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자본확충 극대화 총력…소액주주는 '찬밥'
한화생명 자본확충 극대화 총력…소액주주는 '찬밥'
  • 한상설 기자
  • 승인 2022.07.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의한 자본확충으로 재무구조 건전화
이자비용 급증으로 배당여력은 갈수록 줄어…지난해는 아예 배당 못해

한화생명(대표이사 여승주)이 재무 건전성 악화를 막으면서 원활한 보험 장사를 위해 대규모 자본확충으로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는데 총력전을 펴는 모습이다. 하지만 한화생명은 외부자금을 최대한 끌어모으는 것은 이자비용 증가를 수반하며 이는 배당 여력을 축소시켜 소액주주이익에 반한다는 점에서 중단할 수도, 계속할 수도 없는 난처한 상황에 빠져있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다른 경쟁 생보사에 비해 체질이 허약한 편인 한화생명은 그동안 꾸준히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자본을 늘렸다. 올 상반기에만 1조3천억원이 후순위채를 발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지난달 17일 4000억원 규모의 10년물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발행금리는 5.3%이다. 앞서 한화생명은 지난 2월에도 해외에서 10년물(금리 3.379%) 후순위채 7억5000만달러(약 9800억원)을 발행했다.

한화생명 여승주 대표. (사진=한화생명)
한화생명 여승주 대표. (사진=한화생명)

한화생명은 지급여력비율(RBC비율)을 높여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자본을 늘리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후순위채 4000억원 발행한데 따라 RBC비율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160.0%에서 166.4%로 약간 높아지게 된다. 하지만 한화생명의 RBC비율은 여전히 생보 ‘빅3’인 삼성생명(246.10%)과 교보생명(205.05%)과는 여전히 격차가 크다. 회사 측은 후순위채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 전액을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한화생명이 자본확충에 적극적인 것은 저금리시대가 막을 내린후 최근 가파른 금리 상승으로 보유한 매도가능 금융자산의 평가손익이 급격히 악화한 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한화생명의 기타자본 구성요소 평가이익은 5278억 원에 달했으나 올해 1분기 6796억원의 손실로 돌아섰다. 지난 2020년 말에는 기타자본구성요소 평가이익이 무려 2조6554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RBC(지급여력비율) 비율도 지난해말 184.63%에서 올 1분기 159.98%로 쪼그라 들었다.

한화생명은 후순위채와 더부어 해마다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도 부족한 자본을 채웠다. 한화생명의 2017년 5000억원을 시작으로, 2018년 약 1조6백억원, 2019년 5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이미 엄청난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데 따라 총자본금(9조243억원)에서 차지하는 신종자본증권 비중은 올해 1분기 22.8%에 달했다.

연간 이자 부담만 900억원에 이를 정도이다. 게다가 향후 조기상환권(콜옵션) 기간이 도래하게 되면 이자 부담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한화생명이 영업역량 확충과 재무구조 건전화를 위해 자본확충을 최대화했으나 소액주주에게는 달가운 정책이 아니다.

금융비용의 급증은 배당축소로 이어졌다. 한화생명의 배당금 추이를 보면 지난 2017년 결산 1052억원에서 2018년 751억원, 2019년과 2020년에는 각각 225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에는 아예 배당이 없었다. 과다한 이자부담 여파로최근 3년 새 배당금이 5분의 1토막으로 줄어든 셈이다. 앞으로 조기상환권(콜옵션) 기간이 도래할경우 이자부담은 더욱 늘어나 배당금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결국 한화생명의 대규모 자본확충이 주주들의 손실로 이어지면서 주가도 맥을 못추고 있다. 배당에 대한 기대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한화생명주에 대한 관심을 떨어지기 마련이다. 요근래 한화생명 주가가 지리한 횡보를 거듭하고 있는 것은 이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생명이 유상증자 등을 통해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 그렇지만 유상증자에는 많은 걸림돌이 있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특히 김승연 회장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의 경영승계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오너 일가의 부담이 된다는 점에서 유상증자는 뜨거운 감자다. 한화가 자본을 확충과 동시에 배당도 늘리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려면 고속성장을 해야하는데 이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데 한화생명의 고민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