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 나간 국민연금, 살인기업 '옥시'에 투자확대?
넋 나간 국민연금, 살인기업 '옥시'에 투자확대?
  • 한상설 기자
  • 승인 2022.0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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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단체, 사회적 책임투자 촉구 …국회는 국민연금법 개정하라

국민연금이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일으킨 옥시 영국 본사에 투자액을 늘려 국민을 기만행위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는 국민연금이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가습기살균제 참사 이후 이런 나쁜 기업에 대한 투자액을 줄이겠다고 약속하고도 참사 이후 살인기업에 국민 돈을 퍼부은 것은 사회적 책임을 저버린 넋나간 결정이라며 강력히 규탄했다.

이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금융정의연대, 민변 민생위원회,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8일 공동성명을 내고 국민연금은 ESG 사회책임투자를 준수하고 국회는 국민연금이 피해자가 가해자에 투자하는 비상식적인 결정을 할 수 없도록 하기위해 국민연금법을 개정하라고 요구했다.

성명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일으킨 기업 옥시의 영국 본사인 레킷벤키저의 지분을 늘린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국민연금이 보유한 옥시 본사의 주식은 약 3,600억 원으로, 0.53%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이같은 행태는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나 다름없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따라서 국민연금이 투자처에 대한 자율권이 있다고 하더라도 국민들의 돈으로 운영되는 만큼 살인을 저지른 비윤리적 기업에 투자금액을 늘린 이유를 충실하게 해명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개별 종목에 대해서는 설명해줄 수 없다”라면서 무책임한 대응을 하고 있다.

왜, 국민들을 살해한 살인기업에 대한 투자규모를 늘렸는지에 대한 물음에 국민연금은 전체 해외주식 투자 규모가 증가(200%증가)하는 가운데 옥시에 대한 투자 규모(129%증가)도 늘어났으나 그 증가율이 전체증가율이 못 미쳤다고 답변했다. 시민사회단체는 전체 투자 규모와 옥시 자체에 대한 투자금액이 증가한 것과는 별개의 문제인데 국민연금이 엉뚱한 해명을 하고 있다며 국민연금은 답변을 회피말고 제대로 답변할 것을 요구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국민연금법은 기금 운용에서 환경(Environmental)·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 등의 요소를 고려한 책임투자를 권고하고 있으나 국민연금은 이를 자율적으로 준수하지 않고 있다. 국민연금은 ‘ESG 책임투자’와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를 자율적으로 준수해야 하는데도 해당 조항 자체가 강제력이 없어 국민연금은 이를 준수치 않을 뿐더러 사회적으로 문제가 있는 악덕기업들에 거액의 투자를 해왔다.국민연금은 지난 2019년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을 수립하고 ESG투자를 늘리겠다고 약속했으나 여전히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는 국민연금의 기금운용기준은 오로지 ‘수익성과 안정성’에만 있었다며 가습기살균제 참사 이후 국민연금의 사회적 책임투자와 스튜어드십 코드가 강제되어야 한다는 국민들의 요구가 점점 거세지고 있는 만큼 국민재산의 올바른 투자운용은 국민의 당연한 요구라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국민연금이 수익성만 보고 투자하는 것은 윤리적 투자를 추구하는 세계적 흐름에도 역행하는 것으로 ESG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은 ‘나쁜기업’에 대한 투자를 이제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국회 역시 국민연금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ESG투자’를 강제하는 제도적 정비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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