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정기적금 연 10%…조건 따지면 '빛 좋은 개살구'
신한카드,정기적금 연 10%…조건 따지면 '빛 좋은 개살구'
  • 한상설 기자
  • 승인 2022.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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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 10% 이자 드려요" . 연 5%를 보장하는 적금상품도 찾아보기 힘든 상황에서 눈이 번쩍 뜨이는 고율의 적금상품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신한카드가 우체국·상호금융 등과 협업해 금리 연 10%대에 달하는 고금리 정기적금을 선 보여 예금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과연 그럴까. 일각에선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면서 현혹되지 말 것을 당부한다.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가 고객을 많이 확보해 업계의 선두위치를 더욱 확고하게 굳히기 위한 '낚시'마케팅에 불과해 실속이 없다는 지적이 많다. 고금리 혜택을 내세우지만 우대금리 충족조건이 너무 까다로워 만기 시 실제 손에 쥐는 이자수입은 보잘 것 없다는 것이다.

1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신한카드는 최근 SJ산림조합과 함께 최대 연 10.5%의 금리를 제공하는 'SJ원더풀 FE(Fandom Edition) 플러스 정기적금'을 출시했다. 이 적금은 서울 지역 기준 기본금리가 3.3%이나 우대금리 조건에 따라 연 최대 10.5% 예금금리도 가능하다고 선전한다.

다만 특별 우대금리를 받는 데는 일정한 요건을 갖춰야 한다. 직전 6개월간 신한카드 이용실적이 없는 고객은 적금 상품 가입 후 산림조합 제휴카드를 발급받아 3개월 이내 20만원 이상 사용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조건을 달성해도 가입 기간은 12개월(1년), 월 납입금액은 최대 30만원에 그쳐 실질적인 이자수입은 생각처럼 크지 않다. 이들 요건을 모두 충족하면서 적금에 가입하는 고객하는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보여 혜택을 받는 고객을 많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신한은행과 제휴 우체국이 지난달 출시한 '신한우정적금'도 화려한 홍보와는 달리 만기에 가서는 이자수입이 보잘 것 없는데 대해 가입자들의 실망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우정적금은 최고 연 9.7%의 금리를 제공한다. 만기까지 적금을 유지하면 적용되는 기본금리는 2.15%에서 2.65%로 오른다.

여기에 ▲우체국 적금 첫 거래 고객(0.10%) ▲우체국 예금에서 신한우정적금으로 자동이체 납입(0.15%) ▲우체국 예금에서 신한카드 결제 대금 출금(0.20%) 등을 갖추면 우체국 우대금리 0.45%가 붙는다.

신한카드와 우체국이 협업해 최근 출시한 '신한우정적금'. 최대 연 9.7%의 금리를 보장하나 가입조건이 까다로워 실질적인 혜택은 이에 훨씬 못미칠 것으로 보인다.(사진=신한카드)
신한카드와 우체국이 협업해 최근 출시한 '신한우정적금'. 최대 연 9.7%의 금리를 보장하나 가입조건이 까다로워 실질적인 혜택은 이에 훨씬 못미칠 것으로 보인다.(사진=신한카드)

신한카드는 카드확대책의 일환으로 이들 금융사와 제휴, 우대금리 적금상품을 내놓고 있는데 혜택을 받기위해서는 신한카드 이용 조건도 갖추도록 하고 있다. 직전 6개월간 신한카드 이용실적이 없는 가운데 대상카드로 적금 가입월을 포함한 3개월 내에 20만원 이상을 사용해야 특별 리워드 금리 6.60%가 제공된다.

돌아온 혜택이 그리 크지 않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신한카드의 까다로운 조건까지 갖추면서 이 적금상품에 가입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해당 상품의 모든 조건을 충족해도 최대로 받을 수 있는 이자 수입은 16만원 정도다. 가입 기간은 1년이고 월 납입액은 30만원으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신용카드 연회비 약 1만원을 빼면 최종 이자수입은 15만원선에 불과하다.

굳이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시키면서 적금상품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다른 금융상품을 통해 적금상품의 이자수입과 비슷한 규모의 이득을 손쉽게 얻을 수 있다. 직전에 신한카드 발급 사실이 없다는 비슷한 조건일 때, 다른 경로를 통해서 특판 상품이 적지 않다.

네이버페이에서 라인프렌즈 신한카드를 발급받으면 최대 21만원의 혜택이 주어진다. 카카오뱅크 제휴 신한카드를 신규 개설하면 14만원의 캐시백을 받을 수 있다. 또 생활요금 자동이체를 걸어두면 추가로 4만원이 캐시백된다.

해당 이벤트 등에는 대부분 신용카드 신규 발급 조건이 있다. 앞서 카드사 협업 예·적금 상품을 가입하고, 조건 달성을 위해 카드를 발급했다면 혜택 조건이 상실된다. 또 협업 상품 이자보다 많은 금전적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자 소득을 위한 협업 상품 가입은 사실상 손해가 되는 셈이다.

금융소비자연맹 강현구 금융국장은 이 적금상품은 고객을 속이는 사기성이 없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대금리 조건과 실질적인 혜택을 꼼꼼히 살펴보면 선전에 비해 고객의 손에 남는 실제 이자수입은 큰 차이를 보여 고객은 나중에 속았다는 생각을 갖게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소비자들이협업 상품에 가입하기 전에 조건이 매우 까다로울 뿐만 아니라 만기 시 수령할 수 있는 금액도 많지 않다는 점을 유념해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한카드 측은 소비자들이 고금리 혜택을 받기위한 허들(조건)이 그리 높지 않다는 입장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고금리 혜택 상품을 고객들에게 맞춤 제공하기 위해 출시한 상품으로 한 달 소비하는 금액을 감안하면 허들이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체국 적금의 경우 지금까지 3만2천좌가량이 개설됐다"면서 "고객들이 조건 등을 고려해 계좌 개설을 진행한 것 아니겠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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