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관계자, 경영자 관심이나 역량부족이 원인
DL이앤씨 건설현장에서 올해만 3번째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안전불감증은 치유가 어려운 고질병이 돼버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해욱 DL그룹 회장이 안전강화를 약속하지만 잦은 중재재해사고로 안전대책은 허울 좋은 구호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는 관리감독당국인 고용노동부도 DL이앤씨의 안전소홀에 혀를 내두를 정도다. 노동부 산재예방감독정책관은 “DL이앤씨에 대해 두 차례 전국현장 감독을 실시하고 개선을 요구했음에도 또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은 경영자의 관심이나 역량이 부족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며 사고예방 관점에서 안전보건관리체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5일 오전 11시 50분께 경기 안양시 DL이앤씨 건설 현장 지하층 바닥 기초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진행 중 펌프카 붐대(작업대)가 부러지는 사고가 발생, 하청 근로자 A(52)씨와 B(43)씨가 숨졌다. 이번으로 3명의 노동자가 작업현장에서 숨진 것이다.
노동부는 곧바로 사고 확인 후 작업 중지 조치하고, 사고원인,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공사 현장은 공사금액 50억원 이상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다. 올해 1월 27일 시행된 중대재해법은 노동자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 발생 시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가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면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난 1월27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사망사고가 3건 이상 발생한 건설사는 DL이앤씨가 유일하다. 3월13일 서울 종로구 수도권광역급행철도 A노선(GTX-A) 공사현장에서 한 노동자가 전선 포설작업을 하다 전선 드럼에 맞아 숨졌다. 4월6일에는 경기도 과천 지식산업센터 신축현장에서 토사 반출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굴착기와 철골기둥 사이에 끼여 사망했다. 사고 이후 노동부는 DL이앤씨 42개 시공현장을 감독하고 법 위반사항 164건을 적발했다.
노동부는 DL이앤씨의 사망사고와 직결될 수 있는 안전조치 미준수 사항 30건에 대해 사법 조치에 들어갈 예정이고 안전관리 미흡 사항 134건에 대해서도 과태료 3억2100만원이 부과한 바 있다. 이쯤 되면 DL이앤씨 건설현장 안전 관리 상태가 아주 심각한 상태인 것만은 분명하다.
이 회장은 2018년 그룹 경영쇄신안을 발표하며 안전경영 강화를 선포한 바 있다. 이후 DL이앤씨는 안전관리자 정규직 비율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확대하고 안전체험학교를 개관하는 등 안전 사고 예방에 힘써왔다. 특히 최근에는 안전사고 빅데이터 분석과 스마트 기술 및 장비를 활용한 안전사고 예방 기술을 도입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예방 기술도 적용 중이다.
하지만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안전혁신이 구호에 그치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 회장이 안전 문제를 직접 챙기고 안전에 대한 투자는 비용이 아니라 결국은 이익으로 연결된다는 인식 아래 과감한 안전투자를 하지 않는한 DL이앤씨는 중대사고 다발업체의 오명을 벗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