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직원 5억 횡령사고에 '미온적' 대응
삼성화재, 직원 5억 횡령사고에 '미온적' 대응
  • 한상설 기자
  • 승인 2022.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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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절대책 마련치 않고 수사의뢰와 가담직원 해고조치로 일단락
보험가입자들, 삼성도 믿기어렵다며 보험금 정당한 지급에 의문

국내 최대 자동차 보험사인 삼성화재가 내부 직원이 가담해 5억원을 횡령한 보험사기 사고를 개인적인 일탈로 치부해 경찰수사를 의뢰하는데 그치고 자체적으로는 철저한 책임의식아래 사고재발 방지책을 마련하지 않는 등 지극히 소극적으로 대응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삼성화재는 선도 손해보험사로 보험사기 근절에 모범을 보여야 할 입장인 데도 이번 사고에서 미온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보험사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로 보험가입자들에 불안감을 안긴다는 점에서 문제가 아닐수 없다. 이에 깜짝 놀란 보험사들은 삼성화재 사기사고를 계기로 저마다 내부 점검에 나섰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른 삼성화재(대표 홍원학)의 자회사인 애니카 손해사정(대표 손을식)에서 내부 직원이 있지도 않은 사고를 서류로 꾸며내서 5년에 걸쳐 총 보험금 5억 원을 타낸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보험사기에 가담한 직원은 손해사정 업무를 담당했다.  애니카 손해사정은 자동차 사고에 따른 자동차보험 가입자의 피해액과 배상액을 산출해 보험금을 지급하는 일을 한다.

MBC보도 등에 따르면 이 직원은 없는 사고를 만들어 보험금을 빼냈다. 지난 6월 삼성화재에 승용차가 오토바이를 들이 받았고 오토바이는 폐차된 교통사고가 접수됐다. 삼성화재는 오토바이 주인에게 보험금 5백만원을 지급했다. 실제 사고라면 보험금은 정당하게 지급됐다.

삼성화재 홍원학 대표. (사진=삼성화재)
삼성화재 홍원학 대표. (사진=삼성화재)

하지만 사고는 실제 실제 발생하지 않은 서류만으로 꾸며낸 가짜였다. 삼성화재의 교통사고 처리 담당 직원이, 오토바이 주인과 짜고 보험금을 타낸 사기극이다. 꾸민 사고는 더 있었다. 이 직원은 아버지 명의로 유령회사를 만들어 법인 명의로 차를 구입한 뒤, 있지도 않은 사고를 꾸며내 보험금을 타낸 정황이 확인됐다.

삼성화재는 자체조사를 통해 내부 직원이 가담한 보험사기 사고를 밝혀냈다.삼성화재는 이 보험사기에 다른 보험사 직원도 가담한 정황도 밝혀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선제적인 감사 활동을 통해 직원들의 부정부실 사고가 발생하고 있을 시 원칙적으로 중징계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해고된 직원이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화재는 이번 내부 직원이 가담한 보험사기를 단순한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는 모습이다. 삼성화재 측은 “회사가 피해자다. 사고예방을 위한 직원 윤리교육을 지속해왔다”며 아무리 교육을 한다고 해도 100% 예방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삼성화재가 내부통제를 위해 갖가지 윤리교육 절차가 진행하고 있지만 직원 개인의 일탈을 회사가 전부 통제하기에 어렵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삼성이 이번 사고를 단순히 개인 일탈로 모는 데 대해 무책임하다는 지적이다. 수사 의뢰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모습이다. 보험금 지급시스템상이 구조적인 문제점을 밝혀내 개선대책을 마련해야 하고 내부기강도 다잡지 않으면 사고는 언제라도 재발할 수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대책을 찾아볼 수 없다.

이번 사고에서 볼 수 있듯이 손해액을 사정하는 직원이 가담한 보험사기는 그 정도가 치밀하고 계획적이다. 그는 수년간 보험가입자가 청구한 사고의 손해액과 사고경위, 도덕적 해이(모럴헤저드)를 일차적으로 진단하는 일을 해와 자연 범죄 양상을 숙지했다. 같은 직무에 종사하는 직원들 역시 보험사기 수법을 자연스럽게 학습할 수 있어 마음만 먹으면 사기 유혹에 넘어갈 수 있는 문제점이 도사리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전문성에 대한 대응이 무엇보다 긴요하다.

이번 사고도 전문성에 대한 규제와 감시가 허술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일례로 보험사가 보수를 제공하는 의사가 재직하는 의료기관에 진단서 심사를 맡기는 보험사 직원이 보험사기를 치는 데 대한 규제와 감시장치는 보이지 않는다.

보험전문가들은 삼성화재는 한 해에 수백만원 씩 자동차 보험료를 납입한 선량한 보험가입자 보호를 위해 이런 보험금 산정과 지급 시스템상의 허점을 분석해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물론 내부통제를 위한 윤리 교육에 더욱 매진하는 것은 말할 나위 없다. 우선 경영진은 고객이 소중한 재산을 성실하게 관리하지 못한 데 대해 사과하고 회사는 내부기강을 세우기 위해 부서장급 이상 관리자를 책임을 물어 징계 조치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하지만 삼성화재는 지금까지 사고대책을 밝히지 않고 있다.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사기 가담 직원을 해고하는 것으로 면책하려는 모습이다. 이래서는 삼성화재는 신뢰받는 손해보험사로의 위상을 유지할 수 없다. 손해보험시장을 주도하는 삼성화재가 보험사기 근절에 모범을 보일 때 사기가 판을 치지 않는 건전한 보험시장질서 확립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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