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 '돈가뭄'에 허덕…급전 조달과 부동산 처분으로 연명
HDC현산 '돈가뭄'에 허덕…급전 조달과 부동산 처분으로 연명
  • 한상설 기자
  • 승인 2022.0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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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서 1700억 단기차입 …수원 권선동 알짜 개발부지 매각 추진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로 유동성 위기에 몰린 HDC현대산업개발이 돈이 말라 숨이 넘어갈 듯한 상황에서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있다. 금융권에서 급전을 빌리는데 동분서주하고 부동산을 비롯한 재고자산 처분도 추진하고 있다.

HDC현산의 자금 사정은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 여파로 급격히 돈줄이 막힌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붕괴에 따른 대규모 피해보상과 현재 진행 중인 건설 공사의 차질로 유동성위기는 쉬 가시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곳간이 넉넉지 못한 상태여서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길 경우 HDC현산은 부도를 내고 그만 기업회생절차를 밟을 수도 있다.

HDC현산은 지난 21일 이사회를 열고 유동성 확보를 위해 금융기관으로부터 1700억원을 추가로 단기 차입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차입규모는 지난해 연결 자기자본(2조8853억원)의 5.9%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이 회사의 단기차입금은 1조원을 넘어선 1조1040억원으로 늘어난다. 차입 전 단기차입금 총액은 9340억원에 달했다.

HDC현산은 2018년부터 꾸준히 단기 차입으로 자금을 조달해왔다. 2019년의 단기차입금 총액은 2144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광주 아파트붕괴사고 등 부실 공사가 드러나기 시작한 지난 2020년에 단기차입금은 전년보다 거의 4배인 815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광주아파트 붕괴사고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지난해에는 그 규모가 전년보다 약간 늘어난 8775억원에 달해 계속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올해 단기차입금 총액이 1조원을 넘긴 것은 올해 1분기 말(1조2173억원) 로 이번이 두 번째다.

HDC현대산업개발이 회사의 유동성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보유 중인 재고자산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대형 붕괴사고로 신용등급이 추락하면서 금융권의 대출을 사업비 조달이 여의지 않자 재고자산의 현금화에 나섰다. 광주 화정아이파크붕괴사고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도 거래절벽 속에 미분양 확산으로 돈이 안돌고 있기 때문이다.

HDC현산은 수원시 권선구 권선동 1343번지 일원의 영업용 부동산을 처분해 현금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수원아이파크시티7단지에 인접한 하천과 1번국도 사이 12만8205㎡ 규모의 부동산이다. 과거 HDC현산이 인근 부동산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대토로 확보했으며 장부가액 1347억원, 공시지가는 2239억원다.

이 부지는 1번국도와 수원버스터미널, 백화점과 대형할인마트 등에 인접해 있어 각종 생활 편의시설의 접근성이 우수하다. 남수원초등학교, 권선중학교, 곡정고등학교 등이 부지 주변에 위치해 있어 학군도 양호한 알짜자산이라는 평가다.

수원 권선동에 위치한 아이파크시티 7단지 조감도.
수원 권선동에 위치한 아이파크시티 7단지 조감도.

HDC현산은 갈수록 금융권이 돈즐을 조이는 상황에서 재고자산을 매각하지 않고서는 유동성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고 판단, 처분 가능한 부동산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금융권이 부동산 시장의 미분양 확산을 우려해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의 문턱을 높였다. 특히 올해 초 발생한 광주화정아이파크붕괴사고의 영향으로 HDC현산이 사업에 참여하며 채무보증을 제공 중인 사업장은 신용공여조차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증권사의 경우 거의 모든 회사가 HDC현산과 관련한 사업비 대출을 중단한 상태"라며 "HDC현산의 신용등급이 비교적 높은 편이지만 영업정지나 등록말소 처분을 앞두고 있는 특수한 상황이라 사업비 대출을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HDC현산은 지난 1월 발생한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로 서울시로부터 1년 영업정지 또는 건설업 등록말소 등의 처분을 받을 예정이다. 서울시의 처분은 오는 9월 확정될 예정이며 회사는 결과에 따라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등을 통해 대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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