단지와 인접한 뒷산에서 흘러내린 빗물과 토사물이 지하 주차장으로 순식간에 유입되면서 피해를 키웠다. 지하 3층 주차장이 침수되는데 3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고 했다.

현대건설의 무지한 설계ㆍ시공이 사태를 키운 원인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지하 주차장 경사면에 차수문을 설치하지 않아 야산에서 흘러 내린 토사와 빗물이 순식간에 유입되며 침수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힐스테이트판교모비우스는 지난 6월에도 침수 피해가 발생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당시 분당구는 주민들의 지하주차장 침수 대책 마련 요청에 단지 주변 배수로와 빗물받이 준설작업을 했다. 

폭우로 침수된 힐스테이트판교모비우스 지하주차장 @주민제공
폭우로 침수된 힐스테이트판교모비우스 지하주차장 @주민제공

 입주민들이 12∼14일 자체 조사를 통해 파악한 총 피해 규모는 226억원으로 추산했다.

▷침수 차량 피해액 139억원(총 275대) ▷의류와 전자기기 등 침수 피해액 3억5천만원 ▷지하 3층에 위치한 변압기, 수도시설, 방재시설, 엘리베이터 등 공용시설 피해액 80억원 등이다.

공용시설인 변전 설비와 기계실이 완전 복구되기까지는 2∼3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힐스테이트판교모비우스는 LH공사에서 택지를 조성한 뒤, 현대건설이 시공해 2018년 8웛 22일에 사용승인이 났다. 280세대 총 4개동이다. 지하 3층 지상 8층이다. 이 오피스텔은 지난 2018년 성남시로부터 하늘정원상을 수상했다. 옥상 녹화를 통해 지구온난화를 방지하고 자연과 함께 어울리는 공간을 창출해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단기간에 비가 많이 내렸다. 부실 공사의 문제가 아니라 폭우가 내리면 물이 고이는 입지 자체의 문제일 수도 있다. 다만 야산 아래 건설된 건물인 만큼, 홍수와 폭우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하실로 내려가는 곳에 빗물을 차단하는 차수막이나, 단지 내로 물이 유입되지 않도록 하는 배수로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 1위 건설사 답지 않은 시공이라는 점은 부인하기 쉽지 않을 듯 싶다"고 지적했다.

법조계도 100년만에 최대 폭우라는 점에서 건설사 만의 부실을 따지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지하 주치장의 침수요인이 건설사 하자나 관리업체의 부주의가 인정된다면 배상을 해줘야 한다. 이번 힐스테이트판교모비우스의 경우처럼 폭우와 같은 천재지변에 가까운 자연재해 등에 따른 침수라면, 피해의 경우엔 명확한 원인 규명이 쉽지 않아 하자 책임 소재를 밝히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이번 힐스테이트판교모비우스의 침수 사고는 총체적 부실이라는 지적이다. 택지조성은 LH공사가 했다. 토지를 개발한 곳은 현대건설이다. 인허가를 담당한 곳은 성남시이다. 또한 성남시는 건물 인근 공원 등을 소유하고 있다. 실제 건물로 유입한 빗물이 성남시가 관리하던 도로를 넘어 유입됐다는 점에서 배수로 등에 대한 책임소재를 놓고 성남시와 현대건설 간의 갈등이 예상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아파트 공사비는 매년 증가하는 데 반해 하자는 줄어들지 않아 건설사에 대한 입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하자 심사 분쟁조정위원회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접수된 하자 신고 건수는 6473건이다. 최근 5년간 하자심사 신청 건수는 ▲2018년 3818건 ▲2019년 4290건 ▲2020년 4245건으로 거의 매년 조금씩 증가하다가 2021년을 기점으로 7686건을 기록하며 크게 늘었다. 올 상반기만 봐도 이미 작년 신청 건수의 90%에 달하는 신고가 접수돼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폭우로 인한 아파트 침수 피해의 경우 단순히 건축물의 건축기준을 크게 강화해서 해결된다기보다 정부나 지자체의 노력 역시 필요하다”며 “입주민들의 하자 관련 불만의 목소리가 커진 만큼 건설사는 최대한 하자 발생 건수를 줄일 수 있도록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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