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물적분할, 소액주주 '제물'로 오너일가 배불리기 꼼수?
한화 물적분할, 소액주주 '제물'로 오너일가 배불리기 꼼수?
  • 한상설 기자
  • 승인 2022.0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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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주회사인 ㈜한화의 방산사업과 한화디펜스를 흡수하는 방식
소액주주들, 주가하락으로 피해 예상된다며 물적분할 저지하기 위해 집단행동에 돌입
"김승연 회장이 기업가치 줄여 싼값으로 아들들에게 지분 물려주려는 편법승계 전략"

한화그룹이 세금 없는 기업승계를 위해 물적 분활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

㈜한화(이하 한화)의 한 소액주주는 29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주회사인 의 방산사업과 한화디펜스를 흡수합병하는 물적분할을 추진학 있는데 대해 ” 한화그룹의 김승연 회장이 경영효율성 증대를 앞세우고 있으나 이면에는 김동관·동원·동선 3형제에게 경영권을 넘겨주는 과정에서 증여세를 절감하는 방안으로 물적분할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액주주들은 이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화의 기업쪼개기, 붙이기 등에 의한 물적분할 추진은 오너 일가에는 엄청난 이익을 안겨줄는지 모르지만 자신들에게는 기업가치 하락으로 큰 손실만 돌아온다면 이를 저지하기 위한 집단행동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한화그룹은 다음 달 중 이사회를 소집해 방산 부문 3개 사를 합병하는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주회사인 ㈜한화의 방산사업과 한화디펜스를 흡수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한화그룹은 여러 갈래로 흩어져 있는 방산부문을 한 곳으로 모아 비용절감 등을 통한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사업간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전략 아래 물적분할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사진=뉴시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사진=뉴시스)

한화에서 핵심 사업이 자회사로 떨어져 나갈 경우 기업가치 하락으로 주가는 내리막길을 탈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한화 소액주주들은 큰 손실을 보게 된다. 신설 자회사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이들로서는 자회사 경영성적과는 무관한 입장에 놓여 한화 기업가치 하락에 따른 주가하락 손실을 피할 수 없게된다.

한화가 최근 호실적을 보이고 있으나 주가는 반대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 이런 영향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07년 9만원을 넘겼던 한화의 주가는 현재 2만5000원선에 머물고 있으며 물적분할이 추진될 경우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핵심사업이 빠져나갈 경우 튼튼하다는 평가룰 받고 있는 회사 펀더멘털이 현저히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화의 영업이익은 급증세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을 보면 지난 2019년 1조1257억원, 2020년 1조5490억원, 지난해 2조9279억원으로 증가세가 가파르다. 그러나 주가는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올해 초 한화주가는 3만2000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물적분활추진이란 악재가 등장하면서 주가는 7개월 새에 연초 고가에 비해 20% 이상 떨어졌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아들 3형제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아들 3형제. 왼쪽에서 김동관·동원· 동선씨.

물적분할 추진은 울상인 소액주주와는 달리 오너일가에게는 엄청난 이익을 안겨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합병비율 산정에 따라 김 회장과 아들 3형제의 한화나 자회사 지분에 변화가 생겨 그룹 지배력이 한층 강화될 수 있다.

특히 물적분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김 회장이 자신의 일정지분을 넘길 경우 오너일가가 증여세 부담을 덜 수 있다. 김 회장 아들 삼형제 입장에서는 한화의 주가가 낮을수록 증여세 부담은 더욱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김 회장의 한화 지분은 22.65%에 달한다. 하지만 동관‧동선‧동원 등 아들 삼형제의 지분율은 총 7.78%에 그치고 있다.

소액주주들은 한화의 물적분할 추진이 결국은 자신들의 희생으로 이어진다고 판단, 반대행동에 돌입했다. 한화주주모임은 지난 26일 서울 장교동 한화그룹 본사 앞에서 물적분할 반대 집회를 열었다.지난 5월에도 김승연 회장 자택 앞에서 항의 집회를 가졌다.

이들이 두달 만에 다시 집회를 가진 것은 한화의 '물적분할' 추진 계획을 막기 위해서다. 소액주주들은 이번 집회에서 한화그룹이 주주가치 제고방안을 약속해 놓고 물적분할을 검토하는 것은 주주에 대한 기만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김승연 회장이 한화의 기업가치를 줄여서 저렴한 값에 아들들에게 지분을 물려주려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소액주주모임 대표는 "한화는 매출이 몇배가 늘고 임직원 연봉도 급증했지만 유일하게 주가만 내렸다"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더니 주주들의 재산에 피해를 끼치는 물적분할을 검토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측에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 등 적극적 주주가치 제고방안을 마련,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한화 측은 소액주주들의 반대행동이 물적분할은 아직 추진단계로 확정된 사안이 아니어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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